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의 싸움 피나는 진검승부"
하루 10시간 연습은 기본…잠으로 스트레스 풀기도2
 
"글쎄요. 예전에는 프로게이머도 한번 도전해 볼만 하다고 말했죠. 하지만 지금은 좀 망설여 져요. 프로게이머도 이젠 피말리는 무한 경쟁시대이니까요."
"쌈장"으로 유명했던 프로게이머 이기석씨(25). 그가 말하는 프로게이머는 ‘외화내빈’ 그 자체다. 팬들의 환호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까지는 살인적인 연습량을 묵묵히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프로게이머의 산증인이다. 지난 99년 각종 스타크래프트 게임대회를 휩쓸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전국 네티즌이 참여한 인터넷 모의투표에서 정보통신부장관 후보로 거론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렸다. ‘테란의 황제’ 임요환도 번번이 ‘쌈장’ 앞에서는 무릅을 꿇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각종 대회에서 연전 연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한 때 게임해설가로도 변신했던 그는 현재 헥사트론 드림팀 선수로 화려한 재기를 꿈꾸고 있다.
"저도 지난해 KTF에서 연습생 아닌 연습생으로 5개월을 보낸 적이 있어요. 엄밀히 말하면 미계약 선수로 말이죠. 정수영 감독님의 제의로 KTF에 합류했는데, 정식 계약이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걸려 연습에만 주력했습니다."

그는 보통 프로게이머 연습생은 하루 10시간 가량을 연습에 매달린다고 소개했다.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을 빼면 거의 컴퓨터 앞에서 살다시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똑같은 맵에서 똑같은 종족으로 치르는 전투가 물릴 법도 한데, 이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똑같은 상황에서 변수와 전술은 아직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청난 연습량에도 주전 선수로 발탁되는 것은 만만치 않다.
"정식 선수들도 간판급이 아니면 출전의 기회를 얻지 못하는 일이 종종 있어요. 잘 나가는 선수들을 보면 연습생들의 박탈감은 더하겠지만, 그것에 흔들리면 아무것도 못하죠."
슬럼프에 빠지면 보통 잠을 자거나, 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풀었다는 그는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머지않아 나도 정상에 오를 것이라는 굳은 각오를 되새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상급 프로게이머가 되는 길은 끝없는 승부의 연속입니다. 일단 자신과의 싸움에서 밀리면 실전에서는 백전백패입니다."
 
장지영기자(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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