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어난 작품성이 모든 논란 잠재웠다
 
코에이의 ‘전국무쌍’은 ‘진 삼국무쌍’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게임이다. ‘진 삼국무쌍’의 시스템을 그대로 계승하기로 함으로써 이전 시리즈와 어떤 차별화를 가져올 지 관심을 모아온 작품이다. 이 게임이 출시되기전 전문가들은 또 한번의 ‘우려먹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게임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평가는 엇갈리는 듯하다. 게임배경이나 스토리가 확 바뀌면서 전혀 다른 게임으로 태어났다는 찬사와 함께 겉 포장만 바뀌었지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는 비판이 맞서고 있다. 더게임스 크로스리뷰팀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빼어난 완성도 때문인지 비교적 후한 점수가 매겨졌다.
 
‘전국무쌍’은 어떤 게임인가
액션 명작 '진 삼국무쌍' 최신판
 
‘전국무쌍’은 코에이의 명작 ‘진 삼국무쌍’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게임 배경이 중국의 삼국시대가 아닌 일본의 전국시대로 바뀐 이 게임은 PS2용 타이틀 ‘진 삼국무쌍’의 시스템을 대부분 차용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새로운 요소와 게임 플레이, 강화된 그래픽 등으로 이전 시리즈보다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단 점프와 굴곡이 심한 지형지물로 재단장한 것이라든지, 아즈치 성과 오다와라 성 등 일본의 유명 성의 내부를 구현해 성 내부에서도 전투를 펼칠 수 있게 한 것은 이전 시리즈와 확실히 구분된다.

또한 성 내부도 단순한 길의 존재가 아니라 트랩을 곳곳에 설치해 유저들이 긴장하며 지나가도록 구성했으며, ‘진 삼국무쌍’이 위, 촉, 오의 나라별 시나리오를 가지고 게임이 진행됐다면 ‘전국무쌍’에서는 유저가 선택하는 캐릭터에 따라 게임이 다르게 진행되는 캐릭터별 시나리오를 수행하게 한 것도 차별화 포인트다.

더구나 설정된 미션만 약 500개가 넘어 유저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수 많은 분기를 가지고 다양한 엔딩을 맛 볼수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여전히 ‘진 삼국무쌍’의 게임 요소가 많아 ‘우려먹기’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게임 배경이 잘 알려진 중국 삼국지가 아닌 생소한 일본 전국시대로 바뀐 것도 보편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개발사 : 코에이, 장르 : 액션, 플랫폼 : PS2
 
‘카멜레온’ 코에이의 화려한 변신작
김성진 기자 harang@etnews.co.kr
 
카멜레온은 위장술의 천재다. 어떤 환경에서도 자신의 피부색을 변화시켜 천적의 눈을 피한다. 그것은 일개 생물의 생존수단이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트렌드와 유저의 욕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일류회사’다.

‘전국무쌍’이라는 게임은 삼국지의 대명사 코에이를 ‘카멜레온’으로 다시 보게 만드는 타이틀이다. 이 게임의 기본 시스템은 알려진 바와 같이 ‘진 삼국무쌍’의 것을 사용했다. 이것만 놓고 본다면 흔히 말하는 ‘아류작’이나 ‘주류의 인기를 먹고 사는 번외편’으로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전국무쌍’을 1시간 넘게 플레이해 본다면 ‘비슷하지만 완전히 별개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게임의 배경은 지겨운 삼국지에서 일본 전국시대로 이사했고 시나리오별 진행방식에서 캐릭터별 플레이로 변모됐으며 하나의 시나리오에 여러 가지 미션을 부여해 유저가 바쁘게 움직이도록 만들었으며, 일직선 스토리를 탈피한 분기 시스템과 매트릭스의 모션 블로우를 살짝 도입한 필살기 등 콜롬부스의 달걀과 같은 발상이 곳곳에 있다.

또한 이런 류의 게임은 필드 전투에 고정된다는 틀을 깨고 성 내부에서 최하층까지 도달하거나 최상층까지 올라가는 플레이를 별도로 마련하는 등 비대해진 ‘진 삼국무쌍’ 시리즈의 시스템을 적절히 걸러내고 시대의 추세를 반영한 게임이 바로 이 ‘전국무쌍’인 것이다. 비록 보아의 노래가 삭제됐지만 성실한 한글음성 더빙과 일본음성 선택이 가능해진 점은 원작의 훼손을 충분히 보완하고 있다. 한글판 ‘전국무쌍’은 몇 만원의 돈이 아깝지 않은 게임이다.

결국 코에이 게임의 문제는 하나다. ‘오다 노부나가’가 누군지 ‘사나다 유키무라’가 어떤 인물이고 ‘핫토리 한조’가 역사적으로 무슨 일을 했는지를 아는 유저가 국내에 가능한 많아야 좋다는 것. 이것은 일본 역사를 다룬 게임의 운명이라지만 재미의 차이는 확실히 엄청나다.

평점 7.2, 그래픽 7, 사운드 6, 완성도 8, 흥행성 8, 조작감 7
 
‘우려먹기’ 비판에 자유로운가
게임메카 윤주홍기자 rough4719@gamemeca.com
 
‘진 삼국무쌍’은 애초에 기획되었을 때 개발사인 코에이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분분했던 만큼 통쾌한 액션을 선사하는 이 시리즈들의 매력은 사실 단순하기에 이를 데 없다.

삼국지라는 흥행보증수표가 이 작품에 시너지효과를 더해준 것은 사실이나 정작 게이머들의 오감을 자극한 것은 수천, 수만명의 적을 단 칼에 베고 또 베는 통쾌한 액션 그 자체였다.

‘전국무쌍’은 이 성공한 작품의 액션을 그대로 채용한 채 배경만 일본의 전국시대로 바꾼 시리즈의 최신작이라고 할 수 있다. 지도를 보고 적군을 남김없이 쓸어버리며 캐릭터의 레벨을 높이고 아이템을 얻는 게임 플레이스타일 자체는 ‘진 삼국무쌍’ 시리즈와 동일하지만 최신작인 만큼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가 엿보인다. 그 변화의 정점은 캐릭터성을 최대한 살린 시나리오에 있다.

일견 캐릭터별로 개성이 뚜렷한 것처럼 느껴지나 게임플레이에 있어서는 큰 차이점을 느끼기 어려웠던 ‘진 삼국무쌍’에 비해 ‘전국무쌍’은 사무라이나 닌자(예를 들어 하토리 한조) 등 각각의 직업에 맞는 뚜렷한 플레이스타일을 선사함으로써 게이머들에게 참신한 재미를 부각한다.

또한 성 안의 내부를 탐험할 수 있는 스테이지 등 각각의 캐릭터별로 마련된 특색 있는 스테이지와 그에 맞춰 함께 선보인 흥미진진한 미션들은 단순히 적의 목을 얼마나 베었고 내 캐릭터가 얼마나 성장했느냐 만을 두고 만족할 수밖에 없었던 전작들의 맹점을 타개해주고 있다.

하지만 우려먹기라는 오명을 탈피하기에 이 정도 요소만으로 전국무쌍이 만족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다.

연출은 상당히 화려해졌지만 그 효과가 놀라울 정도로 미미한 초필살기 ‘무쌍오의’를 비롯해 여전히 멍청한 NPC들의 인공지능, 적들은 이동할 수 있지만 주인공이 출입할 수 없는 길 등 ‘진 삼국무쌍3’에서 그대로 계승(?)된 듯한 단점이 자꾸 눈에 거슬린다.

평점 7.4, 그래픽: 8, 사운드: 7, 완성도: 8, 흥행성: 7, 조작감: 7
 
생소한 일본사가 문제다
월간 플레이스테이션 이광섭기자 dio@gamerz.co.kr
 
‘진 삼국무쌍’ 시리즈는 ‘무쌍류’라는 하나의 게임 장르를 만든 게임이다. 미국이나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많은 유저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게임은 액션 게임으로서의 완성도, 그리고 재미를 모두 잡으면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시리즈다. 제작사 코에이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방향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전국무쌍’이 바로 그 변화의 시도가 듬뿍 담긴 작품 중 하나이다.

결과적으로 변화의 시도 자체는 상당히 성공적이다. ‘진 삼국무쌍’의 액션적 재미를 대부분 포함하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함정이 존재하는 성내전, 스킬 트리 형태의 캐릭터 성장 시스템, 게임 내의 미션 성공 여부에 따라 변하는 스토리 등 다양한 부분에서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고 있다.

그런 덕분에 첫 느낌은 ‘진 삼국무쌍’ 시리즈와 상당히 비슷하지만, 즐기면 즐길수록 이 작품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새로움과 기존의 시스템이 충돌하는 면도 분명 있다. 성내전에서의 시점 문제라든지, 화려한 연출 대신 타격감이 떨어졌다든지 하는 부분이 좀 아쉽다(시리즈의 전통을 생각하면 분명 이것도 ‘맹장전’ 등의 이름을 가진 확장팩이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며, 그 때 이런 부분이 많이 수정되겠지만).

또한 한국 시장의 경우에는 국내에 너무나 익숙한 ‘삼국지’라는 소재에서 ‘일본의 전국시대’라는 매우 생소한 소재로 변경되었다는 문제가 가장 걸리는 부분이다. 이런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분명 ‘전국무쌍’은 일본에서만 발매일에 45만장이 판매될 정도의 가치를 갖춘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현재 액션 게임의 정점에 서 있다고까지 할 수 있는 ‘진 삼국무쌍’의 재미, 그리고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재미를 위한 제작자들의 피나는 노력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말이다.

평점 7.2, 그래픽 8/10, 사운드 6/10, 게임성 7/10, 흥행성 8/10, 조작감 7/10
 
장지영기자(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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