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 맞춘 '자금 수혈'이 보약이 됐다.
 
게임개발사 관계자를 만날 때마다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 ‘평소에 덕을 쌓으세요’이다. 사업에 성공한다는 것이 눈에 보이는 성과물이나 매출만으로 일반적으로 판단되고 속 내용은 알려지지 않지만, 성공을 위해선 주변의 많은 도움들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가까이는 집안 식구들의 격려와 관심이 있었을 것이며, 넓게는 회사내에서 한배를 타고 일했던 동료들, 더나아가선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 관계자의 지원이 성공의 밑거름일 것이다. 세계 첫 3D 온란인게임 ‘뮤’ 하나로 대박을 터트린 웹젠의 성공 과정에도 이런 요인들이 분명히 작용했다.

대부분의 개발사들이 게임을 개발함에 있어 가장 힘들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자금조달이다. 일반 제조업과 달리 문화콘텐츠산업에서는 기계와 공장 같은 하드웨어가 아닌 기획, 프로그램 등 SW가 핵심 요소다.

이런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분석하기 어려운 분야다. 때문에 콘텐츠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가 없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웹젠 역시 사업 초기에 개발 자금이 부족할 때 흔쾌히 사업성을 인정하한 투자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근본적으로 수익을 얻기 위해 리스크를 생각하고 투자했지만, 향후 사업성에 대한 웹젠 경영진과의 공감대가 있었기에 없이는 가능했다.

 # 펀딩 타이밍이 중요하다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펀딩 방법엔 발전 단계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초기 법인설립 단계에서 창업자를 포함한 지인들의 자금으로 창업해 기획, 사내 테스트정도의 개발까지 진행하고 이후 클로즈베타 또는 오픈베타서비스시점에서 장비구입, 인원보강 및 마케팅에 따른 운영비 증가를 충당하기 위해 펀딩을 한다. 외부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선 충분한 사전 준비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웹젠의 성공요인중 하나는 바로 초기 엔젤투자 유치에서부터 벤처캐피털 등을 대상으로한 기관 펀딩에 이르기까지 타이밍을 잘 맞춰 적절한때 자금 ‘수혈’을 단행했다는 점이다.

미리미리 자금 조달 스케쥴에 맞춰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한 것도 주효했다. 통상 기관투자가들이 사업계획서를 받아본 후 기업실사 및 평가 과정을 거쳐 자금이 집행되기까지는 최소한 1~2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이러한 과정을 잘 숙지하여 회사가 필요한 시기에 자금이 조달받을 수 있도록 사전에 기관 투자가들과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회사와 게임(뮤)을 잘 소개한 것이다.

 신생 개발사 입장에서 보면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우수게임사전제작지원제도 등 관련 기관의 지원책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금전적 측면뿐 아니라 게임에 대한 제 3자의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보는 것은 한번 도전해볼만하다. 아무리 귀한 보석이라도 진흙속에 묻혀있으면 그 가치를 알 수 없는 것이다.

 # 인사가 곧 만사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개발 인력의 충원은 필수적이며, 이에 따라 조직은 계속 커지게 마련이다. 이럴때 항상 닥치는 문제가 인사관리, 재무관리를 포함한 회사 내부관리다. 초기에 의기 투합한 몇 명이 모여 게임을 개발할 때는 갈등이 거의 없지만 조직이 50명, 100명으로 커지면 문제는 달라진다.

원래부터 개발에만 전념했던 개발자출신 CEO들은 관리 경험이 미흡해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웹젠은 이수영 전사장과 김남주 현 사장에 이르기까지 조직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사람에게 하루 주어지는 시간은 24시간으로 동일하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하루 24시간을 초과해 일할 수는 없다. 모든 일은 혼자서 해결할 수는 없다. 조직이 커지면 그에 따른 전문 관리 인력이 필요한 것이다.

웹젠은 전문 인력이 내부에서 부족하다고 판단될 때 재 빨리 외부에서 전문인력을 충원하며 전문성을 보강해왔다.

그럼에도 대부분 회사들은 당위성을 잘 느끼면서도 비용 및 즉각적인 실효성 등을 이유로 실천하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 새로운 도전은 해외에서

지금의 웹젠을 만든 것은 ‘뮤’였지만, ‘뮤’하나의 의존하는 사업 구조로는 더 이상의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 웹젠은 그래서 나스닥 진출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고,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업체들이 공감하듯, 내수시장은 현재 포화상태다. 경쟁도 매우 치열하다. 자연히 승부처는 해외시장이다.

웹젠은 이를 미리 간파해 ‘뮤’의 해외 시장 개척과 함께 해외 개발팀 인수 등 새로운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으려 하고 있다. 하나의 게임이 아무리 대박을 친다해도 그 명성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는 많다. 웹젠의 새로운 도전이 과연 제 2의 뮤 신화를 창조할 수 있을 지, 이제부터가 중요한 시점이다.
 
박재민 한솔창투 책임심사역(love@hanso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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