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게임' 수요 증가세 뚜렷...국산 게임 가운데 '배틀그라운드'만이 유일하게 가능성 제시

'브롤스타즈'

10대를 비롯한 모바일 세대를 중심으로 게임 영상을 시청하는 등의 ‘보는 게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트렌드 변화에서 국내 게임의 영향력은 미미해 업체들이 서둘러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Z세대(1997~2012년생)가 밀레니얼 세대(81~96년생)의 인구 규모를 역전한 것으로 집계됐다.

Z세대는 모바일 시대를 상징하는 세대로도 여겨진다. 이전 세대들과 모바일 앱 사용 패턴 등에서도 차이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특히 게임을 많이 이용하긴 하지만, 실제 게임을 접속하는 것보다 게임 영상의 시청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앱애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Z세대와 그 이전의 25세 이상 세대의 월평균 게임 이용 시간을 비교한 결과 25세 이상의 세대가 Z세대에 비해 30% 더 오래 게임을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접속 건수도 25세 이상이 20% 더 많았다는 것.

Z세대는 게임 이용 시간이 줄어들긴 했으나, 게임 영상 시청에 대한 관심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 게임 영상 플랫폼 트위치의 지표가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Z세대의 게임 이용 시간이 줄어든 배경으로 장르적 변화를 꼽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캐주얼하거나 배틀로얄 장르를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MMORPG 등과 같이 장시간 플레이하는 게임을 즐겨하는 이전 세대와 비교가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이 Z세대의 선호도가 높은 게임으로는 슈퍼셀의 ‘브롤스타즈’가 꼽히고 있다. 이 작품은 한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독일, 인도네시아 등에서의 Z세대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Z세대의 인구 규모 역전으로 ‘보는 게임’ 시대에서의 영향력이 강화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유튜브 조회수 추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평이다.

유튜브는 지난해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게임 영상 상위10개 작품을 발표한 바 있다. ‘마인크래프트’가 1002억회 조회수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포트나이트(609억회)’ ‘GTA(369억회)’ ‘프리 파이어(299억회)’ ‘로블록스(296억회)’ 등으로 배틀로얄 및 샌드박스 게임에 대한 수요가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비롯해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브롤스타즈’ ‘모바일 레전드: 뱅뱅’ 등이 6위부터 10위까지를 기록했다. 국산 게임 중에서는 ‘배틀그라운드’가 이름을 올리면서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는 평이다.

반면 한국 시장의 분위기는 이 같은 Z세대를 비롯해 ‘보는 게임’ 시대 수요가 증가하는 것과 동떨어졌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수집 및 성장을 중요시하는 RPG 장르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틀그라운드

또 이 같은 업체들의 행보가 시대의 흐름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에 뒤처지며 격차를 좁히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내 게임 산업은 과거 온라인게임 전성기부터 해외 수출이 성장 동력이 돼 왔다. 향후 우리 게임업체들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안으로, 새로운 세대의 수요를 이끌어내는 도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