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의 게임의 법칙] 비대면의 환경서 게임은 최적의 장르…자금 조성 등 정부와 메이저 역할 절실

코로나 19 펜데믹(대유행)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일각에선 이같은 현상이 연말까지 갈 수 있다며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일각의 기초 과학 연구자들은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운이 좋으면 올해 안으로 코로나 백신을 접하게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마디로 지구촌이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글, 마이크로 소프트, 페이스북, 트위터 등 세계 초일류 기업들은 현장 근무가 아닌 재택 근무를 아예 근무제 방식 가운데 하나로 시스템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각국 정부에서도 기다렸다는 듯이 이를 정책적으로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코로나 후폭풍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비대면(언택트)에 의한 경제, 사회, 문화 환경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또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게임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갑자기 불어난 시간을 소비하기 위한 킬링 타임이 절실해 졌고, 그 무엇보다도 바이러스 민폐를 끼치지 않으면서 즐길 수 있는 것이 게임 외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게임의 태생적인 특성을 들여다 보면 킬링타임 문화 환경에서 왜 게임이어야만 하느냐는 점을 쉽게 알 수 있게 해 준다.

인류에 첫 선을 보인 게임은 1958년에 선보인 ‘테니스 퍼 투’라는 아주 단순한 ‘똑딱 게임’이다. 견학을 온 학생들을 위해 킬링 타임용으로 급조된 것이다. 그런데 그 것이 게임의 시초가 됐다. 이후 만들어진 비디오 콘솔게임들은 호프집이나 간이 음식점에서 대표적인 킬링타임용으로 각광을 받았다.

비대면으로 시작한 게임이 역설적으로 비대면의 익명성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랜파티’(Lan-Party)다. 이는 오늘날의 e스포츠의 모태가 됐다. FPS 게임인 ‘퀘이크’ ‘레드얼럿’을 즐기는 동호인들이 매일같이 컴퓨터에서만 즐길 것이 아니라, 직접 만나서 얼굴도 보고 파티도 열어 보자며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 랜파티의 시초였다. 이는 곧바로 게임 속의 익명성을 단숨에 뛰어넘는 계기가 됐다.

이렇게 비대면으로 시작해 다시 오프라인으로, 그리고 다시 비대면으로 들어가는 랜파티는 이후 온, 오프라인을 넘나들면서 e스포츠로 급속히 재편됐다. 특히 비대면에 익숙한 한국 청소년 사이에서는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사랑받기 시작했다.

각종 대회가 TV중계 되고, 프로게이머들이 등장하면서, 상종가를 쳤고, 프로 게임단이 출범하면서 억대 연봉을 받는 프로게이머들이 러시를 이뤘다. 지금은 고전적인 인물이 되다시피한 테란의 황제 임요환은 TV 광고에도 출연하는 등 청소년 사이에서 우상처럼 떠받들어 지기도 했다.

‘똑딱 게임’에서 비디오 콘솔게임로 이어진 비대면 문화의 꽃 '게임'이  PC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시대를 연데 이어 앞으로 어떤 장르를 또 새롭게 열어갈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 될수록 게임은 더욱 심화, 발전할 게 분명하고, 그 시장은 더욱 더 맹렬히 확장될 것이다.

컴퓨터 모니터 또는 모바일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인 나 자신이 직접 게임 속으로 들어가 플레이를 전개하게 될지 그 것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증강(AR)게임과 가상현실(VR)게임 장르가 최근들어 새롭게 평가되고 있는 것도 디바이스의 발전과 함께 비대면 환경이 급격히 개선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를 놓치지 않고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중장기 발전 방안을 내놓은 것은 그런 측면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바란다면 이런 것에 대해 좀 더 각고의 노력과 고심을 했으면 한다. 이를테면 제도개선이 무엇보다 긴요하지만 산업은 자금(돈)이 있어야 돌아간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게임산업계엔 이같은 윤활유가 태부족하다. 과거 IMF 금융 위기 극복 때에는 이같은 자금이 풍부했다. 벤처들이 속속 모여든 이유다. 정부가 엔젤 자금 조성을 위해 팔을 걷어 붙여야 한다. 과거 박지원 문화부 장관이 기획재정부에 가서 떼를 쓰다시피해 정부자금을 유치한 것처럼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또 한가지는,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게임기업이나 코스닥 상장 게임기업에 대해서는 매년 일정 비율의 게임개발 출연금을 의무적으로 내도록 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민간기관을 만들어서 이를 관리토록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또 출연한 기업에 대해서는 매년 배당을 하고, 개발사들에는 이 자금을 저리로 빌려가 활용토록 하자는 것이다.

이같은 일들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게임 메이저들의 뜻과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비대면의 문화 확산은 게임계에는 또다른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간과하거나 놓칠 경우, 정말 누군가는 크게 땅을 치며 울어야 할지도 모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더게임스 모인 뉴스 1에디터 /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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