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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스퀘어는 작품 수를 늘려 돈을 벌어보자는 전략으로 팀을 세분화해 계속해서 새로운 게임을 개발했다. 그러나, 이처럼 마구 만든 게임들은 전혀 팔리지 않아 스퀘어는 도산 직전까지 몰리게 된다. 게임을 기획했던 사카구치(현재 스퀘어의 부사장) 스스로도 자신이 만든 게임에 재미를 못 느껴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적성에 맞지 않는 것은 아닐까 고민했을 정도였다. 자신감을 잃고 게임 제작을 계속하고 싶다는 의욕마저 잃기 직전에 사카구치를 ‘자, 한 번만 더 해보는 거다!’라고 돌아서게 만든 것은 바로 1986년 5월 에닉스에서 발매한 '드래곤 퀘스트'였다. 엄청난 붐을 불러일으킨 롤 플레잉 게임의 걸작이다. 이 걸작 게임에 자극받은 사카구치는 그로부터 1년 동안 어쩌면 게임 제작자로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작품 제작에 몰두한다. 1년이라고 하는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긴 제작 기간을 소모한 것만 봐도 이 작품에 걸었던 사카구치의 의욕을 짐작할 수 있다. 사카구치가 게임 제작자로의 마지막 꿈을 걸고, 스퀘어가 회사의 존망을 건 게임 소프트웨어는 1987년 12월에 ‘화이널 환타지’(FINAL FANTASY)라는 타이틀로 발매된다. 이 게임은 이후 계속된 시리즈물로 발표되며 RPG의 신화를 열었다. 마지막 이 하나의 게임에 걸었던 최후의 꿈이 멋지게 이루어진 것이다. 이후 사카구치가 크리에이터로서 자존심을 관철시켜 완성한 ‘파이널 판타지7’(1997년 1월)은 패미컴이 아닌 PS용으로 개발하는 모험을 통해 오늘날의 대성공 신화를 만들어냈다. 휴대폰이 게임의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많은 수의 게임이 쏟아졌지만 모바일 플랫폼을 대표할 만한 타이틀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아직까지 모바일 게임의 역사가 짧아서 그럴까. 앞으로 휴대폰이 게임의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휴대폰의 장점을 살려 사람들의 가슴 속에 깊이 파고들 수 있는 핵심 모바일게임 타이틀이 많이 등장해야 할 것이다. ‘화이널 환타지’가 마지막에 꿈을 이루었듯이 우리도 이러한 꿈과 열정을 가슴속 깊이 간직했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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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준 게임빌 사장(bjsong@gamevil.com) |
- 기자명 송병준 게임빌 사장
- 입력 2004.03.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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