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게임이 미래다 (1) 프롤로그

게임업계에서는 플랫폼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G·클라우드 등 기술발전에 날개 달고 비상…핵심 콘텐츠 발굴 · 인재 양성 대비해야

공상과학의 시대로만 여겨지던 2020년을 맞이하면서 과거 상상했던 것들과 지금의 현실을 비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밀레니얼 세대 이후 Z세대로 정의되는 현재는 모바일로 생활하는 ‘디지털 원주민’의 시대가 됐다. 더불어 5G 및 인공지능(AI) 등을 통해 급격히 발전하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미래가 새로운 생활을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다. 게임 역시 이 같은 시대 흐름에 발맞춰 달라지는 것은 물론, 변화의 핵심 중 하나로 역할을 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거의 상상과 비슷하게 발전된 것도 있지만 전혀 다른 방향이나 완전히 거리가 먼 모습으로 오히려 그 시절의 생각을 뛰어넘는 현실을 살게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격차를 비춰보며 지금의 우리가 다시 그리는 미래는 어떨까.

더게임스는 이에 세 번째 밀레니엄을 맞은 2000년대부터 현재의 20년까지 게임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살펴보고, 현재와 미래를 가늠해보는 연중기획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우리 게임산업의 성장과 앞으로의 가능성 및 나아갈 방향 등을 진단할 예정이다. <편집자>

2020년을 바라보는 시각은 서로 다르겠지만, 과거 공상 과학 영화 등에서는 자동차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인간형 로봇이 공존하는 등의 세계로 2020년을 그리기도 했다. 그런 환상이 실현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에 못지않은 그 시절의 상상을 뛰어넘는 현재가 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밀레니엄, 2000년이 시작된 지도 벌써 20년이 지났다. 앞서 2000년에 접어드는 시기에는 세기말 감성이 고조되며 이 같은 공상 요소들이 더욱 두각을 나타내고 사회문화 전반에 물들기도 했다.

사이버, 테크노, 디지털 등이 새로운 세상을 대변하는 키워드로 사용됐으며 이에 열광하는 이들과 그렇지 못하는 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2000년이 시작되는 시점 컴퓨터가 년도를 제대로 인식못해 세상이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Y2K 버그’가 화젯거리가 되는 시대였다.

'리니지' 등 온라인게임을 활용한 작품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 세기말 감성 속 태동기 겪어

2000년대의 시작과 맞물려 세기말 감성이 팽배한 시기는 우리 온라인게임의 태동기이기도 하다. ‘바람의나라’ ‘리니지’ 등을 필두로 다수의 작품들이 등장하며 새로운 세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앞서 IMF 외환위기 등의 여파로 PC방 창업이 급증한 것도 이 같은 온라인게임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우후죽순 같이 늘어난 PC방은 새로운 놀이문화로 급부상했고 이 같은 PC방의 주요 놀거리라 할 수 있는 온라인게임이 서로 맞아떨어지게 됐다.

이 같이 급성장한 온라인게임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중국 시장을 점령, 국민게임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이를 통해 한국은 온라인게임의 종주국으로 위상을 드높여왔다. 그러나 20여년이 지나며 모바일게임이 시장의 주류로 달라지면서 이 같은 명성도 옛말이 됐다.

이젠 시대의 흐름 변화로 우리 게임산업의 성장을 견인한 허리가 사라졌다는 지적도 계속되는 실정이다. 모바일게임 시대 새롭게 도전하는 업체들이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외산 게임의 공세에 안방을 내주게 됐다는 지적이다.

모바일게임 시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는 사례 중 대다수는 기존 온라인게임 시절의 유명 판권(IP)을 활용한 것이다. 특히 ‘리니지’ 시리즈를 활용한 ‘리니지M’에 이어 ‘리니지2M’까지 현재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작품을 보면, 과거의 명성을 모바일 시대에서도 재현하고 있다.

때문에 기존의 성공사례를 어떻게 새로운 미래로 이어나갈지 역시 우리 업계가 고민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반대로 현재 발굴한 성공 사례가 앞으로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든든한 기반이 된다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게임업체들은 이미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AI 등 미래기술 실현
지금은 모바일이 각광 받고 있지만, 새로운 플랫폼으로 판도가 뒤집히는 시기가 올 수밖에 없다. 이 같이 모바일에서 다른 새로운 것으로 흐름이 달라지는 시기,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성공했듯이 기존의 성공한 모바일게임이 다시금 새 플랫폼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이 같은 어느 하나에 고정된 게 아닌 여러 플랫폼의 경계가 허물어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클라우드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게임 시장이 본격화되는 추세기 때문에서다.

이미 지난해 구글의 스태디아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 등을 통해 이 같은 플랫폼 간의 경계를 허무는 게임 환경이 제시되고 있다. 기존 PC 및 콘솔 게임을 모바일로 즐기는 등 언제어디서나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같은 급격한 변화에는 5G 통신환경이 핵심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제 막 5G 상용화의 첫발을 뗀 시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겠지만 그 어느 순간 새로운 시대가 열리며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시대를 견인할 첨병으로 게임을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실제 5G를 주도하는 이동통신업체들이 게임을 킬러 콘텐츠로 앞세워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를 대변하는 키워드로는 5G와 함께 AI가 꼽힌다. AI 측면에서도 게임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우리 실생활에서 변화를 체감할 분야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AI의 발전은 일찌감치 게임과 맞물려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AI와 게임 간의 관계가 대중적으로 주목을 받는 사례이기도 했다.

게임업체들은 이미 유저가 실제 사람과 대결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실력을 맞춰주는 AI를 구현하며 이를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또 한편으론 사람처럼 행동하는 AI를 활용해 유저의 예상 행동 패턴 등의 빅데이터를 확보, 이를 통해 게임의 세부적인 요소를 설정하는 등 겉으로 보이진 않지만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한 미래 기술을 실현해왔다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문화의 변화까지 이어진다. 게임의 발전으로 이를 시청하는 e스포츠 문화가 저변을 확대해 온 것도 하나의 사례다.

e스포츠를 기존 스포츠의 분류로 묶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갑론을박이 펼쳐진 것은 이미 e스포츠의 존재감을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기존 스포츠 틀에 맞출 게 아니라 e스포츠 만의 영역을 확대하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의 세대에서 e스포츠 수요가 증가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과정에서 변화를 거듭하며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저변이 확대되고 영향력이 강화된다면, 지금의 전 세계를 아우르는 스포츠 대회와 같은 빅이벤트가 명맥을 이어가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미 ‘리그오브레전드’의 월드 챔피언십이 ‘롤드컵’이라 불리며 흥행력을 과시하고 있다.

언젠가는 이 같은 단일 종목의 대회가 아닌 여러 종목을 아우르는 e스포츠 올림픽이 탄생하는 것도 기대해 볼만하다는 것이다.

게임인재를 키울 교육 시설을 확대하며 가능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미래 이끌어 나갈 인재 육성해야

게임업계는 e스포츠의 저변이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게임을 시청하는 콘텐츠로 소비하는 ‘보는 게임’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과거 게임을 함께 즐기기 위해 PC방을 찾았다면, 이제는 유튜브를 비롯해 스트리밍 방송 등을 통해 편안하게 게임을 시청하는 문화가 대중적인 것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보는 게임’의 문화 역시 미래 세대의 중요한 변곡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선 기술의 발전으로 플랫폼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과 맞물려 시청자가 방송을 시청하는 도중, 바로 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구현될 것이란 예측이다.

이를 통해 인플루언서와 시청자 간 거리가 더욱 가까워지며 함께 게임을 즐기는 문화가 확대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다. 과거 PC방 놀이문화가 유대감을 비롯한 친목의 수단이 됐다면, 미래에는 이 같은 스트리밍 방송 등이 인간관계의 새로운 통로가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정부의 제도 및 정책으로 발목을 붙잡힐 것이란 우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게임은 청소년 보호 및 사행성 방지 등의 이유로 더욱 강력한 규제에 위축돼 왔다는 평이다.

정부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의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법률 제명에서 진흥이 빠지고 사업으로 변경되는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이 현재의 산업 진흥 측면에서의 제도적 정비도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정부의 지원을 실질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미래 게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인재 양성 측면에서도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평이다. 교육 시설을 확대하며 역량을 키우는 것은 물론 가능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향후 게임의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커져감에 따라 이 같은 변화는 정해진 수순이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개발 기술 측면뿐만 아니라 역사나 문화 등 게임에 대한 학문이 발전하면서 이를 연구하는 기관의 역할도 점차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또 기존과 다른 교육과정을 거친 미래 세대가 변화를 가속화하며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래 세대는 지금의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것들을 실현해 나갈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이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우리 게임업계의 미래에 대한 투자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