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친게임 행보 긍정적…WHO 결국 게임 질병코드 도입키로해 '논란'

[송년기획] 더게임스 선정 10대 뉴스

다사다난했던 기해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올해 게임업계는 빅3 가운데 하나인 넥슨의 매각 이슈로 연초부터 부산한 모습을 보였다. 또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에 힘입어 성인에 대한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가 폐지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친 게임 정책으로 정부와 게임업계와의 만남이 잦아졌으며, 산업 진흥을 위한 육성책들이 잇달아 수립,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질병코드 도입 결정으로 게임계에 큰 파란을 일으켰으며, 카나비 사태로 e스포츠의 열악한 환경이 그대로 제도권에 노출,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본지가 선정한 2019년 10대 뉴스를 소개한다. [편집자]

 

# 김정주 회장, 고심 끝 없던 일로

김정주 NXC 회장이 연초부터 넥슨 매각 의사를 나타내면서 게임계가 발칵뒤집혔다. 게임업계 빅 3 중 한 곳인 넥슨의 매각 추진 방침에 따라 게임계 안팎의 시선은 과연 누가 넥슨의 새로운 주인이 될 것인지에 모아졌다. 그러나 매각가로 1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가격이 거론되면서 주춤 거렸다. 최종 입찰 후보군으로 넷마블, 카카오, 사모펀드 등이 이름을 올렸으나 인수가를 놓고 의견이 좁히지 못해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애초부터 넥슨을  매각할 의사가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으나, NXC측은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넥슨은 이후 수익성이 떨어지는 라인업을 정리하는 등 조직재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 넷마블, 웅진코웨이 인수 단행'화제'

넷마블이 지난 10월 정수기 1위업체인 웅진코웨이를 전격적으로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아직까지 우선 협상 기업의 입장에 있는 넷마블은 이를 통해 실물 구독경제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구독경제사업이란 공유의 개념과 유사한 제품 렌트사업. 업계에서는 리스크가 큰 게임과 안정적인 렌트사업의 결합이란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특히 게임사업을 통해 확보한 유저 빅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시너지의 크기가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코웨이 노조측에서 직원들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등 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와 제조 및 판매업체간 전략적 만남이 상호 안정적인 경영을 꾀할 수 있다는 잇점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e스포츠 카나비 사건으로 큰 홍역

지난 10월 김대호 그리핀 감독이 ‘롤드컵’ 대회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경질됐다. 그러나 그의 인터뷰 등을 통해 카나비(서진혁) 선수의 중국 징동 이적 과정에서 불법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사건이 비화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논란이 빚어졌다. 이후 이 사건은 국회에 까지 번지는 등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이 사건은 어떤 특정 선수의 문제가 아니라 e스포츠 산업의 열악한 구조적인 환경에 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겉으로만 화려한 e스포츠계의 또다른 이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 성인들에 대해 온라인 게임 결제한도 폐지 

지난 6월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경제 활력 대책회의에서 서비스 산업혁신전략을 발표하면서 성인에 대해서는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로써 성인들의 결제한도를 한 달에 50만원으로 묶어놓은 제도가 폐기됐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결제한도가 없는 모바일과 달리 온라인게임에 대해 정부가 규제를 하고 있는 것은 장르별 차별일 뿐 아니라  성인들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그림자 규제라고 비판해 왔다. 업계는 그러나 이같은 규제 완화책에도 불구, 자가한도 시스템을 도입키로 하는 등 자율규제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시행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에서 이 문제를 다시 들고나와 모든 게임에 대해 결제한도를 설정하겠다는 법안을 제출했으나 20대 국회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폐기될 운명에 처해 있다.

 

 

 

# 문 대통령, 게임업계 CEO와 만나

문재인 대통령과 게임업계와의 잦은 만남은 올해 또다른 화제를 낳기도 했다. 1월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시작으로 2월 ‘혁신벤처 기업 간담회’ 등에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의장 등을 특별히 지명해 만나기도 했다.  특히 지난 6월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에는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일원으로 가세해 동행하기도 했다. 이같은 대통령과 기업인간의 조우는 그간 줄곧 있어 왔지만 게임업계의 CEO와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대통령의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정부가 관심을 갖고 정책적으로 적극 지원에 나서면  해당 산업은 이를 햇빛으로 받아들이고 그 관심 만큼의 성장을 이룬다는 말을 실감케 해 준다. 올해 게임산업은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 주요 업체들 포괄임금제 폐지 결정 

지난 2월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등 주요 게임업체들은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다.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 근로 등 시간외 근로 등에 대한 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일괄지급하는 임금제도로, 열악한 게임 노동환경의 주된 원인으로 꼽혀 왔다. 그러나 올 들어 주요 게임업체들이 이를  폐지키로 함에 따라 업계 노동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소업체들의 인건비 비용 증가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국산 모바일게임 대작 맞대결 

지난 11월 출시된 ‘V4’와 ‘리니지2M’ 등 국산 대작들간의 맞대결. 1라운드는 '리니지 2M'이 압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V4'의 저력도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선 'V4'가 소리 소문없이 재미를 보고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출사표를 함께 던진 ' 달빛 조각사' 도 예상외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3개작이 모바일게임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간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은 중국산 모바일 게임으로 몸살을 앓아왔는데, 이들의 이같은 거품을 단숨에 거둬버렸다는 것이다. 새해에도 이들 3개작의 경연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관전평은 '리니지 2M'이 얼마큼 2위와의 흥행 격차를 벌일 것인가로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2위를 달리고 있는 작품 조차도 유쾌한 2위를 달릴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 중견 중소 게임업체들의 작품도 선전 

중견, 중소업체들의 작품들이 선전을 거듭, 주목을 끌기도 했다. 플레이위드의 ‘로한M’을 비롯해 블루포션게임즈의 ‘에오스 레드’, 스마트조이 ‘라스트 오리진’ 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각 작품들은 출시 초반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에서 상위권의 성적을 거뒀으며, 현재도 다수의 마니아 유저들을 보유하며 순항하고 있다. 치열한 시장 경쟁으로 주요 업체의 대작이 아닌 작품은 관심조차 받기 힘든 상황에서 이들의 이 같은 흥행 기록은 업계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중국, 자국 내 게임산업 규제 강화

중국 정부가 지난 11월, 청소년 게임 중독을 방지하기 위한 강도 높은 규제책을 발표했다. 이 안에 따르면  18세 미만 청소년은 밤 10시부터 오전 8시까지 게임을 할 수 없으며 , 평일에는 90분, 주말과 휴일에는 3시간 이상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이같은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한국 게임업체들의 작품 공급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에서는 그간 중국정부의 판호 발급 거부로 대중 게임수출이 사실상 가로 막혀 있었는데, 이같은 방침이 나옴에 따라 판호 발급 거부 또는 지연사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에따라 한중 통상 회의를 통해 이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으나, 중국당국의 미온적인 태도로 계속 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WHO, 게임 질병코드 도입 결정 '파문'

국제보건기구(WHO)는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총회를 갖고, 게임과몰입을 질병으로 분류한 ‘제 11차 국제질병분류기준안(ICD-11)’을 최종 확정, 통과시켰다. 이에따라 의료계 등 질병당국에서는 게임과몰입에 대해 질병으로 분류, 관리하게 되며 2022년부터 본격 시행되게 됐다. 다만 국내에서는 2020년 한국표준 질병 사인  분류(KCD)에 해당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업계에 당장 큰 변화는 불러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WHO의 게임질병 코드 도입 계획에 대해 강력히 반대해 온 업계는 후속 대책을 통해  이를 저지해 보겠다는 방침이나 국제간 협력이 뒤따르지 않는 한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또 질병코드 도입 추진을 위한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 시행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또 이를 위한 민관협의체를 출범시키기도 했으나 양측의 갈등은 여전한 실정이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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