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와 '리니지2'의 퀘스트시스템 비교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가 클로즈베타서비스(이하 클베)에 나선지 이제 불과 한달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벌써부터 국내 시장에서의 성패를 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성급한 판단으로 치부하는 이들도 없지 않지만 이는 그만큼 ‘WOW’가 가지고 있는 파괴력과 이에 대한 관심이 비상하다는 의미다.

특히 ‘WOW’의 성공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리니지2’와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상용화에 돌입한지 7개월이 돼가는 게임과 이제 클베에 나선지 불과 한달밖에 안된 게임을 비교한다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 그러나 클베중인 ‘WOW’의 높은 완성도와 규모 및 깊이 등을 감안하면 비교에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더구나 게임의 완성도와 규모면에서는 이 두게임이 국산게임과 외산게임을 대표하는 성격이 짙다. 이제 막 클베에 나선 ‘WOW’가 당장 오픈베타에 돌입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비교를 가능케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사실 맵의 규모의 세부적인 시스템의 깊이를 따지자면 오히려 ‘리니지2’가 초라해 보인다.

물론 ‘WOW’와 ‘리니지2’는 지향하는 게임내용이 서로 다르다. ‘리니지2’가 집중적인 사냥, 나아가서는 유저들간의 대규모 전투인 공성전에서 재미를 찾는 게임이라면 ‘WOW’는 아직까지는 퀘스트를 풀어나가는 것이 게임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두 게임은 국내 온라인 롤플레잉시장을 놓고 격돌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WOW’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가장 완성도가 높은데다 방대하고 디테일한 게임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배울점이 아주 많다. 실제로 한다하는 국내 게임개발자들도 ‘WOW’를 보고 입이 쩍 벌어질 정도다. 이같은 게임의 내용을 중심으로 ‘WOW’와 ‘리니지2’를 시리즈로 비교 분석해 본다. 이 두 게임은 과연 어떤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 하나씩 짚어보자.


‘WOW’와 ‘리니지2’의 퀘스트시스템 비교

‘WOW’를 즐기는 데 있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게임시스템은 바로 퀘스트다. ‘WOW’는 퀘스트로 시작해서 퀘스트로 끝나는 게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퀘스트가 존재한다. 일부 테스터들 사이에는 ‘퀘스트 노가다’라는 말까지 나돈다.
‘리니지2’의 노가다와는 들리는 어감부터 사뭇 다른 느낌이다. 특히 ‘WOW’는 퀘스트의 스케일과 수적인 면에서 ‘리니지2’를 압도하고 있다.


#게임내 퀘스트의 역할
‘WOW’에서의 퀘스트는 ‘리니지2’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다. ‘리니지2’의 퀘스트가 대부분 초보 유저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맛보기 형태 또는 전직을 위해 필요한 전직퀘스트가 주를 이루고 있다면 ‘WOW’의 퀘스트는 전체 게임을 이끌어 갈 정도로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게임 요소다. 물론 이는 외산 온라인게임과 국산 온라인게임의 특성이기도 하다.

우선 ‘WOW’의 퀘스트는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방대하다. ‘리니지2’가 2차례에 걸친 종족별 전직퀘스트를 포함해 수십종의 퀘스트를 갖추고 있는데 불과한 반면 ‘WOW’는 호드진영을 덧붙이는 패치를 단행하기 이전에 이미 1000여종의 퀘스트가 구현됐고 앞으로 구현될 퀘스트를 포함하면 1만개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내에서 퀘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의 차이를 극명하게 대비시켜주는 수치다.

게임 내에서의 퀘스트는 처음 캐릭터를 생성했을 때부터 다르게 다가온다. ‘리니지2’의 경우는 초반 퀘스트도 캐릭터를 생성한 후 일단 레벨을 올려야만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그것도 퀘스트를 주는 NPC는 물어 물어 찾아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무시하거나 모르고 지나치게 된다.

반면 ‘WOW’에서는 캐릭터를 생성하자 마자 바로 퀘스트를 시작하게 된다. 그것도 캐릭터가 태어나면 바로 코앞에 노란색 느낌표(!)를 머리위에 올려 놓고 있는 NPC를 볼 수 있다. 머리위에 느낌표(!)나 물음표(?)를 달고 있으면 모두가 퀘스트와 연관된 NPC라고 보면 된다. 다만 이런 표시가 없는 NPC가 가끔 퀘스트를 주기도 하고 습득한 아이템으로부터 퀘스트가 시작되기도 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퀘스트는 모두 이런 식이다. 물론 퀘스트마다 레벨 제한이 있고 전단계 퀘스트를 수행해야만 받을 수 있는 퀘스트도 있다.

여기에 퀘스트를 수행하면 바로 경험치와 아이템이 보상으로 주어진다. 아이템은 여러가지 가운데 선택해서 받을 수 있으며 해당 레벨에 사용할 수 있는 최상의 아이템이다. 퀘스트를 하도록 하게끔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시스템이다. 물론 ‘리니지2’도 퀘스트를 완수하면 보상이 주어지기는 하지만 거의 초보용 아이템이다. ‘클로니클01’ 업데이트 이후 좋은 아이템을 주는 퀘스트가 등장하기는 했지만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다 노가다성이 짙어 수행하는 유저가 제한돼 있는 점과는 대조를 이룬다.

퀘스트의 내용을 보더라도 ‘WOW’는 ‘리니지2’와는 상대가 안될 정도로 치밀하고 다양하다. 바로 옆에 있는 NPC를 클릭하는 것으로 수행이 완료되는 아주 쉽고 간단한 것에서부터 몇번을 죽어가며 다른 대륙으로 건너가야하는 것도 있다. ‘리니지2’의 경우도 스토리를 쫓아 여기 저기 왔다갔다 해야 하는 퀘스트가 있기는 하지만 치밀하게 구성된 퀘스트라기 보다는 유저들을 뺑뺑이 돌리는 듯한 인상이 강해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궂이 하려들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물론 두 게임 모두 유저가 퀘스트를 하기 싫으면 건너뛰어도 무방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차이는 ‘리니지2’의 퀘스트가 진행상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는 노가다성이 짙은 반면 ‘WOW’는 퀘스트만 따라가도 모든 것을 충족시켜줄 정도의 재미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WOW’와 ‘리니지2’의 이동수단>

 모든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의 기본적인 이동수단은 발로 뛰는 것이다. ‘리니지2’와 ‘WOW’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이동수단에서 다른 점이라면 수중에서의 이동 방법. ‘리니지2’의 경우 수중에서도 물밑을 뛰어가는 형태인 반면 ‘WOW’는 헤엄을 치도록 했다. 물밑으로 잠수를 해서 이동할 수도 있는 등 현실적으로 설정했다.

 이같은 기본적인 이동수단을 보조하는 방법으로 제공되는 것이 탈거리다. 탈거리는 육상·해상·공중 등 3가지 형태로 나뉜다.
 우선 육상 이동용 탈거리의 경우 두 게임 모두 아직 구현돼 있지 않지만 앞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리니지2’의 경우는 ‘용마’가 있고, ‘WOW’의 경우는 ‘말’이나 ‘늑대’ 등의 탈거리가 준비돼 있다.

 해상에서의 탈거리는 당연히 배다. ‘리니지2’에는 현재 ‘말하는섬’과 ‘글루딘항구’ 및 ‘기란항’을 연결하는 뱃길이 열려 있다. ‘WOW’는 아직 뱃길이 열리지는 않았지만 항구에 배가 정박해 있는 것을 보아서는 조만간 ‘칼림도어’와 ‘아제로스’ 대륙을 연결하는 뱃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공중을 이용한 이동 수단도 등장했거나 앞으로 구현될 예정이다. ‘WOW’의 경우는 이미 장거리 이동에 사용되는 주요 이동수단으로 구현됐다. 마을마다 배치된 ‘그리폰’과 ‘가고일’,‘비행선’ 등을 타고 하늘을 날아 목적지까지 비행을 하는 것이다. 마치 버스처럼 마을마다 배치된 NPC를 통해 비용을 지불하고 탑승, 지정된 경로를 따라 비행하는 형태다. 이는 하늘을 날며 발아래로 펼쳐지는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테스터들로부터 대대적인 환영을 받고 있다. 하지만 모든 지역을 마음껏 날아다닐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행경로는 먼저 자신이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개척을 해야만 하는 제한이 있다.

 ‘리니지2’의 경우는 아직 구현되지는 않았지만 추후 자신이 직접 조종해 마음대로 날아다닐 수 있는 ‘용’이 등장할 예정이다. ‘리니지2’의 특징이라면 ‘용’이나 ‘용마’ 등의 탈거리가 단순한 이동용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함께 전투를 할 수 있는 동료의 성격이 짙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들 탈거리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용’을 얻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성’을 점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구현이 되더라도 일부 특수계층의 전유물이 될 공산이 크다.

 또 다른 장거리 이동수단으로는 지역간을 순간이동하게 해주는 ‘포털’을 들 수 있다. ‘WOW’의 경우 비행이 주요 이동수단이라면 ‘리니지2’의 경우는 바로 이 ‘포털’이 대표적인 장거리 이동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마을마다 배치된 NPC인 ‘게이트키퍼’를 통해 인근 마을로 순간이동 할 수 있다. ‘WOW’에도 포탈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자주 이용되지 않고 있다. 현재는 ‘아제로스’와 ‘칼림도어’ 두 대륙 사이에 있는 일부 항구에 순간이동을 시켜주는 NPC가 배치돼 있는 정도다.

 주문서나 마법을 이용해 사냥터에서 마을로 귀한하는 것도 방법이다. ‘리니지2’는 ‘리콜’이라는 마법이나 ‘귀환주문서’를 사용함으로써 순식간에 가까운 마을이나 아지트 등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와같은 형태는 ‘WOW’에도 등장한다. 지난 15일 패치를 하면서 선보인 ‘귀환석’이 바로 그 것이다. 물론 마법사의 마법도 함께 나왔다. 이를 사용하면 이용자는 기억을 해놓은 마을의 여관으로 순간이동을 할 수 있다. ‘WOW’에는 이밖에도 흑마법사의 ‘소환’ 마법을 이용해 멀리 떨어져 있는 파티원을 불러오는 방법도 있다.
 
김순기기자(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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