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에 대해 상식의 도를 넘어서는 무리한 검열로 논란을 빚고 있다.

당초  청불게임 서비스로 새 시장이 열리게 됐다며 반겼던 게임업계는 이럴 바엔 차라리 애플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이 더 낫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이용고객들의 피해를 우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애플의 이같은 강력한 검열 시행의 배경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전혀 없다. 항시 일방적이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문제는 이같은 자체 검열의 잣대가 매우 자의적인데다 형평성에도 크게 어긋난다는 점이다.

최근 스마트조이의 ‘라스트 오리진’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작품은 검수 준비 작업을 포함, 총 6차례의 심사를 통과해 지난해 11월 14일부터 애플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1월 7일께 갑작스럽게 마켓 검열로 정상적으로 다운받을 수 없게 됐다.

이 작품은 이달 21일 애플 검열을 반영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사실상 서비스를 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바뀌었다. 여성형 실루엣의 경우 통째로 뭉개졌으며 인 게임 화면 등은 몸체가 대부분 가려져 사실상 얼굴만 나오는 수준이다. 이 작품이 성인 유저만 즐길 수 있는 청불등급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도가 지나치다는 비난을 살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선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검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같은 마켓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게이도라도’라는 게임의 경우, 게이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남성의 나신 및 성적인 요소 부문 등을 제한없이 노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청불등급도 아니다. 경쟁작에 비하면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성인이 이용하는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에 대해 또다른 검열이 필요하느냐는 점이다. 반사회적이거나, 반 인륜적인 문제, 그리고 문제가 있는 젠더 소재의 작품들이 아니라면 그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고 그대로 서비스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여전히 성에 대해 터부시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폭력적인 것이 더 나쁘다는 것이다. 몇군데 야한 장면이 나오면 가위질을 하면서, 수십명의 인명을 무자비하게 살상하는 장면은 그대로 허용된다. 아주 잘못된 기준이다.  더군다구나 검열이란 것은 창작자들의 의욕을 꺾는 아주 고약한 행위다. 화성에 우주인을 보내겠다고 하는 이 시대에 검열이란 있을 수 없다. 게다가 성인 장르의 게임이 아니던가. 굳이 일본 게임시장과 비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젠 성인 게이머들에게도 상응한 게임을 제공할 때도 됐다.     

글로벌 기업이자 열려있는 기업이라고 평가받는 애플에서 다른 것도 아닌, 성인을 위한 게임을 검열하고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여기에다 뚜렷한 이유나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서비스 중단 유무를 결정하는 건 전형적인 갑질 행위다.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한국에선 구글마켓이 애플을 압도하고 있다. 그같은 이유가 애플보다 더 개방적이고 더 친기업적인 모습을 보이는 구글의 정책에 기인한 것이라면 애플에는 뼈아픈 현실이자 교훈이 되지 않을까. 애플의 폐쇄적이고도 고압적인 벤더 운용책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어떤 근거에도 불구, 검열은 이 시대에서 퇴출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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