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창업 '에스알 온라인'
'태극기...' CG 맡는 등 명성
 
미국과 일본 등 전통적인 게임 강국에서는 게임 학원이 인력수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정식 학교보다는 게임사가 설립한 학원이 실질적인 고급인력 양성소 역할을 해내고 있다. 수십년간 게임업계에 종사하며 나름대로 일가를 이룬 게임 영웅들이 강사로 나서면서 이들 밑에서 현장감 있는 수업을 받고자하는 학생이 줄을 잇는다. 일본이 세계적인 게임 강국이 될 수 있었던 데는 이같은 사설 학원의 활기와 저변이 튼실한 기반으로 깔려 있기 때문이다. 아직 게임산업의 역사가 길지 않은 국내에서는 좀체로 볼 수 없는 부러운 인프라다.

한빛소프트가 운영하는 디지털캠퍼스는 바로 이같은 기반을 만들자는 취지로 지난 2001년 3월에 개원된 사설 학원이다. 이제 개원한지 3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게임 퍼블리싱과 개발로 잔뼈가 굵은 한빛소프트가 직접 운영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디지털캠퍼스는 항상 ‘트루 프로페셔널’을 강조한다. 진정한 게임 전문가를 육성하겠다는 교육의지다. 그래서인지 이 곳의 교육체계는 유난히 고집스러운 것으로 유명하다. 사설 학원에서는 보기 드물게 학기제를 도입, 1년간 2학기의 과정으로 운영한다. 대부분의 사설 학원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단기간에 끝마치는 속성과정으로 이루어진 것과는 사뭇 다르다. 교육과정도 게임관련 개론에서 부터 기초학습과 심화학습 및 실전 프로젝트를 포함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역시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로 짜여진 강사진. 타프시스템에서 ‘대물낚시광’과 ‘푸시푸시’ 등을 기획했던 전범진씨와 ‘임진록’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박인규씨 등이 전임교수로 활약하고 있다. 또 미리내소프트 출신의 개발자인 최경진씨도 전임교수로 활동하다 지금은 창업자로 나서면서 초청 강사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장혜진씨를 비롯해 2∼3년 이상의 게임개발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강사진을 구성하고 있어 항상 현장감 있는 강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본래 한빛소프트 디지털캠퍼스 설립 목적이 장차 한빛소프트에서 활약할 유능한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었기 때문에 커리큘럼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실제로 졸업생들은 대부분 한빛소프트는 물론 다른 국내 유수의 게임업체에 입사했다. 현재까지 배출한 졸업생은 총 600여명. 이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약 500명이 게임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며 100명 정도는 엔씨소프트와 웹젠 등 메이저 기업에서 활약하고 있다.

디지털캠퍼스의 또 다른 장점은 캠퍼스내에 취업지원센터와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교육생에 대한 사후 관리가 철저하다는 것이다. 취업지원센터는 리쿠르트 업체의 전문인력이 상주하며 취업상담은 물론 게임사 인사담당자와의 세미나를 마련하거나 관련기업 취업 추천 등을 해주고 있다.

졸업생들에게 창업의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은 이 곳만의 강점이다. 이 시스템을 거쳐 탄생한 가장 대표적인 게임사가 바로 에스알온라인이다. 졸업생들이 창업한 이 회사는 법인 설립과 동시에 투자유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개발중인 게임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기도 했다. 또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인사이드비주얼이 사회에 나가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픽셀사와 함께 ‘챔피언’, ‘취화선’, ‘튜브’, ‘위대한 유산’, ‘태극기 휘날리며’ 등 최근 개봉한 영화들의 CG와 특수효과를 처리해주는 프로젝트를 맡으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디지털캠퍼스가 짧은 기간에 사설 게임교육기관으로서의 명성을 쌓아갈 수 있었던 이유도 이처럼 졸업생들이 사회에 나와서 활발한 활동을 벌일 수 있을 정도로 짜임새 있는 교육이 이루어진 데 기인한다. 실제로 디지털캠퍼스는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사설학원으로는 처음으로 정보통신부의 ‘10대 MIC IT 아카데미’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흉내만 내는 교육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한빛소프트 디지털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는 강영재 부원장은 특히 게임인력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출한다. “정말 게임이 좋아서 게임을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을 진정한 전문가로 성장시킬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도 디지털캠퍼스의 분위기가 물씬 배어난다.
 
[인터뷰] 강영재 부원장
"실무에 초점 알찬 집중교육"
 
-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사설 게임학원이 해야할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사설 학원에서는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배출하는 것이 목표이자 역할이다. 이를 위해서는 초급 단계의 게임관련 과정과 현장 중심의 교육이 필요하다. 정부 또는 정규 대학이 게임산업 전반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고급 인력 양성을 위해 2년 이상의 교육기간을 필요로 한다면 사설학원은 1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현장 실무 교육 위주로 운영이 돼야 한다.

- 한빛소프트 디지털캠퍼스만의 장점이 있다면.

▲게임개발사가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실전에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를 알고 교육을 한다는 것이다. 일반 사설학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 지고 있다. 철저하게 실무에 초점을 맞춘 집중교육이라는 점에서 정규 대학과 차별화 된다. 그동안의 교육경험을 통해 각 과정별 교육의 내용과 교수법 등을 정리한 코스웨어가 완성단계에 있다. 현직 개발자와 관련 학계에 계신 분들에게 감수를 받는 과정을 거치게 되면 완성될 것이다. 자체 개발된 코스웨어를 적용한다는 것은 어느 게임교육기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디지털캠퍼스만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다.

- 게임 개발자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게임을 배우려는 학생들의 생각이 처음과 끝에만 집중되고 중간 단계는 무시해 버리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 결과가 나오기 위한 과정의 수많은 노력들을 배제하면 안된다. 특히 취업교육을 진행하는 사설학원에서는 더욱 과정이 중시된다. 내가 이 일을 왜 하려고 하는지, 또 어떻게 해야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자신에게 투자하는 사람만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김순기기자(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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