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1세대 게임 개발자인  송재경이 설립한 엑스엘게임즈를 전격 인수했다. 이 회사는 최근 엑스엘게임즈의 지분 약 53%를 취득하고 경영권을 가져왔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인수를 통해 검증된 개발력과 게임 판권(IP)을 확보해 포트폴리오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포석이다. 반대로 엑스엘게임즈는 PC 온라인과 모바일 전략 타이틀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집중할 수 있는 든든한 배경이 생겼다. 양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 만들어 진 것이다.  

엑스엘게임즈는 ‘바람의나라’ ‘리니지’ 등을 개발한 송 대표가 지난 2003년 설립한 업체다. 그동안 온라인 MMORPG ‘아키에이지’와 작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최우수상을 받은 모바일 MMORPG ‘달빛조각사’ 등 다수의 게임을 개발해 왔다.

양사의 관계는 이미 수년 전부터 긴밀하게 연결돼 왔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8월 엑스엘게임즈에 100억 원을 투자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고, 지난 해 10월에는 첫 협업 프로젝트인 모바일 게임 ‘달빛조각사’를 시장에 론칭해 280만 이상의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썩 만족스런 결과는 아니다.  

카카오게임즈가 이번에 전격적으로 엑스엘게임즈의 인수를 결정하고 나선 것은 이같은 양사의 느슨한 전략적 관계로는 더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겠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카카오게임즈의 입장에선 아직도 갈 길이 먼 형편이다. 더욱이 모 기업인 카카오는 지난해 수익 개선을 통해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게임부문은 도리어 시즌을 역행하는 부진한 성적표(전년대비 5% 감소한 3973억원)를 받아 쥐고 말았다. 충격요법이 필요한 시점에 서있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엑스엘게임즈 인수를 계기로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짜야 할 것이다. 또 그 위치에 맞는 업계의 위상을 다시금 정립해야 한다고 본다. 카카오 그늘에서도 벗어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두말할 나위없다. 그러기 위해선 독자적인 행보도 보여줘야 한다. 카카오게임즈는 그럴 역량이 충분하다.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등에 이어 업계의 든든한 퍼블리셔 역할을 수행해 주길 바란다. 특히 빅브라더로서 새로운 게임역사를 기록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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