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가 갈수록 심화되는 듯 한 모습이다. 특히 청소년들을 향한 게임이용 규제는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고 할 만큼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업계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의 특징이라고 할 수 도 있겠으나, 업계의 침묵의 시간이 의외로 길어지고 있다.

현지 외신은 시진핑 1인체제 강화 방침 이후, 유독 게임을 비롯한 정보통신(IT)업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가 전격적으로 퇴임한 데 이어 세계 최대 게임업체로 불리는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 역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 등을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있다.

게임업체들의 자발적인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게임업체들은 최근 청소년 게임 이용 제한 및 결제한도의 가이드 라인을 크게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정부 당국의 정책에 적극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HTML5게임까지 규제가 이뤄지는 등 과거와 다른 엄격함을 보여주고 있다.

텐센트는 더 나아가  ‘가정보호 미니 응용프로그램’을 통해 학부모가 자녀의 게임 접속 시간, 결제 내역, 소비 패턴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최근 메신저 기반 게임 서비스 ‘위챗 미니게임’의 미성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시행하는 청소년 보호조치보다 더 강력한 규제 툴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중국 당국이 왜 갑자기 이렇게 게임과 IT분야를 압박하고 나서느냐는 것이다. 또 그 것도 시진핑 1인체제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지에서는 시진핑의 업적과 치적을 고려한 조치가 아니냐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시진핑 주석이 최고 권좌에 오르면서 보여준 지도력은 그렇게 고 평가되지 않고 있다. 미국과의 경제 문제를 둘러싼 협상 테이블이 매일같이 삐그덕 대 왔고, 유럽과의 관계도 그렇게 매끄럽지 못한 처지다. 아시아 정책도 홍콩 총독 임면 문제로 치명타를 입었고, 대만과의 관계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 동서로 남하, 논란을 빚기도 했다.

현지에서는 이같은 시진핑의 입지가 쉽게 굳혀지지 않고 있는데도 불구, 체제를 강화하면서 그의 업적과 치적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그 것이 다름아닌 청소년 보호 및 육성책이었는데, 이를 두드러지게 실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던 게 게임이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IT분야에 대한 옥죄임은 여론을 통제해야 하는 사회주의 체제 특성상 불가피할 수 밖에 없어 현지에서도 그렇게 낯설게 보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마윈 퇴출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듯 하다.

결국, 중국 당국의 게임에 대한 규제 강화는 표면적으로는 청소년 보호를 위해 진행된 것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시진핑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물이자 희생물을 찾기 위한 몸부림에서 잉태된 것이었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중국의 이같은 내정 문제로 인해 게임의 거대시장인 중국 시장이 크게 움츠리게 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도 지붕만 쳐다보며 혀만 차고 있을 게 아니라, 다른 닭을 찾아 잡을 궁리를 해야 하며, 지금이라도 기울어진 외양간을 다시 고쳐잡아,  집에 있는 소만이라도 잘 키워 나갈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이를통해 중국이 오로지 답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업계가 지금이라도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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