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드림'에 대한 단상
 
외국에 살다 보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게임업체 M사에서 해외마케팅을 담당하던 시절, 필자에게 미국과 일본은 넘어야 할 큰 산이었다. 하지만 그곳에 가면 유독 애국심이 강해지는 것을 느끼곤 했다.
2001년 나는 중국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위해 상하이로 날아갔다. 물론 이때도 경비는 초청하는 업체에서 지불했고 나의 신조대로 ‘비용 안 드는 영업’을 하고 있었다.
사실 1997년에 모바일업체 팬택의 중국 진출때 전시회에 참가하느라고 북경은 가본적이 있었지만 상하이는 이때가 처음이었다.

중국이 자유경제를 선언하고 10년이 지난 2001년, 자유경제의 아이콘처럼 우뚝 서 있는 상하이라는 대도시를 보는 순간 이 시장을 반드시 잡아야겠다는 강한 의욕이 불타 올랐다. 필자에게 중국은 도전하지 않고는 너무나도 아까운 시장으로 다가왔다.
그것도 잘하면 시장 점유율 40%까지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
한국의 전자제품, 자동차 등 주력 제품이 과연 이 시장에서 40%이상의 점유가 가능하겠는가.
이미 중국업체의 가전 브랜드가 자리를 잡고 있었으며 폭스바겐이 길거리를 메우고 있었다. 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제품구매를 부추겨서 40%이상 시장점유를 할 수 아이템이 무엇이 남아있을까 라는 질문의 답은 ‘온라인게임’이었다.

상하이 푸동에 세워진 88층짜리 건물을 보았을 때를 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전에 꿈속에서 보았던 건물하고 똑 같았기 때문이다. 워낙 건물이 특이하게 생겨서 꿈에서나 나올법 한 건물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눈앞에 실제로 그 건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스스로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고 아주 강한 확신이 들었다.
이곳은 내가 도전해야 할 시장이고 이 시장을 발판으로 세계로 뻗어가겠다고.

미국인의 성향을 잘 알고 있는 필자로서는 중국시장이 미국시장 진출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사고 방식과는 다르지만 미래 세계경제의 큰 축을 차지할 중국을 두려운 눈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make sense’라는 표현을 잘 하는데, 납득이 가지 않는 문화권을 이해하는데 남들보다 무척 힘이 든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유럽인들의 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다.
또한 중국의 방식을 이해하는데 못할 것도 없고 그리 힘들지도 않다. 그만큼 우리의 수용 능력이 크다는 것인데, 항상 현대문명의 중심에 서 있어서 그런지 미국인들이 타 문화를 수용하는 것을 보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중국을 100% 자신들의 예측 밑에 두지 못하면서도 규모의 경제상 무시할 수도 없는, 그래서 중국은 그들에게 두려운 존재였던 것이다.
PC게임의 최강자로 자부하는 미국도 중국시장 진출에는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으나 한편으로 중국시장이 미래에 매력적일 것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결국 한국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의 최정점인 미국의 최강 게임업체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어 그들과 동등하게 협상하려면 그들이 두려워하는 중국에서 최고의 게임회사가 되는 것이었다.
중국은 세계 최강으로 가는 하나의 열쇠나 마찬가지였다. 중국 비즈니스가 활기를 띤 지금, 그 생각은 더욱 신념으로 굳어지고 있다.
 
이젠 사장(saralee@e-z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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