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게임업계 '빅3' 올해 사업전략 및 전망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 '리니지2M' 시장 지배력 강화...넥슨 · 넷마블 핵심 역량 제고

새해를 맞아 게임업체들이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소위 ’3N’으로 꼽히는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등 빅3 업체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편이다.

올해는 그간 게임산업 규모의 확대를 견인한 모바일게임 성장세가 둔화되는 시기로 관측되고 있다. MMORPG 장르에 집중된 경쟁의 심화가 한계치에 도달하며 새로운 수요 창출 및 도전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빅3 업체들은 지난해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격변의 한해를 보냈다. 넥슨의 매각 추진과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 등으로 인해 이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판도가 펼쳐질 것으로 예측됐다.

때문에 올해는 이 같은 예측불허의 시장에서 중심을 지키기 위한 역량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을 비롯한 핵심 라인업의 시장 장악력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넥슨은 10년 넘게 성공적으로 라이브 서비스를 제공해 온 것을 강점을 극대화하는 한편, 이를 확대하는 IP 기반 신작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 역시 이종산업 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본질인 게임사업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강한 넷마블'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리니지2M'

# ‘리니지2M’ 왕좌 굳히기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지난해 ‘리니지2M’을 론칭, 앞서 2년 넘게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한 ‘리니지M’을 추월하는데 성공했다. 때문에 올해는 이 같은 왕좌를 언제까지 지켜낼지에 대한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앞서 국내에서 ‘리니지M’을 안착시킨 이후 대만 시장까지 잇따라 점령한 바 있다. 때문에 올해는 ‘리니지2M’의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편이다.

‘리니지M’은 한국 못지않게 원작의 인기가 높은 대만 시장에서는 큰 성과를 거뒀으나, 그 외의 지역에서의 행보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일각에선 원작의 향수에 대한 비중이 큰 ‘리니지M’과 달리 최신 기술의 MMORPG를 지향하는 ‘리니지2M’이 글로벌 시장에서 보다 많은 수요를 이끌어낼 것이란 평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의 해외 시장 진출에 앞서 우선 한국에서의 서비스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윤재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당초 글로벌 진출 격차를 최대한 줄여보겠다는 생각이었는데, 현재로서는 언제 해외에 진출한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출시 이후 안정화 및 업데이트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며 한국에서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가 올해 ‘리니지2M’에 이어 ‘블레이드&소울2’나 ‘아이온2’ 등의 차기작을 출시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앞서 원작을 모바일로 완성하는 ‘M’ 라인업을 잇따라 두 차례 선보였다는 점에서 올해는 기존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가는 ‘2’ 라인업 신작을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택진 대표는 과거 신작 발표회 ‘디렉터스 컷’에서 “‘리니지M’과 같이 원작에서 아쉬웠던 것, 하고 싶지만 못했던 것들을 모바일을 통해 완성해보자는 의도로 ‘M’을 붙이기 시작했다”면서 “또 그것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완전히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이에 대해선 ‘2’로 명명했다”고 신작 라인업에 대해 밝힌 바 있다.

‘리니지2M’과 함께 공개한 차세대 게이밍 플랫폼 ‘퍼플’의 등장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PC와 모바일 간의 크로스플레이를 성공적으로 선보였다는 점에서 올해 이 같은 플랫폼 경계를 허무는 행보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기존 PC온라인게임의 후속작을 모바일로 확대하는 ‘블레이드&소울2’ ‘아이온2’ 등을 통해 이 같은 차세대 플랫폼의 영향력을 강화할 가능성도 높다는 평이다. 때문에 이제는 모바일 시장에서 국한된 게 아닌 모든 플랫폼에서의 경쟁을 대비한 신작을 내놓지 않겠냐는 것이다.

'마비노기 모바일(가제)'

# ‘던파’ 등 히트작 영역 확대

넥슨(대표 이정헌)은 올해 자사 장점을 더욱 강화해 타업체들과의 큰 차이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10년 넘게 성공적으로 이어온 온라인게임 라이브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초격차’를 만드는 한편, 앞으로의 10년을 이끌어 갈 신작을 선보인다는 것.

이정헌 대표는 연초 사내 공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신년사를 발표했다. 지난해 다사다난했지만 주요 게임들이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넥슨은 지난해 매각 추진 등으로 화제의 중심이 됐다. 이후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 영입 등의 인적 쇄신과 사업 재편으로 격변의 한해를 보내왔다.

특히 해를 넘기기 직전까지도 손자회사 넥슨레드의 지분을 전량인수하고, 자회사 불리언게임즈를 흡수합병하는 등 체질 개선의 행보를 이어왔다. 산하 개발업체들의 구조 개편을 통해 각각의 개발 법인이 보유한 리소스를 유기적으로 통합해 개발 조직의 역량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정헌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플랫폼의 출현과 더불어 게임 외 많은 대체재들이 생겨나면서 경쟁상황은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올해는 전열을 탄탄히 정비해 화력을 집중할 그 때를 대비할 시점”이라고 새해의 각오를 밝혔다.

넥슨은 기존 온라인게임의 판권(IP)을 활용한 신작들을 대거 준비 중이다. ‘바람의나라’ ‘마비노기’ ‘테일즈위버’ 등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의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바람의 나라: 연’의 최종 테스트를 갖고 완성도 점검에 나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리니지’와 더불어 1세대 온라인게임을 대표하는 최장수 IP ‘바람의나라’가 모바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전망이다.

넥슨을 대표하는 개발조직 중 하나인 데브캣스튜디오의 ‘마비노기 모바일’도 올해 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 ‘테일즈위버’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역시 개발 소식 발표 및 시연 버전 공개 이후 공백기가 길어진 가운데 올해야말로 출시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핵심 매출원 ‘던전앤파이터’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는 이도 적지 않은 편이다. 이 작품은 최근 중국 시장에서 사전예약 신청 접수를 시작한 가운데 첫날에만 350만명이 몰렸으며 나흘 만에 1000만명이 넘는 등 가파른 상승 추이를 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카트라이더’ IP 역시 올해 새로운 시도가 이뤄져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존 PC온라인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콘솔 X박스원 간의 크로스플레이가 지원되는 멀티 플랫폼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출시가 예상되기 때문에서다.

올해는 기존 온라인게임을 활용한 작품뿐만 아니라 새로운 IP를 발굴하는 시도 역시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대작 MMORPG ‘V4’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다는 점에서 이 같은 기세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스튜디오비사이드가 개발 중인 전략 RPG ‘카운터 사이드’가 이 같은 신작 라인업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새해 첫 달 간담회를 갖고 향후 계획을 발표한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모바일뿐만 아니라 PC온라인 시장에서의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한해가 될 것으로도 보인다. 코그의 ‘커츠펠’을 올해 상반기 중 론칭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스웨덴의 개발업체 엠바크스튜디오가 올해 존재감을 보여줄 것으로도 관측된다. 엠바크는 신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유형의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된 업체로, 첨단 기술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개발 방식 등을 구축하고 발전시켜왔다.

넥슨은 중국이나 한국에 비해 매출 성과 비중이 적은 북미‧유럽 등에서의 행보가 보완점으로 여겨져왔다. 엠바크에 대한 투자는 이 같은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올해 가시적인 결과물을 보여주지 않겠냐는 것이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 강한 넷마블이 목표

넷마블(대표 권영식)은 올해 ‘강한 넷마블, 건강한 넷마블’을 경영 목표로 내세웠다. 웅진코웨이 인수를 확정하며 이종산업 투자에 나서기도 했지만, 본질인 게임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다.

방준혁 의장은 “돌이켜 보면 지난 몇 년간 조직문화 개선 등 ‘건강한 넷마블’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나름 잘 이뤄져왔다”면서 “올해는 ‘업(業)’의 본질인 게임 사업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춰 ‘강한 넷마블’이 완성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넷마블은 지난해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등의 작품들을 선보여 흥행을 이끌기도 했으나 최상위권을 유지하는데는 한계를 보였다. 또 ‘BTS월드’ ‘쿵야 캐치마인드’ 등의 새로운 장르를 통한 시장 개척 역시 호평을 받긴 했으나 실적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넷마블은 올해 기존 자사의 모바일 히트작 ‘세븐나이츠’의 IP를 확대한 신작을 비롯, 글로벌 유명 IP 기반의 ‘매직: 마나스트라이크’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배틀로얄 장르를 녹여낸 MMORPG ‘A3: 스틸 얼라이브’ 및 지브리 애니메이션 분위기의 ‘제2의 나라’ 등 앞서 대대적으로 예고한 라인업의 등장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넷마블은 또 최근 1조 7000억원대 투자를 통한 웅진코웨이 인수를 확정하며 ‘스마트홈’으로의 사업 확대를 모색 중이다. 일각에선 이종 산업 간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시장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방어차원에서 방의장이 '업'의 경쟁력을 새삼 강조하고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넷마블은 이달 모바일게임 'A3: 스틸 얼라이브'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방 의장의 강한 넷마블 선언이 앞으로 시장 현장에서 또는 개발 과정에서 어떻게 이뤄지고 진행되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전망이다.

올해는 방탄소년단(BTS)을 활용한 게임으로 화제가 된 ‘BTS월드’와 같은 새로운 시도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넷마블몬스터가 BTS IP 기반의 신작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서다.

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사업 설명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BTS 스토리텔링 IP를 활용한 새로운 장르의 신작으로, 감성적인 아트로 재탄생한 세계관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넷마블은 또 방 의장이 미래 비전을 밝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해 온 ‘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NTP)’를 조만간 진행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를 통해 웅진코웨이 인수와 관련된 내용을 비롯,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보다 자세히 밝힐 것이란 전망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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