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과 끈기로 승부한다"
 
심리학도에서 건설업체 사장, 다시 철학도에서 게임 벤처 CEO로. 게임업계에선 원로(?)급에 해당하는 40대 초반의 나이. ‘스펠 메이지’의 탄생에 산파역을 맡은 김광수 브룩소 사장(41)은 소위 ‘산전수전’ 다 겪은 경영자다. 약관의 스물다섯의 나이에 도산위기에 몰린 부친의 사업(건설업)을 이어받아 기사회생시키는 등 경영능력 만큼은 검증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어떠한 위기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 듯한 뚝심의 소유자이며, 무엇보다도 시류에 편승하지 않는 정도경영을 강조한다. ‘PDA시장은 이제 끝났다’란 세간의 회의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김 사장은 특유의 ‘은근’과 ‘끈기’를 바탕으로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게임시장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건설업을 뒤로하고 다시 학교(서울대)로 돌아와 철학에 심취해 있던 중 우연한 기회에 ‘하데스의 신전’이란 에듀테인먼트 프로젝트의 PM을 맡으면서다. 이후 벤처붐이 일던 90년대말 몇몇 교수들이 게임벤처를 창업, 개발팀장을 맡으면서 ‘복케이드’란 게임을 개발했다. 그러다 2000년9월에 브룩소를 설립하며 독립했다.
 
철학과 게임은 상관 관계가 있나.
 
온라인 게임을 즐긴다는 것은 자기가 키우는 캐릭터와 하나가 되어 게임 속 제 2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사이버 세계의 이유를 파헤치는 게임 기획과 철학은 거리가 멀지 않다. 게임기획을 하며 철학 공부한 덕을 많이 보았다.
 
인생의 좌우명이 있다면.
 
진인사대천명.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안달하지 않고 묵묵히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후속작에 대한 구상은.
 
캐주얼 게임과 미래형 스포츠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좀더 장기적으로 경제 시뮬레이션 게임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다. 기존의 미시적 차원의 경영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좀 더 거시적 차원의 경쟁을 바탕으로 하는 게임을 만들까 한다. 나름대로는 오래 구상을 해 왔다. 하지만 ‘스펠메이지’가 그랬듯이 선례가 없는 게임을 만드는 일이라 시간은 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닮고 싶은 경영자는

예전에 에디슨 연구소의 운영 방식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크게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에디슨은 뛰어난 발명가였을 뿐 아니라 경영자로서도 매우 훌륭했다. 에디슨은 직원들 각자에게 사로잡혀 연구할만한 도전적 과제를 제공했고 그 과제의 매력이 모두를 이끌었다. 이는 시간이나 성과에 의한 관리가 아니라 비전을 통한 관리라 할 수 있다. 모두가 비전을 공유하며 성장하는 그런 브룩소를 만들고 싶다.
 
이중배(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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