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태, 손승철, 김양신 등은 10년째 한우물
송재경과 김지호는 자리 바꿔 제2 인생에 도전
 
‘국산온라인 역사를 만든 1세대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 웹젠의 창업자 이수영 사장 등은 게임업계를 대표는 스타이며 동시에 엄청난 부를 챙긴 성공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1세대 개발자라기 보단 경영자에 가깝다. 이때문에 ‘단군의 신화’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을 개발해 지금의 찬란한 온라인 게임시대를 연 주인공들이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궁금증이 발동할 수 밖에 없다.
1세대 개발자 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올리 수 있는 인물은 단연 송재경씨다. 그를 언급하지 않고서는 온라인게임의 역사가 완성되지 못한다. 머드게임 ‘쥬라기공원’에서부터 세계 최초의 머그게임인 ‘바람의 나라’, 온라인 게임 대중화를 이끈 ‘리니지’까지 그가 기획한 모든 게임은 하나의 역사로 남아있다.
송재경씨는 넥슨에서 ‘바람의 나라’를 히트시킨 후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을 만나 ‘리니지’ 신화를 일궈냈다. 그런 그가 지난해 3월 엔씨소프트를 퇴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송씨의 행보가 세간의 관심사가 되기도 했다.
송씨가 새롭게 기착한 곳은 XL게임즈. 지난해 4월 엔씨소프트 퇴사후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설립한 회사다. 지금까지는 개발자 송재경이였지만 이제는 경영자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XL게임즈가 어떤 게임을 만드는지도 궁금한 부분이다. ‘리니지’를 뛰어 넘는 새로운 컨셉의 게임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송씨가 개발하고 있는 게임은 뜻밖에 온라인 레이싱 게임이다. 송씨와 함께 일하는 주요 개발자들이 자동차를 좋아해 레이싱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마리텔레콤의 장인경 사장도 온라인 게임 1세대를 떠올릴 때 결코 빠뜨릴 수 없는 사람이다. 카이스트 학생들과 함께 ‘단군의 땅’을 처음 선보인 데 이어 ‘아크메이지’ 등을 히트시키며 온라인 게임 대중화의 기반을 닦았기 때문이다. 97년 미국 실리콘밸리로 건너 간 장 사장은 ‘아크메이지’ 등으로 승승 장구했지만 실리콘밸리에 불어닥친 IT한파까지는 이겨내지 못했다. 돈을 줘야 하는 파트너업체들이 어려워지면서 동반불황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국내에 복귀해 재기를 노리고 있는 장 사장은 게임 퍼블리싱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 사업 비즈니스 경험을 살려 국내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전략이다. 장 사장은 또 10년간 겪어온 경험을 토대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엮은 책을 발행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키트 머드’와 ‘단군의 땅’을 개발하며 국산 온라인 게임의 씨앗을 뿌린 김지호씨도 대표적인 1세대 개발자다. 그는 지난 2002년 엔씨소프트로 둥지를 옮겨 제2의 게임인생을 시작하고 있다. 머그게임부터 익혀온 게임철학을 담은 야심작을 내놓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작품이 나오기 전까진 언론과의 접촉도 극구 회피할 정도로 각오가 대단하다. 현재 그가 개발하고 있는 게임은 여고생을 겨냥한 온라인 시뮬레이션 게임 정도로만 알려지고 있다.
온라인 1세대들의 자취를 더듬을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업체는 넥슨이다. 넥슨 창립 멤버들의 이동 모습을 보면 국산 온라인 게임의 트렌드 변화까지 살필 수 있다고 말할 정도.
넥슨 창립 멤버이자 대표적 1세대 개발자 중의 하나인 김정주씨는 현재 넥슨 일본 법인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경영은 정상원 이사, 서원일 대표 등 후배들에게 맡기고 해외 시장 개척에 몰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넥슨 창업 멤버 중 하나인 나성균씨는 인터넷 비즈니스 노하우를 살려 네오위즈 등을 설립해 인터넷 분야의 맹주로 자리잡고 있다. 현 네오위즈 대표인 박진환 사장도 초기 넥슨의 아르바이트생 출신으로 지난해 ‘피망’을 런칭해 게임포털 분야 선두로 도약시켰다. 이밖에 넥슨 출신의 개발자인 이승찬, 구현욱씨 등은 독립 법인을 설립해 ‘메이플스토리’와 ‘아라마루’ 등을 선보이고 있다.
카이스트 출신의 1세대 개발자 조현태씨는 94년부터 10년 동안 태울을 굳건히 지켜오고 있다. 최초의 머그게임으로 언급되는 ‘파운데이션’에 이어 ‘영웅문’ ‘신영웅문’ ‘슬레이어즈’ 등 다양한 히트작을 배출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잇다.
이밖에 매닉스의 손승철 사장, 청미디어의 김양신 사장 등도 사명을 엠게임, 제이씨엔터테인먼트로 바꿨을 뿐 중견 온라인게임업체의 리더로 변함없이 활약하고 있다.
 
김태훈기자(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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