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처리 문제를 놓고 체면이 말이 아닌 꼴이 됐다. 벌써 수만명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사망자 수 또한 하루에도 수십명씩 늘어는 등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 넣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들에 대해 공항에서부터 철저한 검역검사를 실시 하는  등 국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이 이같은 어려운 처지에 빠지자 각국의 중국 돕기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 게임업체들의 구호 지원 및 물품 지원 활동도 활발해 지는 모습이다.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로 매년 1조원 가까운 수익을 올리고 있는 스마일게이트와 '미르의 전설'로 현지에서 튼튼한 입지를 다져온 위메이드는 각각 17억원과 1억7000만원의 성금을 내놓기도 했다. 또 넥슨 등 국내 게임 메이저들도 심각해지고 있는 중국 현지 사정을 고려해 구호물품 지원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집의 이같은 어려움을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도우려는 것은 인지상정이자 우리 국민들의 보편적인 정서다.  중국은 지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국가적 위기에 처해 있다. 따라서 이들을 돕고자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하겠다. 정부가 나서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담아 성금을 전달하는 구호 지원 방식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기업들이 직접 나서  성금이나 구호물품을 전달하려는 데 대해 나쁘다 할 순 없지만 소담스럽다고는 말할 수 없다. 지금 처지를 따질 때이냐고 물을 수 있겠으나 그렇다고 중국이 아주 위태한 지경에 놓인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업종 단체에서 이 문제를 고민하고 나섰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성금 지원 규모를 놓고 이 기업은 얼마를 냈느니 어땠느니 하는 이상한 오해를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업들간 눈치보기로 인해 규모의 경쟁을 치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 게임산업협회에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협회는 그저 회원사들의 일정 회비만을 받고  회원사들의 단순 민원만을 해결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고도의 정치력을 보여줘야 하고, 필요할 경우  협회가 앞장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없다. 또  업계의 불편한 진실을 얘기하고 그로인해 쏟아지는 여론의 뭇매를 대신 감당하는 곳 역시 협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럼에도 불구,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는 것은 협회가 현실 감각이 뒤떨어지거나, 사태에 대한 이해도가 아주 부족한 때문이 아닌가 하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오죽하면 단체의 성격과 역할이 다른 게임학회에서 업계의 성금을 걷겠다고 나섰겠는가. 이 모습 또한 한참을 빗나간 것이긴 하지만, 이같은 해프닝이 벌어지기 전에 협회가 나서야 했다는 것이다.

좋은 일은 모양새도 예뻐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탈이 없고 선의가 선의로 받아 들여진다. 그렇지 않으면 때아니게 말들만 양산하게 된다. 지금이라도 늦지않았다. 협회가 나서 회원사들의 성금을 모아 중국 측에 전달했으면 한다. 그게 진정한 마음의 표시이며,  중국과의 관시를 나타내는 징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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