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웅진코웨이 인수 통해 시너지 기대… WHO 질병코드분류 큰 ‘파장’ 예상

올초부터 업계에 들려온 넥슨의 매각소식은 업계의 큰 충격을 주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넥슨 매각작업은 인수가 논란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커버스토리] 아듀 2019~ 한 해를 마감하며

2019년 게임계는 넥슨과 넷마블 등 대표 업체들이 빅딜을 추진키로 하면서 안팎으로 격변을 예고하는 한해로 평가되고 있다. 연초부터 넥슨의 매각설이 터지며 파장을 불러일으켰으며 넷마블이 웅진코웨이를 인수키로 하면서 관심을 받게 됐다.

또 한편으론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질병코드 도입이 결정되면서 이에 대한 논박이 끊임없이 펼쳐지기도 했다. 중국 시장 수출길이 막힌 것은 여전하지만 외산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재개한 것과 더불어 정치권에서도 해당 문제를 이슈화시켰다는 점에서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게임의 공세가 계속되면서 안방 시장을 내주게 됐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만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니지2M’이 등장하며 국산 게임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편집자]

 

올해 게임계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관측과 전망이 쏟아졌다. 김정주 NXC 대표가 돌연 지분을 전량 매각키로 하면서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김 대표가 어떤 의도로 매각을 결정했는지를 비롯해 넥슨을 인수할 후보자에 대한 추측이 무성했다는 것이다. 또 넥슨 매각 이후의 파급 효과에 대해서도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김 대표가 디즈니 등을 입찰 후보자로 여기고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명확하게 알려진 내용이 없어 여러 해석과 함께 김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한 전망도 잇따랐다.

특히 게임계를 대표하는 업체 중 하나인 넥슨이 매각을 결정함에 따라 업계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평도 적지 않았다.

넥슨의 몸값은 약 10조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격은 넥슨에 관심을 보여온 업체들이 주춤하는 계기가 됐고 끝내 매각 협상은 결렬됐다.

 

# 넥슨, 매각 무산 이후 쇄신 나서

그러나 넥슨의 매각 작업은 10조원이 넘는 규모로 인해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무산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이후 넥슨이 임원진의 교체를 비롯,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의 영입 등 인적쇄신과 함께 사업 구조 및 개발 프로젝트 재편 등의 행보를 보인 것도 다양한 해석을 낳게 됐다.

김 대표가 초심으로 돌아가서 명실상부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결심을 한 것인지, 혹은 매각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평이다. 하지만 둘 다 결과적으로 넥슨을 위한 일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이 같은 넥슨의 급변속에서 노동조합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이를 통해 게임계 고용안정 등에 대한 이슈가 주목을 받게 됐다.

넥슨 매각 절차가 무산되며 잠잠해지는 듯 했으나 이번에는 넷마블이 돌연 수조원대에 달하는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또 한번의 빅딜 이슈로 게임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업계는 넷마블이 넥슨 인수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업체 중 하나라는 점에 주목했다. 넥슨 인수 무산 이후 게임 사업에 대한 방향성을 선회한 것은 아니냐는 분석도 없지 않았다는 것.

특히 그간 해외 시장 개척자 역할을 자처해 온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를 통한 새로운 영역에 도전에 나섰다는 것도 우리 게임계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이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위한 협업에 나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구독경제 ‧ 스트리밍 개척 도전장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인수 이후 게임사업으로 확보한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스마트홈 비즈니스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흥행 리스크가 큰 게임사업보다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되고 있다.

이 같은 시너지를 기대하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지만, 기존 사업과 거리가 먼 조합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기하는 이도 없지 않다. 게임계를 대표하는 넷마블의 행보가 어떤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킬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갔다는 것이다.

선제적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넷마블이 정수기·공기청정기 등의 실물 구독경제 분야에서의 가능성을 봤다는 것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게임계에서도 이 같은 구독 분야의 확대 조짐이 나타나는 한해가 됐다는 평이다.

구독 서비스와 시너지를 발휘하는 스트리밍 게임에 대한 도전이 본격화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구글의 ‘스태디아’가 발표되면서 화제가 됐고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를 비롯,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업체들이 5G 기반의 스트리밍 및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뛰어들어 이목을 끌었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을 통해 클라우드 게임 기술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 서비스를 추진해왔다. 콘솔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LG유플러스도 엔비디아와 손잡고 ‘지포스 나우’를 선보였다. SKT와 MS 간의 파트너십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에서의 PC 및 콘솔 게임 플레이를 지원하는 등 플랫폼과 기기의 장벽을 허무는 시도가 잇따랐다.

올해는 이 같이 플랫폼 경계가 허물어지는 추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엔씨소프트가 기대작 ‘리니지2M’의 론칭과 함께 차세대 게이밍 플랫폼 ‘퍼플’을 선보이며 PC와 모바일 간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해 이목을 끌었다.

또 ‘리니지2M’을 뒤쫓는 넥슨의 ‘V4’도 PC 버전을 출시하며 이 같은 크로스 플레이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게임 시장 판도를 이끄는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핵심 작품을 통해 경계를 넘나드는 공세를 펼침에 따라 향후 크로스플레이의 수요가 점차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박 문화부 장관은 게임산업진흥법을 업계 현실에 맞게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을 끌었다.

 

# 제도권 친게임 행보 뚜렷

올해는 WHO의 게임질병코드 도입으로 인해 때 아니게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업계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확산과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한 산업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반면 보건복지부와 의료계는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 발효를 대비하며 이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 차이를 보였다는 것.

이 같이 질병코드 도입에 대한 부처 간 이견 차이가 커지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사태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민관협의체가 출범하며 해당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게 됐다.

제도권에서 게임을 질병으로 관리하려는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으나 또 한편으론 문재인 정부의 친게임 행보가 뚜렷하게 나타난 한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기업인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통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의장 등 게임업계 인사들과 만났으며, 유럽 순방에서 e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등 게임 업계와의 소통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가운데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신임 장관으로 업계 지지를 받는 박양우 장관이 발탁된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되고 있다.

이후 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지스타를 방문한 문화부 장관이 된 것은 물론 게임산업진흥법의 대대적인 개정 및 중장기계획 추진 등을 예고하며 업계의 기대를 받게 됐다.

또 일각에선 업계 숙원 중 하나로 여겨온 온라인게임 결제한도가 폐지되며 실제 제도권의 규제가 완화되기도 했다. 앞서 성인에 대해서도 온라인게임의 월 결제금액을 50만원으로 제한하는 제도가 지적을 받아왔으나 이 같은 제약이 사라지면서 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게 됐다는 평이다.

그러나 올해 역시 중국 판호 발급 지연으로 인한 수출길이 막힌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기게 됐다. 우리 업체들은 이 같이 장벽에 가로막힌 반면, 중국 업체들은 활개 치며 밀고 들어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불공정한 경쟁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때문에 안방을 내주게 된 게임 업계가 중국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새로운 활로 모색을 할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될 전망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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