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가자
 
최근 중국을 잘 아는 업계 한 관계자와 대화 시간을 가질 기회가 있었다. 표피적으로만 현지 사정을 알고 있는 나에게 그는 다행스럽게 많은 얘기를 들려줬다.그 가운데 난징대학 기숙사 얘기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난징대학 기숙사는 한마디로 학생들이 숙식하는 곳이 아니라 모바일 게임 공장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이 기숙사에서 한달에 개발되는 게임 타이틀 수를 보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가벼운 자바 기반의 게임이려니 했더니 그는 손사래를 쳤다.한국 게임업체의 그 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고 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곧 풀렸다. 게임개발을 원하는 학생들이 있으면 학교에선 이들을 따로 모아 방을 제공했다.그리고 업계는 개발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업계의 자금은 투자자들이 잇달아 부족하지도 마르지도 않았다.아니 넘쳐나고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그의 표현대로 중국은 지금 거대한 혁명을 진행중이다.아시아권의 대공장이라는 말은 이젠 공산품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닌 셈이 됐다. 소프트웨어, 아니 게임개발에도 인해전술이 쓰이고 있는 것이다.여기에는 엄청난 외국 자금이 뒷받침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없다.

 풍요속에 대 변화를 꾀하는 중국 얘기를 뒤로 하고 국내 업계 사정을 들여다 보면 한심하기 그지 없다. 국내 게임업계는 지금 선행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큰 몸살을 앓고 있다. 캐피털들이 자금을 끌어 안은채 눈치만 보고 있고 그나마 나도는 자금도 특정 플랫폼에 쏠려 있다.

 떠오르고 있다는 모바일 게임업계 마저도 기대했던 망 개방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아우성들이다.게임산업을 미래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부처의 목소리도 제각각이다.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찾아볼 수 없다.이쯤되면 경영자의 입장에서 보면 국내에서의 사업을 재고해 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돼서는 곤란하다.옷 매무새를 새롭게 고쳐매야 한다. 행여 거품이 있었다면 이 기회에 거둬내야 한다. 그러나 실천적 정책대안이 우선돼야 함은 물론이다. 목청만 높여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과감히 풀고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책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샴페인을 너무빨리 터뜨리지 않았는가에 대한 자성도 필요하다. 그리고 초심으로 돌아가자. 그러지 않고서는 내일의 게임 산업을 기대할 수 없고 대공장에서 봇물처럼 쏟아지는 중국 게임도 막아내지 못할 것이다. 정말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편집국장(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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