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과 비디오게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지난 E3에서 ‘PSP’(소니)와 ‘DS’(닌텐도)가 가장 주목받았던 것을 보더라도 세계 게임 시장은 기존 비디오게임 중심에서 ‘모바일’과 ‘온라인’이라는 두 화두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특히 소니에서 연말 발매할 예정인 ‘PSP’는 기존 ‘PS’나 ‘PS2’ 콘텐츠가 그대로 플레이될 수 있을 정도로 하드웨어 사양이 강력하다. 노키아의 ‘N-Gage’를 비롯한 게임전용 단말기들도 뛰어난 하드웨어 성능을 무기로 비디오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모바일 시장은 저사양의 하드웨어에 간단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여 나름대로의 고유한 영역을 확보해 왔다. 이미 거대 산업화된 비디오게임과 PC게임이 진입하기엔 모바일 단말기의 저사양 하드웨어가 진입장벽의 역할을 하며 작은 모바일 게임 개발사를 보호해왔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 흐름은 두 플랫폼간의 장벽을 허물고 모바일을 하나의 비디오 게임 플랫폼으로 끌어안고 있는 듯한 형국이다.

북미시장에선 이미 비디오게임의 판매 순위와 모바일 게임의 판매 순위가 거의 일치한다. 한국 또한 이러한 흐름에서 예외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국내 게임 시장이 아직 비디오 게임보다는 온라인 게임이나 저사양 모바일 게임에 익숙해 있지만, 점진적인 체질 변화가 감지되고 있으며 대형 비디오 게임 및 온라인 게임 타이틀이 고사양의 휴대 단말기에 쉽게 컨버팅되어 서비스될 가능성이 높다.

빠르면 당장 내년에 화려한 대형 비디오·온라인 게임들이 고사양 모바일 단말기에서 서비스될 것이며, 이는 무제한 네트워크 요금제와 물려 이 시장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몰고올 가능성이 있다. 이제 모바일게임 개발도 대형화, 산업화 될 필요가 있다.

더이상 우물안 개구리처럼 아웅다웅하다가는 새로운 시장에서 모두가 도태될지도 모른다. 대형 개발사가 등장하고 이들 중심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고사양 모바일 단말기에서 비디오 게임과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만이 향후 미국과 일본의 유력 게임들이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게임빌사장(bjsong@gamev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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