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1번 류호정씨의리그오브레전드(LoL) 대리 게임 의혹이 불거졌다. 대리 랭크로 다이아 5랭크까지 올라갔다는 의혹이다.

대리 랭크란 자신의 계정을 타인에게 양도해 랭크 상위 티어(순위)에 올리는 행위를 말한다. 게임 약관상 엄연히 처벌 대상이며 만약 금전적 거래가 오갔을 경우 대리게임처벌법에 위반된다. 단 대리게임처벌법은 2018년 8월 국회 본의회에 통과됐으며 류호정 후보의 대리 의혹 건은 2014년에 있었던 일이다.

류호정 후보는 해당 의혹이 발생한 후 지금까지 총 3번의 사과문을 작성하며 논란을 불식시키고자 했으나 여론의 반응은 아직도 싸늘하다. 2014년 첫 사과문 작성 이후 당시 활동하던 게임 동아리 회장 자리 사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인터뷰를 하는 등 말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2015년 게임회사에 모바일 게임 개발팀으로 입사할 당시 지원서 스펙에 해당 게임 등급을 기재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불씨는 다시 타올랐다.

류호정 후보는 12일 입장문을 밝혔다. 논란이 되는 주요 쟁점에 관해 설명하고 경제적 이득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류 후보는 “게임 회사 취업 당시 올렸던 이력서에는 게임 최고 랭크를 ‘다이아4’로 작성했다”며 “그 등급은 계정 공유가 아니라 자신의 실력으로 직접 승급해 만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잘못된 판단으로 실력에 맞지 않는 ‘다이아5’ 계정을 갖게 되었던 지난날이 부끄러워 1년 넘는 시간 동안 연습해 얻은 결과다”고 밝혔다.

이어 부당한 방법으로 얻은 스펙도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게임 동아리의 경우 친목 동아리였으며 스트리머 활동 당시에도 방송 수익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여러 보도 기사를 내보낸 언론에 대해 의혹 보도를 멈추고 수사기관에 고발하면 당당히 수사에 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의혹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게임 업계뿐만 아니라 많은 관계자가 이러한 류 후보의 행보를 비판했다. 프로게이머 출신 황희두 더불어민주당공천관리의원은 “대리 문제는 쉽게 비유해 대리 시험을 걸렸다고 보면 된다. 정의로운 사회를 추구하는 정의당 비례 1번으로 대표해서 나올 수 있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겠나”며 강력히 비판했다.

대리게임처벌법을 만든 이동섭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은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을 상당 기간 즐겼고 대회까지 출전한 사람이 대리게임 심각성을 몰랐을 리 없다. 게임 업계에 몸담았고 앞으로 게임 업계 노동자 권익에 앞장서겠다는 사람이 대리게임을 ‘조심성 없이 일어난 일’로 말해선 안 된다”고 성명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리게임을 ‘한낱 게임 문제’로 치부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류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류 후보가 당시 흔치 않던 여성 고티어 게이머로 알려졌던 것을 감안하면 사람들은 단순히 ‘대리’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분노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심각해지고 있는 취업난과 현실에서 겪는 불합리함 속에 게임마저 거짓된 ‘스펙’을 쌓는 용도로 사용된 것이 유저들이 분노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많은 사람이 게임에 열광하고 e스포츠에 몰입하는 것은 오직 ‘실력’만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게임 내 발생하는 불법 프로그램(핵)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실제로 리그오브레전드에선 도파(정상길) 유저가 대리 게임으로 영구 정지를 받은 사실은 유저들 사이에 유명한 일화다. 정상길 씨는 현재 유명한 사업가로 변모했으나 아직 리그오브레전드 계정 정지는 풀리지 않았다.

정의당은 현재 류 후보가 다니던 회사에 사실관계 요청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례대표 1번 후보의 행보에 많은 유저와 관계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더게임스 신태웅 기자 tw333@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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