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상 임상옥이 그립다
 
 경기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내수 시장이 말이 아니다. 증시는 요동치고 석유파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다가 수요기반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하반기 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진지 오래다. 경기 불안을 증폭시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우리의 경제 현실이 그런 상황이다.

 점프를 해야 할시점에 또 발목을 잡히고 있다.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답답하기 그지없다.이런 형국에 그래도 믿을 사람은 누구인가. CEO밖에 없다.
경기가 어려울 수록 CEO의 역할은 그만큼 증대되기 마련이다. 그들은 항해사이자 선장이며 기회를 엿볼 수 있는 능력자이기 때문이다.
 위험을 떠맡을 수 없는 성품이나 능력을 갖추지 않은 CEO는 기업가로서의 자격이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조선 조 거상 임상옥은 천부적인 사업가다. 그가 사업가로서 얼마나 뛰어난 인물인가를 보여준 일화는 손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순조 11년 홍경래 난에 대응한 그의 처신은 비범함이 묻어난다. 한순간 전 재산을 날릴 법한 상황에서도 예리한 분석력과 판단력으로 이를 극복한 그의 지혜로움은 지금도 놀랄 정도다.

 그는 또 기업윤리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인 인물이다. 경영이 투명해야 이익을 낸다는 결벽성이 남달랐고 기업이익에 대한 사회환원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기업이 장기적으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비전 제시와 함께 정직해야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실천한 인물이다.

 그렇다. 호랑이에게 물려갔어도 정신만 차리고 있으면 살아 남을 수 있다. 경기에 적신호가 켜지고 시장이 아사 직전의 상황으로 흘러가도 비범함과 예리한 분석력·판단력을 갖춘 임상옥과 같은 인물들이 있는 한 우리 경제는 흩뜨러지지 않는다.

 게임업계도 마찬가지다. 최근 경기가 않좋다 하니까 너도나도 눈을 감고 움츠리고 있다. 인수합병(M&A)시장은 쏟아지는 게임업체들로 인해 말이 아니다. 장기적인 경영계획보다는 단기적 땜질식 처방이 넘실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논하는 CEO의 목소리는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

 이런 틈바구니속에서는 미래의 기업 가치를 기대할 수 없고 투명경영을 들여다 볼 수 없다. 장기적인 비전이 없는 기업에 내일의 미래가 담겨 있을리 만무하다. 기업이 흔들리면 산업이 흔들리고 경기는 덩달아 수직 하강할 수 밖에 없다.

 위험을 떠맡고 유유히 앞서가는 CEO들을 기대해 본다.그들이 있는 한 게임계, 아니 우리경제의 미래가 불안할 수는 없는 일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점프하는 임상옥, 그가 정말 그리워진다.     
 
편집국장(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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