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점 접바둑 대결 92수 불계승...'알파고'와 똑같은 78수가 '신의 한수'

이세돌 9단.

이세돌이 ‘알파고’에 이어 인공지능(AI)과의 대결에서 또 한번의 1승을 거뒀다.

이세돌 9단은 18일 서울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NHN의 바둑 AI ‘한돌’과 대결하는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의 제1국에서 92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대국에서는 ‘알파고’ 때의 1승에서 78수가 승부를 결정지었던 것과 똑같이 78수를 통해 승리를 이끌어 냈다.

초반 대국은 이세돌이 수비적으로 진행했다. 중반 들어 ‘한돌’이 맹렬한 공격을 펼치면서 이세돌 9단의 대마가 위험하다고 생각된 순간 이세돌 9단이 씌우는 맥점(78수)을 뒀다. 그러나 이 수를 예측 못한 ‘한돌’이 무너지면서 승부가 결정됐다.

이세돌 9단은 78수에 대해 “프로기사라면 흔히 두는 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수를 예측하지 못한 ‘한돌’이 당황하며 실수를 했고 공격하던 요석들이 잇따라 잡히면서 패배하게 됐다.

이날 대국은 같은 조건에서는 인간이 AI를 극복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양 쪽이 모두 공감한 상황으로, 이른바 접바둑 형태의 ‘치수고치기’로 진행됐다. 첫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이 먼저 두 점을 놓고 시작하되, 7집반을 ‘한돌’에게 주는 방식이다.

이세돌 9단은 “최근 10일간 두 점 바둑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면서 “접바둑을 연습할 것이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NHN은 ‘한돌’이 평소 동등한 조건에서 대국하는 ‘호선’을 학습해왔고, 접바둑에 대한 학습 기간이 짧았다는 게 이날 승패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세돌 9단이 1국에서 승리함에 따라 19일 열리는 2국에서는 서로 동등(호선)하게 대결을 하게 된다. 19일 2국은 12시 양재 도곡타워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열리고, 마지막 3국은 이세돌 9단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에 위치한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21일 낮 12시에 펼쳐질 예정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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