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력 확충...장르 다변화..정부역할분담 과제 산적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3조원을 훌쩍 넘는 ‘매머드산업’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아직도 국내 온라인 게임산업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며 전형적인 ‘외강내유’형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90년대 후반 이후 연평균 두 자릿수의 초고속 성장을 이어오면서 심한 ‘성장통’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현 온라인게임 산업의 구조적인 한계를 시급히 해결하지 않고는 온라인 강국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전문인력을 확충하는 일이 급하다. 게임은 종합 예술로 시나리오, 그래픽, 사운드, 프로그램, 기획, 마케팅 등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현재 기획자(PD)나 마케터 등 고급 인력이 절대적으로 모자란다. 자연히 프로젝트에 따라 고급인력의 이동이 심해 콘텐츠의 차별화가 약해져 게임판을 떠나는 ‘부동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게임아카데미 기능을 재정립하고, 보다 거시적이고, 체계적인 산·학 협력의 전문인력 양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롤플레잉(RPG) 중심의 시장 구도도 넘어야할 산이다. 현재 RPG류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80%. 그러나, 실제로 90% 이상의 영향력을 갖고 있다. 더욱이 시장 구도가 몇몇 메이저 RPG업체의 독과점 형태로 형성돼 있어 개발팀의 저변 확대와 가장 큰 장애물이다. ‘빨간마후라온라인’이란 시뮬레이션게임을 개발중인 게임어스의 배상철사장은 "RPG가 시장을 장악, 개발팀들이 리스크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RPG에만 매달려 RPG집중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우리가 진정한 온라인게임 강국이 되려면 다양한 장르가 고르게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역할도 보다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문화부·정통부 등 정부의 역할분담이 중요하다. 게임 역기능, 등급분류제도 등 정부의 역할이 산업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상황에서 기업의 발목을 잡아선 안된다. 게임에 대한 문화적 인식 전환도 시급하다. 장인경 마리텔레콤 사장은 "게임은 ‘기술’과 ‘문화’라는 양쪽 날개가 균형을 잡아야만 날아갈 수 있다"면서 "기술은 단기간내에 습득할 수 있으나, 문화는 장기간에 걸친 체계적인 교육과 인문사회학에 대한 폭넓은 교양과 체득에 의해서만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진출도 강화해야 한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어 해외진출이 없이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 반면 중국 등 해외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콘텐츠 자체 경쟁력을 높여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씨는 "궁극적으로 기존 게임에서 찾기 어려운 매력을 가져야 해외무대에서도 통한다"고 강조한다.
 
 <표. 세계 온라인게임 빅5>
 순위=매출(2002년기준) (단위: 1백만달러)
 1=미국=2,716
 2=한국=377
 3=중국=84
 4=대만=41.3
 5=일본=38
 (자료: 문화부)
 
 
이중배기자(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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