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가능성 높은 작품이지만 ‘리니지’와 너무 닮아
 
다음게임이 서비스하는 온라인 롤플레잉게임(MMORPG) ‘라키아’는 ‘리니지는 잊어라’라는 비교 광고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한 때는 ‘평생 무료’라는 무료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유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톡톡 튀는 마케팅 만큼이나 차별화된 게임 요소도 유저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게 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올해 초 오픈 베타서비스에 돌입하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심각한 버그와 시스템 불안이 생각보다 심각했기 때문이다. 3개월 남짓한 시간이 흐르면서 다소 안정을 찾아가지만 유저들의 불만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는다. 더게임스 크로스리뷰팀도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평점 5.9는 지금까지 크로스리뷰팀이 평가한 게임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다.

<전체평점>
평점 5.9
그래픽 6
사운드 7.5
완성도 4.7
흥행성 5.2
조작감 6.2
 
‘리니지’를 더 하게 만드는 게임
 
◇ 장지영 기자 jyajang@etnews.co.kr

온라인 롤플레잉게임(MMORPG)이 넘쳐나는 시대, 개발사들의 고민은 한마디로 차별화다. 무엇보다 국산 MMORPG의 원조격인 ‘리니지’가 여전히 건재한 마당에 ‘리니지’의 벽을 넘는다는 것은 ‘꿈’ 같은 일이다.
‘리니지는 잊어라’라는 다소 도발적인 캐치플레이즈를 내건 ‘라키아’가 단번에 눈길을 끈 것도 색다른 게임을 간절히 바라는 유저들의 열망에 호소했기 때문이다.
‘라키아’를 찬찬히 뜯어보면 무척 차별화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게이머가 캐릭터를 어떻게 훈련시키느냐에 따라 궁수도 될 수 있고, 마법사도 될 수 있는 높은 자유도는 단연 돋보인다. 더구나 말과 같은 운송수단이 존재한다든지, ‘무한전쟁’을 표방한 컨셉트도 기존 게임과는 분명 차별화된 포인트다. 국내 최고의 뮤지션이 게임음악을 담당한 것도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하지만 이런 시도가 과연 ‘리니지를 잊어도 될 수준인가’ 하는 것은 여전히 의문이다. 끊임없는 사냥과 레벨업으로 보상받는 시스템, 게이머간 끊임없는 전투 등. ‘리니지’와 닮아도 너무 닮은 게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물며 게임 인터페이스까지 ‘리니지’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인상이다. 사실 차별화 포인트로 꼽히는 캐릭터의 높은 자유도도 따지고 보면 EA의 ‘울티마온라인’에서 이미 경험한 것들이다.
이미 유저 입맛에 굳어버린 MMORPG의 기본 틀을 완전히 깰 수 없는 현실은 이해한다고 치자. 그렇다고 수준 이하의 완성도까지 유저들로부터 용서 받을 수는 있는가. 잦은 버그와 운영 미숙, 마을도 없는 맵 등은 ‘리니지는 잊어라’라는 구호를 무색하게 할 정도다. 몇몇 유저들이 ‘아마추어리즘’까지 운운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비판일까.

평점 6.2
그래픽 6
사운드 8
완성도 5
흥행성 5
조작감 7
 
참을 수 없는 운영의 미숙함
 
◇ 김성진 PC파워진 기자 hanrang@powerzine.com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은 매우 섬세하고 복잡하다. 자칫 유약이라도 잘못 바르면 공들였던 모든 노력이 한 순간에 무너진다. 도공들이 1000장의 한지에 글씨를 써서 불을 지피는 정성은 괜한 짓이 아니다. 완벽하고 인정받는 도자기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그리고 그렇게 완성된 도자기는 가치를 인정하는 주인이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같은 도자기의 일대기는 마치 온라인 게임을 개발·운영하는 것과 유사하다.
까놓고 얘기해서 ‘라키아’는 ‘리니지’를 숭배한다. 리니지의 성공에 취한 듯, 열렬한 팬의 입장에서 ‘리니지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리니지 스타일이 전 국민을 사로잡고 있는 마당에 아류작이나 베꼈다라는 말은 하고 싶지도 않고 타당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라키아’에서 등장한 ‘탈 것’이라는 개념은 ‘그래도 노력을 하긴 했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요인 중의 하나다. 실제 이를 이용하는 유저들도 색다른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매우 지루한 레벨 노가다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 게임은 탈 장르화와 크로스 오버 시스템을 추구하는 현대의 제작 방향과는 완전히 딴 길을 걸어가는 느낌이다. 이런 류의 온라인 게임이 갖는 한계는 굳이 일일이 지적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나아가 ‘라키아’의 가장 큰 문제는 운영과 관리의 심각성이다. 쉴 새 없이 터지는 버그와 운영자의 실수는 ‘라키아’ 유저들을 절망케 하고 있다. 불과 며칠 전에도 아이템 관련 버그가 등장해 ‘아이템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는’ 유저들의 강력한 항의와 분노가 잇따르고 있다. 대통령 탄핵 정국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을 때 ‘라키아’의 유저들은 ‘상점’ 때문에 절망했다. ‘라키아’를 보고 있으면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도자기를 땅바닥에 떨어뜨린 느낌이랄까.

평점 5.4
그래픽 6
사운드 5
완성도 5
흥행성 5
조작감 6
 
전투 빼고는 할 게 없다
 
◇ 이광섭 월간 플레이스테이션 기자 dio@gamerz.co.kr

온라인으로 즐기는 MMORPG의 기본은 수많은 전투에 있다. 수많은 전투를 벌이면서 점점 성장하는 기쁨, 그리고 그 성장 중에 타 플레이어와 함께 벌이는 수많은 모험이 기본적인 재미를 낳는다. 다음 게임에서 서비스하는 ‘라키아’는 이런 ‘전투’에 초점을 맞춘 게임이다. 그리고 국내 게이머들의 성향에 가장 가까워지려고 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라키아’에서 게이머의 직업 선택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어떤 캐릭터든 근거리, 원거리, 흑마법, 백마법을 모두 쓸 수 있고, 클래스의 고유 특성에 대한 자유도를 최대한 부여해 워리어의 근접 기술과 강력한 흑마법을 모두 쓸 수 있는 등의 ‘천상천하유아독존’ 캐릭터도 만들어낼 수 있다. 최근 수많은 게임들이 최대한 파티 플레이를 권장하고 있는 반면, 이런 ‘라키아’의 특징은 분명 어떤 의미에서는 매력적이다. 물론 그 뒤에는 끝없는 소위 ‘노가다’가 필요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레벨업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은 쉽게 게임의 재미를 떨어뜨릴 수 있으며, 어쩔 수 없이 연속되는 전투와 거기서 오는 지루함의 조절은 MMORPG의 영원한 숙제다. 하지만 ‘라키아’에는 아직 이런 방지책이 거의 구현되지 않고 있다. 레벨 하나가 올랐을 때의 성취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종족에 따른 몹끼리의 링크도 되어 있지 않고 대부분 선공과 후공밖에 없어 전략성이나 스릴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단계에 따라 나눠 놓은 맵 중에는 마을이 없는 곳도 많을 정도로 아직 완성되어 있지 않다. 한 마디로 다른 게임보다 더 끊임 없는 전투가 필요한 게임이면서도, 그 부작용에 대한 대책은 더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평점 6.6
그래픽 7
사운드 8
게임성 5
흥행성 6
조작감 7
 
소 잃고 외양간 고칠 것인가
 
◇ 윤주홍 게임메카 기자 rough4719@gamemeca.com

팬터지를 바탕으로 한 게임은 게이머의 몰입을 쉽게 끌어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게임 속에서라도 현실을 탈피하고자하는 무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리니지는 잊어라’라는 광고문구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는 ‘라키아’ 역시 가장 보편적이고도 안전한 ‘팬터지’의 길을 걷고자 험준한 온라인게임 시장의 산맥에 출사표를 던진 작품 중의 하나다.
사실 ‘라키아’는 성급하게 열린 오픈베타테스트 때문에 수많은 게이머들이 등을 돌린 뼈아픈 과거를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초기에 지적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무료온라인게임이 범람하는 살벌한 시장에서 한번 잃은 신의를 되찾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현재 시점에서 살펴본 ‘라키아’는 분명 성장가능성이 돋보이는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뮤지션이 참여한 ‘라키아’의 음악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마음껏 캐릭터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프리스타일 캐릭터 성장시스템이 돋보인다. 하지만 전직 전까지 대부분의 스킬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과 노가다성이 짙은 초반 게임플레이는 게이머들로 하여금 ‘라키아’의 숨겨진 매력을 체험조차 못하게 만드는 가장 큰 단점으로 작용한다.
특히 ‘라키아’를 다른 온라인게임과 차별화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인 ‘무한전쟁’의 구현이 시기적절한 타이밍에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 또한 게임의 생명력을 단축시키는 요인이다.
세계 제 1의 개발사 및 유통사로 손꼽히는 EA는 “아이디어는 언제나 환영하지만 곧바로 게임에 적용시킬 수 있는 완성된 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은 아이템은 혼란만을 가중시킬 뿐”이라는 개발 철칙을 내세우고 있다. 제 아무리 기대를 불러일으킬 만한 기획을 갖고 있다고 해도 구현되지 않은 시스템은 게이머들에게 잡히지 않는 구름일 뿐이다.

평점 5.6
그래픽: 5
사운드: 9
완성도: 4
흥행성: 5
조작감: 5
 
장지영기자(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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