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등급위원회의 게임물 등급 심의기준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족용 게임 ‘슈퍼마리오’ 최신 버전인 ‘마리오 파티어드밴스’에 대해 18세 이용가 등급을 부여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3일 영등위 홈페이지와 각종 포털 커뮤니티에는 이번 결정을 성토하는 관련업계 및 게임 이용자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는 부분은 게임에 등장하는 ‘슬롯머신’이다.

영등위측은 “슬롯머신이 사행성이 다분한 성인 게임이어서 ‘슈퍼마리오’가 그동안 어린이들에게 아무리 친숙해져 있다 하더라도 18세 이용가 등급이 불가피했다”고 판정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영등위의 이 같은 판단이 게임 자체의 건전성과 가족적 내용을 무시한 채 ‘슬롯머신이 등장하면 무조건 안 된다’는 식의 획일적인 사고방식에 기인한다고 꼬집고 있다.

‘마리오파티어드밴스’의 국내 배급을 맡고 있는 대원씨아이도 발끈하고 나섰다. 이회사 게임사업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성별에 관계없이 전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자리 잡은 마리오 시리즈가 18세 등급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납득이 안 간다”며 “슬롯머신 느낌의 게임을 여러 미니게임 중 하나로 넣었을 뿐 그것을 주제로 만든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용자 반발이 거세지자 영등위측은 슬롯머신 부분을 삭제하는 조건으로, 15세 이용가 등급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비공식적 입장을 대원씨아이 측에 전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불투명하다. 대원씨아이 측은 단순히 국내 판권만 갖고 있을 뿐 게임내용 삭제는 물론, 내용 변경에 대한 전권은 원작사인 일본의 닌텐도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마리오 시리즈 게임 자체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전체이용가가 아닌 어떤 연령대 제한도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원씨아이는 이 날부터 향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분주한 움직임에 들어갔다.

한편 이번 ‘마리오파티어드밴스’ 18세 이용가 등급 판정은 이 제품이 지난 29일부터 국내 시판된 최신 게임기 ‘닌텐도DS’ 호환 타이틀이라는 점에서 ‘닌텐도DS’ 판매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2005-01-03 18:01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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