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께 출시... '3D 모바일 게임' 기폭제로....
 
모바일 게임시장에 ‘삼성발 태풍’ 비상이 내려졌다. 삼성 개발진이 3D 게임을 비롯해 차세대 모바일게임을 무리없이 구현할 수 있도록 최적화한 스마트폰, 이른바 ‘게임폰’의 개발용 시제품을 관련업체에 뿌리는가 하면 관련 콘텐츠 확보에 나서는 등 론칭 스케줄이 점차 가시권내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누구인가. 세계 하이엔드 휴대폰 시장의 절대강자로 앞으로 휴대폰 기반의 모바일 게임시장을 주도할 기업이다. 그런 삼성이 야심작인 게임 전용 스마트폰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것은 국내는 물론 세계 모바일게임시장의 흐름을 돌려 놓을 수 있는 핫이슈가 아닐 수 없다.

삼성 게임폰이 모바일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부각되는 이유는 기존 하드웨어(휴대폰)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3D기반의 대작 게임 개발을 촉진해 결국 모바일게임 시장과 기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삼성의 게임폰은 3D엔진과 그래픽 가속기를 기본으로 하는 등 게임에 리소스를 최적화한 강력한 성능으로 무장하고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거나 출시 대기중인 고가 휴대폰이 ‘2.5D폰’인 반면 이 제품은 완벽한 ‘3D제품’으로 게임 전용폰으로 손색이 없다는 것. 더구나 삼성의 움직임이 LG전자, 팬택계열 등 국내는 물론 글로벌 휴대폰업체들에게도 적지않은 영향을 줌으로써 세계 게임폰 시장의 붐업 조성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LG와 팬택도 4분기 목표로 막바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사업 진출 포문 여나

표면적으로 삼성의 게임폰사업은 모토로라를 제치고 노키아를 넘기위한 삼성 ‘글로벌 넘버원’ 휴대폰 비즈니스 전략의 연속선상에 있다. 그러나 게임사업 진출을 위해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는 삼성이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게임사업에 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은 사실 게임사업과 인연이 깊다. 1980년대 이후 여러차례 게임사업 참여를 모색해왔다. 90년대 초반엔 세가와 손잡고 비디오게임기와 관련 SW사업을 직접 전개하다 실패했던 쓰라린 경험도 갖고 있다. 라이벌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PS)으로 닌텐도 아성을 넘어 ‘대박’을 터트린 것을 묵묵히 지켜봐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다르다. 삼성은 이미 외형(매출)면에서 소니를 위협하고 있으며, 매년 10조원 안팍의 순이익을 내는 글로벌 IT기업으로 우뚝섰다. 반도체, LCD, 배터리, PC, 모바일 등 게임사업을 누구보다 효율적으로 전개할만한 강력한 ‘비즈니스 체인’도 갖고 있다.

더구나 게임이 연간 100조원에 육박하는 매머드급 시장으로 부상한데다 어떤 아이템보다 부가가치가 높고,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삼성이다. 전세계에 뿌려진 수 천만개의 ‘애니콜’브랜드의 컬러폰만으로도 무시못할 게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삼성은 특히 본격적인 게임사업 추진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프로게임단 ‘칸’을 운영하고 있으며, 윤종용부회장의 지휘아래 IOC가 주관하는 올림픽 같은 형태의 ‘게임올림픽(WCG)’에 베팅을 계속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애니콜’ 기반의 글로벌 유무선 연동 네트워크 ‘애니콜랜드’를 통한 콘텐츠 및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 출신의 한 중소기업 CEO는 "현재 삼성이 갖고 있는 비지니스 네트워크를 감안할 때 삼성은 반드시, 어떤식으로든 게임사업에 진출하고 말 것"이라며 "아마도 그 도화선이 10월로 예정된 ‘게임폰’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 휴대폰인가 게임기인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게임쪽에 포커스를 둔 게임폰은 사실 이미 개화기를 넘어 도입기를 맞고 있다. 세계 최대 휴대폰 메이커인 노키아가 ‘엔게이지’란 게임폰을 내놓은지 오래됐으며, 게임왕국 일본에서도 여러 모델이 나와있다. 어찌보면 삼성은 후발업체다. 그러나, 삼성 게임폰은 기존에 나와있는 게임폰의 장점만을 집대성한 최첨단 제품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모바일게임업체 한 관계자는 "세계 최고의 휴대폰을 만드는 삼성의 기술이 기존 제품과 유사한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지겠느냐"고 반문하며 "삼성의 전략은 휴대폰 기반의 게임폰시장은 물론 닌텐도의 ‘게임보이’와 같은 콘솔 기반의 휴대형 게임기까지 겨냥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현재까지 업계에 알려진 삼성 게임폰은 일단 뿌리는 휴대폰이며, 외형상 노키아 ‘엔게이지’와 흡사하다는게 개발용 시제품을 접한 관계자들의 말이다. 그러나 와이드(16대 9) 화면에 게임기식 플레이 버튼을 가진 휴대형 게임기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삼성게임폰은 ‘ARM9’코어가 들어간 MSM6000시리즈칩을 사용해 데이터 처리속도를 크게 높였으며, 국산 3D엔진과 그래픽 가속기를 탑재해 3D게임을 무리없이 돌릴 수 있다. 또 C언어와 자바의 장점을 살린 ‘위피(WIPI)’ 기반의 플랫폼을 지원한다.

메모리를 대폭 업그레이드해 게임 용량의 한계를 지금보다 50∼100배 가량 높은 10Mb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QVGA급(240 x 320) 2.4인치급 대형 TFT LCD를 적용했다. 메가픽셀급(130∼200Mb) 디지털카메라 및 캠코더 모듈과 MP3는 기본. 슬라이드를 옆으로 밀면 휴대폰으로 변신한다. 전문가들은 "이정도 사양이면 3D RPG와 모바일판 MMORPG를 구현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삼성-KTF-NHN 연합군(?)

하드웨어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SW가 뒤를 받쳐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법. 이는 노키아 ‘엔게이지’가 가감없이 증명해 보인 명제다. 삼성은 그래서 ‘엔게이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명실공히 3D폰에 맞는 게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성공적인 론칭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폰의 성패는 콘텐츠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는 것.

실제 이미 최대 게임포털 ‘한게임’을 운용중인 NHN과 전략적으로 손잡고 국내 메이저급 모바일 게임업체는 물론 메이저 온라인게임업체들과 게임폰용 3D게임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와는 별도로 애니콜 유저 전용 무선포털 ‘애니콜랜드’를 통한 콘텐츠 확보도 탄력을 받고 있다.

서비스 부문에선 일단 KTF와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KTF는 오는 10월을 목표로 삼성 게임폰 출시를 확정하고, 관련 콘텐츠 확보를 위해 게임왕국 일본에 전문가를 파견, 3D 라이선스게임 개발을 위해 물밑 접촉중이다. 변수는 SKT와 LGT. 그러나 SKT는 SK텔레텍을 통해 ‘스카이’ 브랜드로 2.5D 게임폰을 출시한 상태라서 삼성과의 제휴를 놓고 고심하고 있으며, LGT 역시 계열사(LG전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형국이다. 따라서 초기에 삼성 게임폰은 ‘삼성(단말기)-NHN(콘텐츠)-KTF(서비스)’ 협력구도 아래 서비스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중배기자(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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