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6일 라이엇게임즈에서 리그오브레전드(LoL) 10주년 이벤트 행사를 개최했다. 라이엇은 행사장에서 LoL 업데이트 계획과 함께 개발 중인 여러 신작들을 공개했다.

공개된 신작들은 LoL 와일드 리포트(모바일), 프로젝트A(FPS), 프로젝트L(대전격투), 프로젝트F(RPG), 레전드 오브 룬테라(카드 배틀), 아케인(애니메이션), LoL e스포츠 매니저(시뮬레이션)다. 게임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장르별 신작이 개발 중인 셈이다.

그중 레전드 오브룬테라는 현재 사전 테스트(CBT)까지 이뤄졌으며 유저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LoL에서 차곡히 쌓아온 IP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다른 작품들 역시 2020년 추가 정보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혀 유저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런 시도가 가능한 것은 LoL이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1월 기준 PC방 점유율 41.65%로 무려 75주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0주년 이벤트 당시엔 점유율이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전 세계적인 인기에 대해선 객관적인 지표가 정확히 공개되진 않았으나 ‘2019 월드 챔피언십’ 분당 평균 시청자 수가 2180만 명으로 e스포츠 역대 신기록을 기록한 바 있다. 게임, 특히 MOBA 장르는 e스포츠의 역할이 큰 것을 고려하면 LoL이 유저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게임인 것을 알 수 있는 수치다.

보통 이렇게 승자독식을 하듯 다양한 장르 신작을 출시하면 우려나 비판이 함께 딸려오기 마련인데 라이엇 신작 발표 당시엔 그런 목소리가 없었다. 게임 완성도에 대한 우려는 있을지언정 독식에 대한 말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LoL IP를 다른 장르에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는 유저들이 많았다.

이러한 반응은 국내 작품들이 IP를 활용해 신작을 발표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국내에선 리니지, 테라, 블레이드앤소울 등 성공적인 IP들조차 ‘우려먹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우려먹기에 대한 비판은 주로 매출 순위로 나열되는 모바일 게임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모바일 게임의 수익 대부분은 최상위 과금 유저에게 나온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때문에 게임 개발 역시 많은 유저가 즐기는 것과는 거리가 먼 환경으로 만들어진다. 유저들은 이런 환경을 쉽게 눈치챈다. 현재 국내 대다수 IP는 수익성을 위해 모바일로 만들어지고 있지만 정작 ‘다수의’ 유저는 놓치고 있는 셈이다.

최근 펄어비스가 지스타를 통해 신작 4종을 발표했을 당시 호평받았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펄어비스는 슈팅, MMO, MMORPG, 배틀로얄 4장르로 개발 중이며 모두 온라인 버전이었다. 유저들은 검은사막을 플레이하지 않거나 비판적인 시선을 보냈더라도 이러한 시도를 응원했다. 그중 검은사막 IP가 사용되는 MMORPG 붉은사막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기도 했다.

매출 순위로 게임의 흥행을 결정하는 국내 시장에선 결코 LoL과 같은 게임이 나오기 힘든 현실이다. 매출과 인기는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LoL이 리니지와 같은 과금 시스템을 갖췄다면 연간 1조가 넘는 매출을 돌파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75주째 PC방 점유율 1위에 e스포츠 분당 시청률 2180만 명을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다.

승자의 개념이 무엇인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매출 순위는 결코 ‘승자의 기준’이 될 수 없다. 이는 마치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착취와도 같다. 작년 뜨거웠던 게임 질병 코드 사태 당시 국내 유저들의 냉소적인 반응만 봐도 알 수 있다.

업계 환경과 게임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개발이 유저들의 관심을 끌 것이고 그 인기가 승자의 바탕이 된다. 배틀그라운드가 LoL을 뛰어넘어 점유율 1위를 달성했을 때도 유저들은 매출 순위 때문에 배틀그라운드를 한 것은 아니다. 해외 업체에 국내 게임 시장이 잠식되고 있다는 우려 전에 국내 업체들의 게임성이 과연 경쟁력이 있는가를 고려해야 할 때다.

[더게임스 신태웅 기자 tw333@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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