'온라인 신천지' 열었다
 
 
“MMO STRATEGY가 뭐야?”

최근 독특한 장르의 온라인 게임이 개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게임은 90년대 게임 유통의 명가 동서게임채널에서 3년간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차세대 온라인 게임 ‘카이온 사가’.
 
# 일정수준 오르면 플레이 화끈
 
‘울티마 온라인’ ‘리니지’로 대변되는 온라인 게임의 대다수는 다중 사용자가 한 서버에 접속에 캐릭터를 키워나가는 MMO RPG 장르다. 반면 ‘카이온 사가’는 다중 사용자가 한 서버 내에서 건물을 짓고 유닛을 뽑아 대결을 펼치는 MMO STRATEGY 장르를 표방한다.

한마디로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와 같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온라인에서 수천명이 동시에 즐긴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최대 4 대 4 대결까지 밖에 지원되지 않는 ‘스타크래프트’를 하며 더 많은 사람과 즐길 수는 없을까 고민해본 게이머라면 ‘카이온 사가’가 새로운 신천지를 발견한 듯한 흥분으로 다가올 법도 하다.

국내 대표 게임 유통사에서 온라인 게임 개발사로 방향을 전환한 동서게임채널을 찾아 화제작 ‘카이온 사가’의 일면을 미리 엿보는 기회를 가졌다.

‘카이온 사가’의 시작은 일반 온라인 게임과 별반 다르지 않다. 동양과 서양 세계관을 대표하는 두 나라 중 한 곳을 선택하고 자신의 아바타로 궁수, 전사, 마법사 중 하나의 캐릭터를 선택해 게임에 임하게 된다. 초반에는 모두 돈을 벌기 위해 몹을 사냥하고 캐릭터 레벨을 올려야 한다. 일정 수준 캐릭터의 능력이 확대되면 여기서부터 플레이가 달라진다.

‘카이온 사가’를 움직이는 경제의 축은 만물의 근원을 상징하는 특수 광물 ‘카이’와 돈이다. 이를 좀더 효과적으로 벌어들이기 위해서는 RPG적 플레이로는 한계가 있다. 이때 광활한 벌판에 기지를 세우고 일꾼을 뽑아 자원을 모아야 한다.

한마디로 RTS(Real-time Strategy)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부분이다. 종족 본진을 벗어나면 맵에 산재한 50여개의 포인트에서 기지를 구축할 수 있다. 호시탐탐 기지를 노리는 적으로부터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일꾼 뿐만 아니라 공격 및 방어 유닛을 뽑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카이온 사가’는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RPG식 영웅형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으며 커맨더형 플레이로 실시간 전략게임의 묘미를 마음껏 즐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한 방식 만으로는 충분한 성공을 거두기 어렵기 때문에 양 플레이 스타일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도 유저들의 과제다.

몹을 사냥해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고 아이템을 수집하는가 하면, 유닛을 뽑아 자원을 채취하고 기지를 관리하는 전략적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 승패의 관건은 커뮤니티
 
‘스타크래프트’를 해 본 유저라면 이쯤에서 의문을 던질 수 있다. 기지를 건설하고 아무리 탄탄한 방어진을 구축해도 시시각각 점령을 노리는 적군의 공격을 방어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일. 거기다 온라인 게임에서 기지를 지키기 위해 잠도 안자고 24시간 내내 게임을 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물음이다.

이때문에 ‘카이온 사가’에서는 커뮤니티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기지를 효과적으로 지키기 위해서는 길드나 동맹 간의 긴밀한 협조 아래 전투를 펼치는 것이 유리하다. 이때문에 ‘카이온 사가’의 성패는 커뮤니티의 단결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적의 공략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길드원간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 마치 전시 비상 작전회의를 펼치듯 유닛 간 상성관계를 이용해 발전과 방어 전략을 짜야한다. 또 시시각각으로 게임에서 빠져나가는 유저가 있기 때문에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안된다면 어렵게 구축한 기지를 적 길드에게 힘도 써보지 못하고 헌납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문제는 남의 진지를 공격하는 길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공격 시간과 역할 분담에 대해 서로 긴밀하게 협의하지 않으면 괜한 자원만 소모하고 아무런 소득을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동맹간의 긴밀한 협조가 이 게임의 핵심 키라는 설명이다.
 
# 게임 밸러싱이 관건
 
RTS와 RPG가 결합된 게임인 만큼 ‘카이온 사가’의 최대 과제는 게임 밸런싱에 놓여 있다. 유저의 취향에 따라 RPG적 진행과 커맨드적 진행을 겸할 수 있다고 하지만 밸런싱이 맞지 않으면 유저들이 특정 플레이 스타일로 집중되기 마련.

게다가 기지를 구축하는데 드는 비용만큼 얻는 효과가 적으면 RTS의 묘미를 전혀 느낄 수 없다. RPG와 RTS의 조화, 캐릭터 간 힘의 균형, 종족이나 생성 유닛, 기지 간 밸런싱이 맞지 않으면 모래성처럼 게임이 흔들릴 수 있다.

온라인 게임에 전략적 재미요소를 처음 도입한 게임인 만큼 이들 간의 균형을 잡지 못하면 게임이 좌초할 수 있다는 위협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게임관계자들의 상당수는 ‘카이온 사가’의 게임성에 대해 아직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동서게임 채널의 김정란 팀장은 “PC용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삼국지천명’을 만들면서 쌓아온 많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게임을 만들었기 때문에 밸런싱에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다만 이색적인 요소들이 새롭게 도입한 만큼 게이머들이 쉽게 친숙해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변신에 나선 동서게임채널
4년 긴 공백 깨고 온라인 시장 출사표
 
86년 설립된 동서산업개발은 당초 건축 및 부동산 개발업체로 출발했다. 그러다 89년 세계적 게임배급사인 EA의 국내 총판으로 선정되면서 ‘동서게임채널’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고 게임사업에 진출한다.

이후 90년대 국내 게임시장은 막강한 콘텐츠 파워를 지닌 동서의 독주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EA코리아가 98년 국내 직배를 선언하면서 위기가 찾아왔고 동서는 PC 게임 개발사로 전환한다.

이후 국내 최대 장수 타이틀의 하나인 PC 게임 ‘삼국지천명’ 시리즈를 배출하기도 했으나 게임 시장의 주력 플랫폼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또다시 위기를 맞이한다.

2001년 하반기부터 프로젝트에 착수한 ‘카이온 사가’는 동서게임채널의 새로운 비전과 사운을 걸고 개발한 작품. 당초 PC게임 ‘삼국지천명3’로 기획됐다 온라인 기반으로 전환하면서 ‘영웅의길(Code of Honor-가제)’로 이름이 변경된다.

이후 자체 개발한 3D 엔진의 이름을 따 ‘데스티니 온라인(Destiny Online)’으로 명명되기도 했으나 최근 보다 강력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카이온 사가’로 최종 낙점했다.

 ‘카이온(Kaiwon)’은 만물의 근원을 상징하는 광물로 이를 둘러싼 대서사시를 그리겠다는 각오다. 현재 ‘카이온 사가’는 내부 알파테스트 중으로 여름 방학을 전후해 클로즈베타테스트에 돌입할 예정이다. ‘삼국지 천명2’ 출시 후 4년이란 긴 공백을 깨고 다시 게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동서게임채널이 과연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훈기자(김태훈기자@전자신문)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