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e스포츠 2020 시즌 전망은

유럽에서 개최한 리그오브레전드 2019 월드 챔피언십 

국내 '민속놀이'에서 글로벌 인기 스포츠로 성장... 롤드컵ㆍ네이션스컵 등 더 중요해진 세계무대

 e스포츠의 규모와 다양성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과거 스타크래프트로 시작된 국내 e스포츠 시장은 리그오브레전드(LoL)를 주축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모바일 게임으로까지 번졌다. 대회 역시 국내에 한정됐던 스타크래프트 시절과 달리 세계적인 규모로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도 계속 거대해질 전망이다. 

당시 스타크래프트 외 다른 e스포츠 장르는 주목받지 못했던 것과 달리 이젠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포트나이트 등 다양한 장르 게임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상금 규모도 점차 늘어났으며 이에 따라 선수들의 처우 등 다양한 환경 개선도 이뤄졌다.

2020년에도 이러한 인기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라이엇게임즈는 앞서 올해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하며 역대 최대 규모 행사가 될 것을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펍지의 경우 공식 e스포츠 홈페이지를 통해 2020년 대회 일정을 공개하고 수익 공유 모델 공개 등 대회 개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외 오버워치, 포트나이트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들의 계속되는 e스포츠 활성화 시도도 주목받고 있다. 또 카트라이더처럼 국내 인기 게임들의 대회도 함께 팬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국제적인 e스포츠 대회 활성화는 2012년 3월 리그오브레전드 대회를 통해 태동했다. 당시 총상금 2억 원으로 게임 인기에 힘입어 e스포츠 대회도 관심을 받았다. 같은 해 10월 시즌2 월드 챔피언십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며 본격적인 국제 대회에 대한 유저들과 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 대표로 활약했던 클라우드 템플러(이현우), 래피드 스타(정민성) 등 여러 선수는 지금까지도 해설, 코치 등으로 e스포츠 업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2019년에는 리그오브레전드 롤드컵이 동시 시청자 4400만을 기록하며 신기록을 세웠다. 또 총상금 역시 222만 5000만 달러(한화 약 25억 9000만 원)로 2012년 당시보다 10배 이상 늘어났다.

약 15년 전 국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던 스타크래프트 대회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당시 국내 민속놀이에 비교될 정도로 수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으니 이는 국내에 한정된 현상이었다. 이러한 e스포츠 열기가 세계무대에서도 활성화된 셈이다.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펍지 네이션스 컵 2019

# 늘어나는 상금 규모

LoL 성공 이후 여러 경쟁작의 e스포츠 활성화가 이뤄졌다. 가장 큰 상금 규모로 유명한 도타2는 2019년 3430만 6895달러(한화 약 399억 9700만 원)의 상금을 내걸어 대회를 열었다. 2020년 대회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도타2는 본래 2011년부터 국제대회를 개최하며 LoL과 같은 MOBA장르의 선두주자로 입지를 다진 작품인 만큼 유저들의 관심은 여전하다.

2016년 출시돼 큰 인기를 끈 오버워치도 2020년 국제 대회 ‘오버워치 리그’ 개최를 예고했다. 공식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새로운 대회 방식을 안내하고 일정을 공개했다. 새롭게 도입되는 컨텐더시 시스템의 시드를 결정하는 예전 더블 엘리미네이션 시드 토너먼트가 1월 6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다.

첫 번째 컨텐더스 트라이얼 토너먼트는 2월 24일이 포함된 주에 이뤄진다. 오버워치 컨텐더스 프로그램 상금은 250만 달러(한화 약 29억 원)다.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배틀그라운드 역시 e스포츠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일 전망이다. 펍지는 2020년 글로벌 대회를 연 4회로 확장하고 경쟁 구조 개선, 출전 프로팀과 수익 분배 증대, 협력사 개최 이벤트 확대 등 e스포츠 생태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2020년 글로벌 대회(PGC) 총상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기본 상금에 크라우드 펀딩 금액을 더해 600만 달러(한화 약 69억 9500만 원) 이상의 상금을 ‘PGC 2019’ 참가 팀에게 배분한 펍지는 올해 상금 규모를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수익을 제공을 위해 각 PGS를 기념하는 인게임 아이템도 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2020년 오버워치 대회 일정

# 국산 게임과 모바일 게임으로 확장

예외적일 만큼 대박을 터트린 배틀그라운드 외에 다른 국산 게임들의 e스포츠 대회도 개최된다. 2015년부터 꾸준히 대회를 열었던 카트라이더 외에 조이시티의 온라인 농구 게임 '프리스타일', 한빛소프트의 온라인 리듬 게임 '오디션' 등 다양한 장르에서 시도 중이다.

카트라이더는 2015년부터 꾸준히 대회를 개최해온 작품이다. 올해엔 새로운 멀티 플랫폼 프로젝트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소식에 힘입어 대회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2020년 시즌1은 4일부터 시작됐으며 팀전과 개인전 각각 실시된다. 3월 21일 결승전이 개최될 예정이다.

프리스타일의 경우 4과 5일 이틀간 한중대항전을 개최하는 등 국제 대회를 열어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오디션 역시 e스포츠 정식 종목으로 승급된 후 국내외 다양한 대회를 통해 입지를 다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에서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넷마블의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서머너즈 워는 ‘SWC 2019’를 개최해 파리에서 결승전을 실시하는 등 국제 대회를 공략하고 있다.

서머너즈 워 국제대회 공식 영상 장면

# 몸집은 커졌으나…내실 강화해야

이처럼 올해 e스포츠는 규모나 다양성 면에서 더 발전될 전망이다. 다만 거대해진 몸집에 비해 체력이라 볼 수 있는 내실은 여전히 과거 스타크래프트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

스타크래프트2 승부조작, 리그오브레전드 불공정 계약, 배틀그라운드 대회 핵 사용 의혹, 오버워치 심판 실수 논란 등 게임 내 문제에서 대회 운영 미숙까지 개선돼야 할 점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리그오브레전드에서 발생한 선수 불공정 계약 사건은 유저와 e스포츠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2010년 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 사건으로 e스포츠 판에 큰 위기를 겪었던 만큼 팬들의 걱정은 컸다. 해당 사건의 주요 인물들이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국내 e스포츠 업계에서 활동하던 사람이었기에 분노를 감추지 않은 팬들도 다수 존재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e스포츠 선수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해당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와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규모와 다양성은 증가했지만 선수 환경과 대회 규정과 같은 e스포츠 생태계는 여전히 15년 전에서 크게 개선되지 못한 셈이다. 팬들을 포함한 많은 e스포츠 관계자들은 올해 보다 발전된 내실을 통해 튼튼한 성장 구조가 갖춰지기를 바랐다.

[더게임스 신태웅 기자 tw333@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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