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계의 규제의 쇠사슬을 끊어라
게임계의 규제의 쇠사슬을 끊어라
  • 모인
  • 승인 2020.03.16 1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인의 게임의 법칙] 글로벌 경기 크게 위축…우리가 잘하는 방식으로 헤쳐 나가야

‘코로나19사태’ 로 빚어진 세계 경제 위기의 목소리가 점차 현실로 가시화되는 듯 한 모습이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세계 유명 신용 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무디스 등은 올 한국 경제 성장률을 불과 1%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 놓는 등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경제가 장기적인 침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순전히 우리들이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느냐에 따라 그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인데, 참 딱한 처지에 놓여 있다는 점은 부인키 어렵다.

한국경제는 그간 거침없이 달려왔다. 과거 중동 석유 파동과 국제통화기금(IMF)사태를 맞아 고전하기도 했지만 지혜롭게 잘 헤쳐 왔다. 일본은 무려 20여년의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면치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저력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 중심엔 정보통신과 문화산업이 우뚝 서 있다.

특히 문화산업은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으며, 지금은 한국의 대표 브랜드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요즘엔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함으로써 봉준호 감독이 스타 감독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이전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 임권택 감독 등 거장들이 뿌려놓은 씨앗들이 비로소 땅을 헤집고 나온 것이다.

탁음의 거장 조용필은 ‘창밖의 여자’ ‘모나리자’ ‘허공’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면서 해외진출 가능성이 가장 큰 가수로 꼽혔다. 북미시장 진출에 가장 가까이 서 있는 가수로도 불리웠다. 그러나 그의 그런 꿈은 성사되지 못했다. 한참을 지나 방탄소년단(BTS)이 그 꿈을 실현했다. 그러나 BTS에게 조용필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BTS의 꿈이 성사될 수 있었을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글로벌 문화계에서 한국 영화 및 K-팝은 몰라도 한국게임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었다. 지금은 과거와 판도가 약간 달라졌지만, 몇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특히 중국 게임시장에선 그랬다.

한때 중국의 5대 갑부 기업이라고 꼽히기도 했던 샨다는 한국게임 ‘미르의 전설’로 스타덤에 올랐고, 중국 IT 기업으로서 존재감 조차 드러내지 못했던 텐센트는 한국게임 ‘크로스파이어’로 세계 최고의 IT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한국영화보다 K-팝보다 더 먼저 접한 게 한국게임이었던 것이다. 한국게임이 없었다면 과연 한류 바람이란 기류가 생겨나기나 했을까.

그렇게 잘 나가던 한국게임이 최근 안팎에서 급제동이 걸리는 듯한 모습이다. 글로벌에서 주목받는 게임이라곤 ‘배틀그라운드’와 ‘검은 사막’ 정도에 그치고 있다. 국내 게임시장 판도가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바뀐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예전과 달라진 개발진들의 의지 부족 때문이란 지적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 어느 순간, 치열함이 사라졌다. 가난과 배고픔을 이겨내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과 상당히 거리감이 있다. ‘코로나’를 이겨내자면서 모두들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정책이 그렇고 현실이 그러하니까 그럴 수 밖에 없다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근무 환경은 우리 게임인에는 아주 맞지 않는 정서다.

게임계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다. 몰아치며 속도전을 벌이는 게 대한민국 게임인들의 특질이자 장기다. 하지만 이젠 그렇게 할 수 없게 됐다. 개발진들이 셀러리맨들처럼 일과가 끝나면 손을 털고 일어서야 한다. 게임은 종합예술이라고 하던 말이 무색하게 됐다.

그런 것은 또 있다. 게임 개발자들이 가장 의지하고 기댄 곳은 게임산업진흥원이었다. 그곳의 지원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키워온 개발자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게임계의 본산이라고까지 불려온 진흥원은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때 아닌 문화계의 컨버전스 바람으로 한 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수직적 지원체계를 수평적 호환 관계로 지원하자며 산하기관의 통폐합을 단행한 것이다. 그렇게해서 탄생한 것이 한국콘텐츠진흥원이다.

게임업계가 지금 내수시장을 그나마 지켜내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잘 할수 있는 요인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상황이 계속 더 연장된다면 내일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경제가 휘청거리고, 산업이 몸살 증상을 보일 땐 원론적 처방으로는 대처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잘하는 것으로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것을 잘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체질을 개선토록 해야 한다.

게임 관련 유일한 육성법인 게임산업진흥법은 잘 알려져 있듯이 게임 규제법이다. 시시콜콜 정부의 손이 뻗치도록 해 놓았다. 이런 규제법으로는 게임인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에 의한 주 52시간 근무제는 게임계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좀더 세세하게 법을 적용할 수는 없는 일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를테면 개발부서와 지원부서의 업무범위에 따라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출범하면서 게임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예산은 늘었다는데 업계의 체감온도는 거의 한겨울과 같다. 게임은 문화의 꽃이자 정보통신의 산실이다. 경계를 따로 그어 놓을 수 없는 게 게임이란 장르다. 그럼에도 한국콘텐츠진흥원이란 문화육성 집단에 가둬놓고 제단하고 있다. 하지만 아니다. 그 곳에서 게임을 떼내야 한다. 예전으로 돌려놔야 한다.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산업전선에서 최선봉으로 활약한 곳은 다름아닌 게임계였다. 수출시장에서도 혁혁한 공을 세워왔다. 그런 게임계가 지금 팔과 다리가 모두 묶여 옴짝달짝을 하지 못하고 있다. 때늦은 처방일 수 있겠지만 지금이라도 게임계에 신명나도록 일을 할 수 있는 판을 깔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잘하는 것을 잘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컨대 그들은 매일같이 출퇴근하는 셀러리맨에 어울리지 않으며, 주어진 시간에 매달리지 않는다. 간섭도 싫어한다. 딱 예술적 기질이다. 그럼에도 작업을 할 때는 수평적 협업보다는 수직적 일에 더 익숙해 있는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그래야 게임산업이 다시 꿈뜰대고  ‘코로나’로 허덕이는 우리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솟아 오를 수 있다. 더군다나 지금은 누구 표현대로 비상 전시체제라고 하지않던가. 게임계의 각종 쇠사슬을 풀어줘야 한다.

 [더게임스 모인 뉴스1 에디터 inmo@thega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