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용 게임개발 툴의 배포가 명확한 이유없이 지연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니와 PSP용 게임 개발 계약을 맺은 10개 한국 기업들은 아직까지 새 타이틀 개발 툴을 제공받지 못해, 오는 9월 ‘2004도쿄게임쇼’에서의 첫 출시는 물론 내년 봄 국내 출시 일정을 맞출수 있을지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전세계 PSP 출시 일정 자체가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극단적인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주 미국에서 폐막된 ‘E3’행사에서 넥슨·제페토스튜디오·쿵엔터테이먼트·시드나인엔터테인먼트·액시스엔터테인먼트 등 5개 한국 개발사들이 선보인 시제품도 공식 발표와는 달리 PC애뮬레이터로 급조된 동영상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국내 사정과는 달리 PSP용 개발 툴이 일본·미국 등 몇몇 대형 개발사에는 이미 배포돼 개발작업이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통상 6개월 이상을 요하는 개발에 현재 불과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04도쿄게임쇼’에 PSP용 타이틀이 공개되려면 아직까지 개발 툴이 배포되지 않았을 리 없다는 것이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의 한관계자도 “‘2004도쿄게임쇼’에는 정식 PSP 게임이 발표될 것으로 안다”며 “이는 일본·미국·유럽 개발사의 작품 중에서 선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한국업체를 제외한 배포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진 않았다.

 이에 따라 한국 개발사들은 이번 ‘E3’에서 소니측에 의해 PSP 개발 진용 짜맞추기 동원됐지만, 정작 실익과 직결된 게임 완성시기에 있어서는 외국기업들에 많게는 6개월 가량 뒤쳐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개발업체의 한 개발팀장은 “지난해까지만해도 국내기업들에서는 PSP 플랫폼의 세계적 활용성을 크게 인정하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개발진척도, 게임기 출시시기, 소니측의 지원 의지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볼 때 시장성을 따질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또 다른 일각에선 개발툴 공급지연에 따른 PSP 출시 연기라는 극단적 예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소니측이 개발 툴배포 일정을 확정하거나, 한국과 한국 이외 지역 개발사들의 타이틀 배급에 대한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한국 개발사들 중 집단 계약 이탈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2004-05-17 17:05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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