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의 게임의 법칙] 이 모두가 중국과 선이 닿아 있다는 데…그래도 춘삼월 오기전 마무리되길

중국 우한지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중국은 물론 한국, 일본, 태국 등 아시아 지역 국가들 뿐 아니라 미주 유럽 국가들까지 큰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의 추세를 지켜보면 상황이 더 안 좋은 쪽으로 기울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뒤늦게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국제적 공조체제에 착수했다. 그러나 WHO는 교역 및 여행 제한에는 반대입장을 표명,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한국 일본 등 당사국들의 정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우세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이처럼 확대되자 세계 각국에서는 초기 대응에 실패한 중국에 대해 어떻게 이 지경으로 일을 키웠느냐며 못마땅하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중국 당국이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세계 각국이 이처럼 호들갑을 떨지 않아도 됐을 것이란 지적이다. 뒤늦게 시진핑 국가 주석이 나서, 본인이 이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 나가겠다고 선언했지만, 각국의 반응은 아주 시큰둥하다 못해 싸늘하다. 일각에선 아예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까지 의심받고 있다.

외신은 이를 두고 중국 당국이 WHO와의 관계를 너무 맹신한 나머지,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한 게 아니냐며 WHO 사무총장인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와의 모종의 커넥션을 제기했다. 국가 전염병이 발생하면 세계 각국은 즉각적으로 WHO에 이에 대한 세세한 내용을 보고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은폐했다.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가들의 지속적인 질의 주문이 있고 난 다음에야 뒤늦게 바이러스의 성격을 알려줬다. 중국 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외신은 상당한 뒷 배경을 두지 않고서는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란 것이다.

그러면서 그 중심의 인물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을 지목했다. 테드로스는 마거릿 챈 사무총장 후임으로 제 8대 WHO 사무총장에 오른 인물이다. 에디오피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역임하기는 했지만, WHO의 살림살이를 떠맡기에는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그는 경쟁자인 영국의 데이비드 나바로 전 WHO 에볼라 특사를 밀어내고 사무총장에 올랐다. 뒤늦게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를 강력 추천한 나라가 바로 중국이라는 것이다.

그가 사무총장에 오르자마자 제일 먼저 의제로 올린 건 다름 아닌 게임에 대한 질병코드 도입 추진이었다. WHO의 새 코드 도입 결정은 한마디로 그 것이 질병 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문제가 정식 논의되기 시작하자 각국에서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는 2년여에 걸쳐 뚝심있게 이 문제를 밀어붙여 지난해 5월 총회 의결로 이를 관철시켰다.

때마침, 중국에서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이쪽저쪽에서 쏟아져 나왔다. 중국당국은 기관지인 인민일보 등을 통해 게임으로 말미암아 청소년들의 비행이 늘고 있고, 특히 시력이 나빠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기 시작했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한 모임의 자리에서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 즈음이었을까. 중국 주요 게임업체들의 CEO는 시장에서 존재감이 사라졌다. 텐센트의 마하덩이 여론의 전면에서 자취를 감추는 듯 잠행을 거듭했고, 중국의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마의 마윈은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자리에서 물러났다.

중국 게임시장을 부양하며, 중국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아온 한국게임은 중국 당국의 판호 승인 거부로 ‘올드보이’들만을 가지고 비지니스 전쟁에 나서는 등 악전 고투를 거듭했다.

그동안 국제 게임계 일각에선 한국과 중국이 너무 큰 목소리로 게임 찬가를 부름으로써 WHO 측에 질병코드 도입 추진이란 화근을 불러오게 했다며 한국과 중국을 비난해 왔다. 그러나 일련의 움직임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것도 아닌 듯 하다는 것이다. 즉, 중국 당국과 WHO 측의 신묘막측한 맞아 떨어짐이 있었지 않았겠느냐는 의구심인 것이다.

중국은 게임 저작권 등 문화 무역 수지에서 큰 적자를 보고 있다. 그 것도 드러난 것만 가지고도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전역에 뿌려지고 있는 불법 저작물이 이 수치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의 엄청난 무역수지 적자폭을 감수하면서도 미국이 최근 무역 협상에 다시 합의한 것은 이같은 저작권 권리에 대한 양측의 내밀한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란 게 외신의 분석이다.

새로운 중화주의를 외치면서 그러면서도 확실한 것을 내놓을 수 없는 중국 당국이 우선적으로 취한 조치가 양화는 어쩔 수 없어 일단 그대로 두기로 하면서, 사회의 악재로 불리는 게임부터 먼저 시장에서 축출 또는 축소하려 했던 게 아니었을까. 또 이같은 조치를 일방적으로 취하기가 부담스러우니까 WHO의 사전 시그널이 필요했고, 그러기 위해 테드로스 아드하놈 총장을 WHO 수장에 앉힌 것은 아닐까.

이같은 여러 복잡한 생각이 드는 것은 오로지 필자만의 넓은 오지랖 때문이던가. 뚜렷한 이유도 없이 판호 허용을 거부하고 있는 중국당국의 태도와  WHO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처방을 둘러싼 일련의 조치들, 그리고 지난해 게임 질병코드 도입 결정 등이 추진된 배경 등 하나같이 명쾌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분명한 것은 이 모두가 중국과 끈이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신병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 시기와  판호문제는 봄이 오기전 마무리해야 하지 않을까. 중국이 대국다운 면모를 보여줬으면 한다.

[더게임스 모인 뉴스 1 에디터 /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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