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기기와 장소 제약 없이 어디서든 고사양 게임 … 2022년까지 연평균 46.8% 성장

5G 상용화로 본격 속도…통신사들이 국내 사업 주도

최근 게임시장의 화두로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꼽히고 있다.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에 대한 개념 자체는 이미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제시됐고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 그간 기술적 한계로 인해 특별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으나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거대 글로벌 IT 기업들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시장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통신사들이 해외 IT 파트너들과 손잡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5G 인프라를 비롯한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은 게임을 서버에 저장한 채 이용을 요구하는 단말기에 즉각적으로 스트리밍 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서버에서 게임의 주요 연산이 처리되고 유저의 단말기(PC, 스마트폰)는 이를 보여주기만 하는 구조이다. 이로 인해 낮은 사양의 기기에서도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 기술적 제약 벗어나 미래 먹거리 부각

클라우드 게임의 개념 및 시도 자체는 이미 십 수년 전부터 있었던 것이다. 지난 2000년 지-클라스터글로벌(G-cluster Global)이 E3 행사에서 클라우드 게이밍 기술을 최초 시연한 바 있는 것. 이후 휴대용 기기의 와이파이를 통해 고성능 게임을 스트리밍하는 것을 목적으로 클라우드 게임 사업이 전개됐으나 당시 인터넷 속도나 하드웨어 대중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2014년에는 소니가 여러 단말을 통해 전용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나우’를 발표했고 이후 다시 다양한 사업 시도가 이뤄졌다. 특히 2019년 들어 전세계 시장에서의 클라우드 게임 사업은 본격적인 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이는 해당 시점을 기점으로 5G 상용화가 본격화되며 이전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1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의 등장 배경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도 5G 상용화로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최적의 인프라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인터넷 환경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때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지연시간은 60ms 수준인데 4G 환경에서의 서비스 지연시간은 200ms 이상이라 유저들의 게임을 하기에 불편함을 겪어 실패했다는 것.

지연 시간 문제 개선으로 인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 외에도 데이터센터 운용기술 발전, 스트리밍 기술의 발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뉴주에 따르면 2018년 전체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 규모는 6억 6000만 달러(한화 약 8025억원)을 기록했다. 또 다른 시장 조사 업체인 스태디스타는 2022년까지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이 연평균 46.8%의 고속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시장조사 기관들이 입을 모아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의 고속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 지속성장하며 시장 판도 바꾼다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은 유저와 게임업계, 이동통신사 등 모두에 구조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유저는 하드웨어 제약 없이 대작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환경은 자연스럽게 게임 인구 수 자체를 늘려가며 시장의 전체 규모를 키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성장한 게임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각 업체들이 적극적인 사업을 전개하며 유저들의 관심을 끄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수 있는 것.

게임업체들 역시 유저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향후 출시되는 작품들은 이른바 콘솔급의 실감나는 그래픽과 볼륨 등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또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플랫폼 마다 별도로 게임을 개발할 필요가 없어 비용과 시간이 절감되는 한편 구독기반 서비스를 제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5G 킬러 콘텐츠로 삼고 새로운 수익 모델로 삼을 수 있다. 게임이 스트리밍 방식으로 서비스 될 경우 인터넷 데이터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스트리밍 게임을 즐기기 위해 5G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는 유저들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이통사들의 경우 자사 5G를 활용한 다양한 게임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 국내선 이통사들이 주도

해외에선 공룡 IT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클라우드 게이밍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구글이 GDC에서 스태디아를 발표한 이후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게이밍 시장 진입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6월 E3 게임쇼에서 자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x클라우드’를 시연했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에게 매월 무료 게임을 제한된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올해에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게임업체들과 협의 중이다.

이 외 EA, 엔비디아, 버라이즌 등 유수의 업체들이 클라우드 게임이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또한 해당 업체들의 경우 국내 업체와의 협업 사례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MS의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프로젝트 엑스 클라우드’를 통해 ‘검은사막’ 시연버전을 최초로 공개했다. 올해 들어서는 CES 2020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의 모바일 스트리밍을 시연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이통사들이 파트너들과 손잡고 해당 사업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게임을 5G 킬러 콘텐츠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지난 1월 SK텔레콤은 MS와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의 시범 서비스를 대폭 확대에 나섰다. 이 회사는 ‘엑스클라우드’ 한국 내 독점 사업 운영 파트너로 활동하며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KT는 최근 대만의 스트리밍 솔루션 업체 유비투스와 협력을 통해 월정액 구독형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선보였다. ‘메트로 2033 리덕스’ ‘킹오브파이터즈 13’ ‘세인츠로우4’ 등 총 100여개 이상의 게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 회사는 3월 해당 서비스를 정식 서비스한다.

LG유플러스는 5G 기반 글라우드 가상현실(VR) 게임과 클라우드 게임 지포스나우를 선보이며 게임 사업 늘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게임 행사인 지스타에도 참가해 자사 라인업을 공개하며 유저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국내 게임업체들의 경우 따로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관련 사업을 하는 곳은 없다. 직접 뛰어들어 개척하기 보다는 적합한 진입 시점을 관찰하고 있는 것. 다만 국내 업체들의 경우 뛰어난 작품 개발력과 5G 인프라 등을 갖춰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에서 향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증권가에서도 이전부터 개발력과 IP 등을 보유한 엔씨소프트와 펄어비스를 클라우드 게임 수혜주로 꼽으며 주목해 온 바 있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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