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프로가 만든 프로들의 PC방
 
프로게이머는 어떤 키보드와 마우스를 쓸까.

PC방 프랜차이즈 ‘블랙로터스’에 들어서면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3를 즐기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한번쯤 품었을 이 같은 궁금증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최근 문을 연 ‘블랙로터스’ 신림점. 지하에 위치한 이곳은 계단을 타고 내려 가다 보면 가장 먼저 천장에 그대로 노출된 배기관이 눈에 들어온다. 실내 구조물과 소품을 인테리어로 활용해 소박하면서도 전위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소박한 인테리어와는 달리 이곳의 PC는 프로게이머의 안목으로 고른 최강 사양을 자랑한다. PC는 19인치의 대형 LCD 모니터를 갖췄고 케이블TV까지 수신할 수 있으며 키보드와 마우스, 헤드셋 등 모든 주변기기는 현역 프로게이머가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다.

신림점의 또 다른 매력은 저렴한 식음료와 함께 부담없이 보드게임도 즐길 수 있는 복합 PC방이라는 점이다.

‘블랙로터스’는 ‘뮤탈의 황제’로 불리며 한때 프로게임리그를 호령하던 봉준구 슈렛코만도 감독이 ‘워크래프트 Ⅲ’ 클랜인 BL클랜의 마스터 김종혁씨와 의기투합해 만든 프랜차이즈. 봉 감독이 PC방 론칭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주변사람들이 많던 차에 아예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봉 감독은 “주변 소품을 활용해 인테리어 비용은 최대한 낮추는 대신 최고 사양의 PC를 고집하고 있다”며 “신림점의 경우, 40대의 PC가 있는데 1대당 200만원씩 총 8000만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로게이머와 감독으로서의 경험과 그동안의 PC방 운영 노하우를 살려 세심하게 배려해주는 실속 있는 프랜차이즈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봉 감독은 ‘블랙로터스’ 이외에도 재작년 10월에 봉천동에 오픈한 ‘봉준구 PC’방, 작년 6월 대치동에 오픈한 ‘세인트프로게임단 PC방’ 등도 운영하고 있다.

‘블랙로터스’는 검은 연꽃이라는 의미로 ‘매직게더링’이라는 카드게임의 최고 카드다. ‘매직게더링’은 승부를 걸고 하는 게임을 좋아하는 봉 감독이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기 전에 주로 즐기던 게임이다.

‘블랙로터스’는 지난해 1월 오픈한 압구정점이 1호로 올해 1월 2호점인 이수점이 오픈했으며 신림점은 3호점이다. 봉 감독은 올해 가맹점 유치 목표를 2~3개로 적게 잡았다. 무리한 확대보다는 내실을 기해야 하다는 생각에서다.

봉 감독은 “무리한 운영으로 남들의 원성을 사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점주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특히 “필요한 시기에 아끼지 않고 초기에 투자를 잘하는 것이 주요하다”며 “게임대회, 프로게이머 시범경기와 사인회 등 이벤트도 적극적으로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도연기자(황도연기자@전자신문)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