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트렌드 창출 '원동력'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이제 포화상태라고 봐야 되는 겁니까?" 필자가 투자자들과 대화할 때 가장 많이 접하는 질문 중 하나다. 만일 그렇다면 이제 국내 게임업체들에게 추가적인 성장성 확보는 정말 어려운 과제일까.

 참여업체가 많아지고 출시된 게임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더이상 온라인게임산업은 희망이 없는 것일까.

결코 아니다.10년 동안 새로운 아이디어와 다양한 시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넥슨의 사례는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둔화에 대한 우리들의 일반적인 시각이 단순한 기우이며, 고정관념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넥슨의 성공은 개발자들의 아이디어를 존중해주는 회사 분위기에서 출발된다. 넥슨은 개발자들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개발 의욕을 고취시키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게임을 평가해 적극적인 기회를 마련해 주는 회사로 유명하다.

이렇게 직원들 상호간의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회사 분위기는 바로 넥슨이 게임업계에서 20여개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올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게임업계에서 ‘사관학교’로 불릴 정도로 많은 인재들을 배출해 낼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회사 분위기에서 비롯된다. 송재경(전 엔씨소프트 부장), 박진환(네오위즈 대표이사), 나성균(네오위즈 최대주주), 이승찬(위젯대표) 등 업계 거물들과 최근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코리아가 한국의 PSP용 타이틀 개발사를 지원관리하기 위해 영입한 강진구 소프트웨어 전략실장 역시 넥슨 출신이라는 점은 국내외 게임업계에서 넥슨의 인재들에 대한 높은 평가를 인식시켜 준다.
 
# 장르 유연성으로 새로운 시장 창출

‘인터넷 오락실’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서비스 한 넥슨의 ‘크레이지아케이드’는 ‘BnB’ ‘틀린그림찾기’ ‘BnB 레이싱’ 등 여러 게임을 서비스하며 국내외 동시 접속자수 100만 돌파의 기록을 만들어 냈다.

이는 그동안 성공한 게임들이 하드코어 온라인게임 이거나 포커와 고스톱 등 성인게임 이었다는 공식을 무너뜨리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라이트 온라인게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크레이지아케이드’의 성공은 성인들에게는 과거 어린시절 오락실게임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어린아이들에게는 한번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접하면 그 재미를 잊지 못하여 - 마치 우리들이 어릴 때 오락실에서 그 신기한 게임들의 재미에 취했던 것처럼 - 자연스럽게 온라인게임과 친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줄 수 있었던 것이 주된 이유라고 생각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성공은 자라나는 어린세대에게 ‘게임=넥슨’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높임으로써 향후 잠재고객 확보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포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며 하드코어 위주의 기존 온라인시장과 수요층이 다른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넥슨이 장르에 대한 유연성을 발휘하여 좋은 게임을 서비스 하는 강점을 지닌 회사라는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 오프라인 ‘보드게임’ 도입 ‘적중’

온라인게임에 익숙해진 요즘이지만 15년전 ‘부루마블’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 있다. 바로 오프라인 보드게임 시장이다. 곳곳에 생긴 보드게임방들은 PC방과는 또다른 신개념 오락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넥슨은 현재 250가지가 넘는 보드게임 상품들을 공급하고 있으며, ‘BnB’를 보드게임으로 만들어 온라인게임을 오프라인 보드게임에도 활용하는 재기를 발휘하고 있다. 머그게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화제가 되었던 넥슨이 온라인게임에서 강한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크레이지 아케이드’와 같은 캐쥬얼 게임과 오프라인 보드게임까지 서비스하며 진정한 게임왕국으로 거듭난 것이다.
 
송인애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iasong@miraeass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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