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꼬리 떼고 '메카닉' 달았다
 
엔로그소프트라는 이름은 아직 게임업계에 생소하다. 하지만 키드앤키드닷컴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다.

 특히 ‘하얀마음 백구’라는 타이틀을 떠올리면 일반 유저들도 무릎을 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엔로그소프트는 키드앤키드닷컴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 새로 바꾼 이름이다.

‘the New Leader Of Game’의 앞 철자를 따서 ‘N-LOG’로 구성했다. 게임계의 리더가 되겠다는 야심찬 포부가 담긴 이름이다.

사명 변경 만큼이나 엔로그는 최근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선 홍익대학교 부근에 가정집과 같은 아늑한 곳을 사무실로 꾸며 새둥지를 틀었다. 또 아동용 게임 개발만을 고집해온 사업방향도 과감히 수정했다.

최근 진행중인 PS2용 타이틀은 철저히 마니아층을 겨냥한 제품이다. 청소년, 성인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도전하고 있다.

김록윤 사장은 “키드앤키드닷컴은 국내 유일무이한 아동용 전문게임개발사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게임개발에 주력해왔으나 PC게임 시장이 침체되면서 더이상 수익성을 보장받기 힘들어졌다”며 “아동용 게임에서 탈피해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은 네트워크게임 전문 업체로 거듭났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 강아지에서 메카닉으로

엔로그소프트가 게임 시장에 뛰어들며 처음 내놓은 작품은 지난 99년 발표한 ‘멀크와 스웽크’. 강아지 주인공들의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엔로그가 게임업계에 확실한 이름을 알리게 만든 타이틀도 강아지를 소재로 한 ‘하얀 마음 백구’다.

지난 2000년 12월에 발표한 이 게임은 3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중화권과 유럽 13개국에 수출되는 기염을 토했다. 한마디로 엔로그는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강아지를 소재로 삼아 출세한 업체다.

하지만 탈 아동용을 선언한 만큼 엔로그는 이제 자신의 출세 배경이 됐던 강아지에서도 과감히 탈피했다. 현재 막바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차기작은 메카닉들의 화끈한 전투를 다룬 ‘바우트(www.bout.co.kr)’. 오는 7월 1일 베타서비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바우트’는 변신 메카닉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게임. ‘Bots of Unlimited Transformation’의 약자로 무한변신을 통해 다양한 공격기술을 자랑하는 로봇 캐릭터간의 화끈한 전투를 그리고 있다.

‘바디파츠’라는 각종 장비를 캐릭터의 특성에 맞게 선택해 장착하면 형태 자체가 변신하는 것은 물론, 특수공격까지 펼칠 수 있다. 기본 캐릭터는 하이퍼슈트, 아조나스, 게렌 3가지이지만 어떠한 바디파츠를 착용하느냐에 따라서 탱크형, 전투기형 등 수많은 종류의 로봇으로 변신할 수 있다.

캐릭터의 능력 뿐만 아니라 맵의 각종 지형지물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바우트’의 매력이다. 열차, 대포, 우주선 등 배경에 나와있는 각종 소품을 적극 활용하고 응용하는 쪽이 쉽게 승리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실제 전투에 참여한 것 같은 현실감을 살려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 네트워크 콘솔 게임에 도전하다

‘바우트’와 함께 엔로그가 야심하게 준비하고 있는 또 다른 프로젝트는 ‘미스팅 나이츠’. PS2용 네트워크 게임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금까지 투입된 제작비만 20억원이 넘을 정도로 엔로그의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호러 어드벤쳐의 명작 ‘바이오 하자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게임은 싱글 플레이 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4명이 동시 접속해 모험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무작정 좀비들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 접속한 사용자 중 한 명이 무작위로 범인의 역할을 맡고 나머지는 경찰이 돼 추리를 풀어나가는 것이 매력이다. 서로 위장과 탐험을 통해 문제를 풀다보면 어드벤처 게임의 묘미를 마음껏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미스팅 나이츠’는 올 연말 출시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아동용 게임에서 성공했던 것처럼 온라인, 콘솔 분야에서도 틈새 시장을 찾아 차별화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엔로그가 게임 시장의 새로운 리더로 부상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nterview] 김록윤사장
'바우트'의 압권은 64인 함께 펼치는 대규모 전투
 
-‘바우트’의 장점은

▲조작이 쉽고 경기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RPG적 요소를 도입해 게임에 이기면 상대의 부속을 획득해 성장할 수 있게 한 것도 대전의 묘미를 배가시키는 요소다. 고수가 되면 초보자의 로봇보다 10배 이상 큰 메카닉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 몰입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대전게임과의 차별화 요소는

▲‘바우트’는 향후 64인까지 동시 대전을 펼치도록 서비스될 예정이다. 각 길드들이 특정 맵이나 영역을 차지하기 위해 공성전 개념의 전투를 펼칠 수 있다. 또 해외 수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각 국가별로 명예를 걸고 싸움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할 계획이다.

-콘솔 게임 개발에 처음 나섰는데 어려운 점은

▲처음으로 콘솔 플랫폼 게임을 개발하다 보니 여러가지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개발 툴에 대한 매뉴얼이 일본어로 돼 있어 이를 익히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노하우도 전무해 개발 진척도가 상당히 더디다. 기존에 콘솔 게임을 내놓았던 소프트맥스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여러 시행착오 끝에 이제 숙련도가 높아진 만큼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좋은 타이틀을 개발해 내놓을 자신을 갖고 있다.
 
김태훈기자(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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