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메카닉'이 무더위 왕짜증 한방에 날려보낸다
 
‘팬터지는 질렸다. 무협도 시시하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한달에 10여종에 가까운 신작 게임이 쏟아지고 있지만 상당수 온라인 베타족들의 가슴은 여전히 허전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게임이라는 수식어에 속아 수백MB가 넘는 클라언트를 설치해 게임을 실행해 보지만 어디선가 본듯한 그래픽과 진부한 스토리가 지루하게 이어질 뿐이다.

그렇다면 무더운 여름방학을 맞아 더위와 짜증을 한꺼번에 날려버릴 게임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이런 유저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래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나만의 멋진 로봇을 조정하며 전투를 펼칠 수 있는 일명 메카닉 게임들이 대거 출격을 앞 두고 있기 때문이다. 화제를 모으고 있는 타이틀은 엔로그소프트의 메카닉 대전 액션 게임 ‘바우트’와 카마디지털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메카닉 슈팅 게임 ‘악시온’, 세안아이티의 메카닉 FPS게임 ‘아이론 워’다.

그리고 메카닉 시리즈의 전설로 기억되는 ‘건담’ 시리즈도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되고 있어 메카닉 마니아들의 기대를 한층 부풀리고 있다.
 
# 이제 액션도 메카닉으로 즐긴다
 
메카닉 온라인 게임 중에서도 가장 먼저 선보일 작품은 ‘하얀마음 백구’로 널리 알려진 엔로그소프트가 만든 ‘바우트’. 다음달 1일부터 클로즈베타테스트를 통해 유저들에게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바우트’는 귀여운 로봇 캐릭터로 액션 전투를 펼치는 게임. 무엇보다 변신 요소를 도입해 메카닉의 특징을 극대화시킨 것이 장점이다. ‘바디파츠’라는 각종 장비를 캐릭터의 특성에 맞게 선택해 장착하면 형태 자체가 변신하는 것은 물론, 특수공격까지 펼칠 수 있다.

기본 캐릭터는 하이퍼슈트, 아조나스, 게렌 등 3가지이지만 어떠한 바디파츠를 착용하느냐에 따라서 탱크형, 전투기형 등 수많은 종류의 로봇으로 변신할 수 있다.

RPG적 요소를 도입해 게임에 이기면 상대의 부속을 획득해 성장할 수 있게 한 것도 대전의 묘미를 배가시키는 요소다. 고수가 되면 초보자의 로봇보다 10배 이상 큰 메카닉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메카닉 마니아들의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바우트’는 향후 64인까지 동시 대전을 펼치도록 서비스될 예정이다. 각 길드들이 특정 맵이나 영역을 차지하기 위해 공성전 개념의 전투까지 펼칠 수 있다.
 
# 메카닉 FPS의 신장르를 개척한다
 
‘메카닉 슈팅’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두 작품 ‘악시온’과 ‘아이론 워’도 주목받는 게임이다. 90년대까지 PC게임 유통사로 이름을 날렸던 카마디지털엔터테인먼트가 개발 중인 ‘악시온’은 기존 FPS와는 달리 메카닉이 주 캐릭터로 등장해 보다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도심의 거대한 빌딩 숲, 한적한 외곽의 댐, 광활한 숲속 등 다양한 맵이 등장하며 50여종류가 넘는 무기로 저마다 사격 실력을 뽐낼 수 있다. 무엇보다 1인칭, 1인칭 심플, 3인칭 등 3단계 시점 변환 기능을 제공해 기존의 FPS 게임을 즐겨 본 유저라면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네오위즈 ‘피망’이 퍼블리싱을 맡고 있는 이 게임은 다음달 클로즈베타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세안아이티에서 개발 중인 ‘아이론 워’는 게임 완성 이전부터 대만 인스리아게임센터에 판권이 수출돼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다. ‘아이론 워’는 전작 ‘에폭온라인’의 후속작 개념. 사실 ‘에폭온라인’은 세안아이티가 게임사업에 뛰어들며 내놓은 처녀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문제점도 노출했다.

불안정한 서버와 획일화된 아이템과 맵 구조 때문에 게이머들의 따가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세안아이티는 전작의 이러한 단점을 대폭 개선해 게임의 90% 이상을 새롭게 구성하는 고진 노력 끝에 ‘아이론 워’로 탈바꿈시켰다.

전작에 없던 계급과 길드 개념을 도입해 한층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켰으며 무한 부스터, 회복, 쉴드에서부터 상대 레이더와 무기를 교란할 수 있는 ECM, DECOY 등 다양한 아이템도 새롭게 도입했다. 다소 어둡고 현실감이 떨어지는 캡과 그래픽도 대폭 개선된 것은 물론이다.
 
# 건담이 온라인에 뜬다
 
건담의 제작사 반다이가 개발중인 온라인 게임 ‘유니버셜 센추리’도 게이머들의 기대를 부풀게 만드는 작품. 아직 정확한 공개 일정이 밝혀져 있지 않지만 추억 속의 건담을 온라인 게임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건담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게임의 배경은 퍼스트 건담의 시대, 즉 일년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시대는 건담의 스토리가 시작되는 중요한 시점으로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아무로와 샤아가 처음 등장한 시대이기도 하다. 게이머는 지구 연방과 지온공국중 하나의 세력을 선택해 게임을 시작하게 되며 이후 일반 시민이 될 것인지 모빌슈츠를 조종하는 파일럿이 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직업을 가질 것인지 스스로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 건담에서 나왔던 캐릭터를 게이머가 선택할 수는 없다. 이 캐릭터들은 모두 NPC로 등장하게 된다. 게이머가 연방에 있다면 건담을 조종하는 아무로가 게이머를 도울 수 있을 것이며 지온에 있다면 붉은혜성 샤아가 게이머와 함께 전투를 치룰 것이다.
 
#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는 메카닉 게임
 
20∼30대들의 대다수는 어린 시절 로봇태권V, 마징가Z, 짱가, 아톰 등 로봇 메카닉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랐다. 지구를 지키는 막대한 사명을 띠고 매일 악당을 물리치는 이들 로봇은 우리 기억 속에 남아있는 대표적 영웅 중 하나다. 그런 점에서 메카닉이 등장하는 게임을 만나면 누구나 애니메이션 속 영웅이 돼 로봇을 직접 조정하는 꿈을 그려보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출시된 메카닉 게임은 이런 기대를 쉽게 만족시키지 못해왔다. 명작으로 꼽히는 ‘맥워리어’ 시리즈나 ‘아머드코어’ ‘슈퍼로봇대전’ 등은 마니아들에게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대중성측면에서는 만족할 점수를 얻지 못했다. 불편한 인터페이스, 어려운 난이도 때문에 같은 장르에서도 메카닉이 등장하면 흥행에 번번히 실패한다는 선례를 남기고 말았다.

이때문에 ‘바우트’ ‘악시온’ ‘아이론 워’도 기존 메카닉 게임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지난 3월까지 개발해온 메카닉온라인 게임 프로젝트를 흥행성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포기하기까지했다.

하지만 최근 출시를 눈앞에 둔 작품은 액션이나 FPS 등 이미 기존에 친숙한 장르에 메카닉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게이머들의 접근이 용이한 것이 눈에 띤다. 특히 인터페이스나 조작법을 간단하게 구성해 게임성만 입증된다면 팬터지 일색의 온라인 시장에서 돌풍도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개발사들의 관측이다.

전작 게임들의 선례를 뒤집고 과연 메카닉 소재 게임이 온라인에서 도약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훈기자(김태훈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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