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의 '위기의 계절'
 
게임 CEO들이 바닥을 헤매고 있는 내수 경기 때문에 좌불안석이다. 한 CEO는 시쳇말로 ‘죽을 맛’이라고까지 했다.그만큼 요즘 경기가 말이 아니라는 뜻이다.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내년까지 지속된다면 그 어떤 CEO도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한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정도의 경기 흐름은 사전에 예측하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CEO들도 신이 아닌 이상 럭비공처럼 튀고 있는 최근의 경기 흐름을 미리 바라보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그들에게 더 맥빠지게 하는 것은 때 아니게 흘러나오는 경질설이다. A사의 경우 창업자가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고 B사는 보이지 않는 손들이 경영권 쟁취를 위해 CEO를 압박, 곧 물러날 것이란 설에 시달리고 있다. C사의 CEO는 아예 해외로 나갈 것이란 얘기마저 들려온다. 아니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겠느냐고 할 수 있겠으나 정작 당사자들로서는 황당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경기에 흔들리고 소문에 휩싸이게 되면 CEO들로선 경영권을 행사하기가 그리 녹록치가 않다.예컨대 령이 안설 것이 뻔하다. 경기를 예측하고 사전에 여기에 대비해야 함은 CEO들로서야 마땅한 책무이자 감당해야 할 몫이지만 구전으로 흘러 나오는 경질 소문은 해당업체는 물론 업계를 위해서도 소담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같은 소문의 발원은 게임시장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데 있다. 경기도 그 것이지만 너무나 많은 ‘사냥꾼’들이 밀집해 있다는 것이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게임계는 이웃의 불행이 곧 나의 불행이었다. 어려우면 서로 십시일반으로 도우며 지내온 곳이 바로 게임계였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외인부대가 대거 밀려 오고 너나 할 것없이 게임계에 발을 붙이면서 어느 순간 진흙바닥이 돼버린 것이다. 게임시장이 그만큼 커졌고 나름대로 산업으로서 자리매김한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댓가 치고는 뒷맛이 영 아닌 셈이다.

 사냥꾼들에게 산업에 대한 의무와 책무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그들은 좋은 먹이감을 찾아 사냥하고 그만큼의 결과물만 얻으면 그뿐이다. 상대를 생각하고 황폐해 가는 먹이사슬을 고려할 필요조차 없다. 단지 먹이감을 찾고 자신의 배만 충족시키면 그만이다.

 침체된 시장에서 악성루머와 함께 악전 고투하는 CEO들이 안타깝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경기가 살아났으면 좋겠다. 이 기회에 무임승차하는 사냥꾼들을 가차없이 내몰고 말이다.

 어찌됐던 CEO들에게 위기의 계절이 다가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
 
편집국장(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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