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의 게임의 법칙] 코로나 19사태로 여러 시사점 안겨줘…게임시장도 중국발 공세로 큰 몸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 19)로 인해 이 병의 발병국인 중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 등 주변 국가들이 큰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예방적 조치만 잘 취하면 문제 될 게 없을 것으로 예상됐던 우리나라는 말 그대로 창궐 지경이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코로나 19 전국 확진 환자 수는 무려 4000여명이 넘어서는 등 중국 다음으로 많다.

이같은 처지에 빠지자, 세계 각국에서는 한국인이거나 한국을 경유한 외국인에 대해서는 입국을 거부하거나 2주간 격리조치를 취하기로 하는 등 강도 높은 입국장벽을 쌓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울어야 할지 아니면 웃어야 할지 정작 꼴불견은, 이 병을 우리나라에 전파한  중국의 엉뚱한 수작과 한국에 대한 그들의 태도다. 예컨대 한국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거나, 코로나 19 확산이 자신들보다 더 빠르게 심화되고 있다는 등 듣기에 따라 아주 민망하거나 황당한 소리를 아무 거리낌 없이 내뱉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아예 한국인의 중국 입국을 막거나, 박대하는 듯한 모습까지 연출, 저들이 과연 우리 이웃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가까운 이웃이라며 중국을 감싸고 있다. 코로나 19 퇴치를 위한 배수의 진을 치면서도 그들에게는 그렇게 까지 야박하게 입국 저지의 벽을 쌓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 것이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 대한 배려이며, 국격이 있는 나라다운 모습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우리 정부가 과거 정부와는 달리 네거티브 방식에 의한 행정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에서는 한국 정부가 제대로 방역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참을 끌어 내리고 있다. 하지만 국민을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하는 중국의 봉쇄 방식의 처치법은 한마디로 구닥다리이자 후진국형이다. 이같은 방식은 병을 잡고 고쳐야 하는 데 사람을 잡는 꼴이다.

네거티브 방식은 안타깝게도 시간이 아주 필요한 인내형이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19는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일거에 퇴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렇다고 그 병 때문에 엄한 사람까지 때려 잡아 가둘 순 없다.

동요하지 않으면서 정부의 예방조치에 따라 차분하게 대응하며 움직이면 되는 것이다. 방역 업무는 봉쇄적이지만, 일반 시민을 가둬두는 방식은 취하지 않겠다는 정부 당국자들의 잇단 발언은 이같은 입장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네거티브 방식의 행정은 그래서 전형적인 선진국형이라고 불린다. 자율적이지만 그만큼의 책임이 뒤따른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이 던져준 충격파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은 또 있다. 다름아닌 국내 게임시장이다. 최근 1~2년 사이, 중국 모바일게임은 한국 게임시장에서 쾌속질주하고 있다. 불과 몇 년전만 하더라도 내수 시장에서 맥을 못추다 시피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시장 점유율을 압도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중간에 한국기업을 끼어 넣고 해 온 간접 사업 방식도 거둬 버렸다.

게임 개발자들의 중국 진출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굳이 한국 게임 개발자들을 데려갈 필요성을 못느끼는 것이다. 오히려 중국 게임 개발자들이 한국에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야 현지 사정에 맞는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문은 꼭꼭 잠궈두고 있다.

과거, 한중 두 나라 사이에서 이니셔티브를 쥔 곳은 다름아닌 한국기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 모든 게 중국기업들 손에 달려 있게 됐다. 자칫 그들의 눈밖에 나기라도 하면 게임을 공급할 수 없게 될 지경에 놓였다.

그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중국 현지 소식을 접한 안타까운 마음에서 였을까. 게임계가 잇달아 재해 성금을 마련해 중국 정부에 전달했다. A기업은 게임계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큰 규모의 재해 성금을 마련해 중국 정부에 기부하기도 했고, B기업은 곧 A기업에 버금가는 성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한다.

재해를 당한 이웃 돕는 일은 인지상정이자 당연한 것이다. 나라 간에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처지도 딱하긴 마찬가지지만, 지금 중국은 큰 위험에 처해 있다. 겉으로는 수습되는 듯 하지만, 그 속은 아무도 모른다. 그들이 내놓고 있는 정보를 솔직히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임계의 딱한 처지를 살펴 본 정부가 최근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무엇보다 게임산업진흥법을 새롭게 단장해 명실공한 게임 육성법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구두탄이 아닌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정부 고위 관계자가 개정안 토론회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게임 육성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이를테면 또 다른 규제를 부를 수 있는 조항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그것은 과거로 되돌아 가자는 말이나 다름 아니란 지적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 기다려 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 그리고 시대 흐름이 크게 변화됐다면 그 정책 방향의 틀 역시 과감히 바꿔야 한다고 본다. 그 것은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이 것은 시대적 요청이자 업계의 바람이기도 하다.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은 국민적 부적응과 일부 집단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 길로 가야 한다면 가는 것이다. 그 것이 이 시대에 걸맞는 옷이라면 이전의 옷은 벗어 버리는 것이다. 코로나 19 사태는 조만간 종식될 게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을 단순히 우리에게 닥친 재앙으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새로운 질병 출현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식적 의료체계를 마련하는 또다른 기회의 장이었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낙심과 한숨만 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는 그런 측면에서 우리 게임계와 국민들에게 여러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중국이 과연 우리의 이웃인가 하는 점이다. 힘이 없을 땐 이웃도 친구도 없다.   

[더게임스 모인 뉴스 1에디터/ 건국대 문화콘텐츠 학과 겸임교수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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