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오리진’ 얼굴만 빼고 다 가렸다…환불 등 피해 고스란히 떠안겨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애플의 게임 검열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중소업체들은 청소년이용불가등급 게임을 애플에 출시한 후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의 게임 검열과 관련해 논란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애플의 경우 청불등급 게임물의 유통이 막혀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게임물관리위원회와 애플이 유통 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가능하게 된 것.

이후 성인 유저를 타깃으로 한 다수의 게임들이 줄이어 애플에 론칭됐다. 그러나 론칭이후 애플 측이 국산 게임들에 자체적인 검열을 펼쳐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 더욱이 당초 청불등급의 애플 게임 론칭과 관련해선 게임위의 심의를 받으면 할 수 있다고 알려져 검열을 따로 고려하지 않은 중소업체들의 피해가 더 큰 상황이다.

이 같은 검열 피해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스마트조이의 ‘라스트 오리진’을 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검수 준비작업을 포함한 총 6차례의 통과를 거쳐 지난해 11월 14일 애플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1월 7일 갑작스럽게 마켓 검열로 정상적으로 다운받을 수 없게 된 것.

이 회사가 발표한 iOS 검열정책에 관한 알림 공지에 따르면 1월 7일 이후 이 회사는 애플 측에 수 많은 항의와 재심사를 위한 노력을 가졌으나 애플 측은 느리고 안일한 대응과 구체적인 수정 요청 없이 모르쇠식의 무차별적인 대응을 보였다.

왼쪽이 구글 검열 버전, 오른쪽이 애플 검열 버전이다.

애플측의 이 같은 대응으로 인해 이 회사는 어쩔 수 없이 기존 검열이 이뤄지던 구글 버전 이미지로 재검수를 실행했으나 이마저도 선정적이란 지적을 받으며 이미지 수정을 요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위 등급분류와 구글 검열, 애플 검열까지 각 기관과 마켓 입맛에 맞게 만들어야 하는 3중 검열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애플 검열이 끝난 이미지를 공개했는데 사실상 서비스를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는 평가다. 여성형 실루엣의 경우 통째로 뭉개졌으며 인 게임 화면 등은 연기 등으로 가려져 사실상 얼굴만 제대로 나오는 수준이다.

더욱이 해당 이미지만 검열된 것이 아니라 이보다 조금이라도 선정적으로 분류된 이미지는 모두 검열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경우 검열된 이미지가 정식으로 조정된 버전은 아니라고 설명했으나 현재 유저들은 이미지를 가리고 있는 연기를 근두운이라고 조롱하며 실망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이 작품이 성인 유저만 즐길 수 있는 청불등급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애플의 검열은 도가 넘는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검열은 형평성에 있어서도 맞지 않는다는 평가다. 같은 마켓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게이도라도’의 경우 게이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남성의 나체 및 성적인 요소부문 등이 제한 없이 나오고 있다. 이 작품의 경우 청불등급도 아니다. 그러나 ‘게이도라도’와 달리 이 작품은 일방적이라 할 만한 수준의 검열을 받고 있는 것.

청소년이용불가등급 게임물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체형 자체가 표현되지 못하고 있다.

중소업체들은 애플 검열과 관련해 큰 피해를 받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검열 등을 신경 쓰느라 오히려 인력 및 자원을 쏟아 붙고 있다는 것. 특히 애플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과 시장 규모가 크지도 않다. 구글은 물론 원스토어에도 밀리는 작은 시장인데 중소업체들이 조금이라도 매출을 늘릴려고 진출했다 오히려 손해만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소업체 관계자 역시 “애플의 지나친 검열로 자사 임원진들은 애플 서비스 종료를 주장하고 있으나 유저들과의 신뢰 문제로 이를 겨우 막고 있는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당초 검열 없이 서비스가 이뤄질 것처럼 말하다가 다른 마켓에 비해 더욱 심한 검열을 해 배신감이 크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검열된 이미지에 불만을 품은 유저가 게임을 떠나거나 환불을 요청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중소업체 부담으로 넘어가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애플 검열과 관련해 게임위 등급분류 실효성을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마켓에서는 반영되지도 않는 심사를 일부로 돈 주고 받아야 된다. 또한 중소업체 관계자들은 앞서 게임위가 애플 청불 유통 협약 당시 새로운 시장 진출 기회 등 국내 게임산업 활성화를 위해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자평한 바 있으나 오히려 피해만 키웠다고 비판하고 있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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