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시장은 최근 ‘리니지2M’이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이를 지켜나가고 있다. 앞서 2년 이상 선두를 기록하며 장기 집권한 ‘리니지M’이 그 뒤를 쫓고 있는 양상으로, ‘리니지’ 시리즈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는 신일숙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는 원작 만화보다는 게임으로서의 ‘리니지’ 영향력이 압도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아마도 다수의 유저들이 원작 만화의 세계관이나 설정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혹은 이를 무시하든지 말든지 크게 관심이 없을 듯하다. 만화에서 그려진 것보다 엔씨소프트를 통해 구현된 게임에서의 세계를 기억하고 추억하는 이들이 더 많을 게 분명해 보이기 때문에서다.

이번 ‘리니지2M’ 역시 기존 온라인게임 ‘리니지2’나 전작이라 할 수 있는 ‘리니지M’을 두고 비교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다양한 시각과 의견이 제기되고 있지만 원작 만화와의 연결고리 등을 신경 쓰는 이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리니지’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가장 흥행한 시리즈이자 IP 기반의 작품 중 가장 성공한 사례이기도 하다. 게임 업체들이 IP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참고할 대상인 것이다.

일본 모바일시장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작품 중 하나인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경우 IP는 아니지만, 역사 속 실존 인물이나 신화 등의 영웅들을 재해석하는데 있어서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시리즈의 출발인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등장 당시 이 작품은 영국의 아서왕을 여성으로 설정한 에로 게임 등의 이유로 비판을 받아왔다.

이 같은 질타 속에서도 ‘페이트’ 시리즈는 명맥을 이어왔고 모바일게임으로 등장한 ‘페이트 그랜드 오더’는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넷마블을 통해 서비스되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이는 역사나 신화 속 인물들을 어떻게 게임에 녹여내야 하는지의 모범 사례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근 크래프톤이 공개한 개발 중인 신작에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영도 작가의 팬터지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눈마새)’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나 IP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저들은 원작 소설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독자적으로 준비하던 게임에 억지로 끼워 맞춰 유명세만 취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작품을 개발하는 김경태 PD는 인터넷 개인 방송 진행 중 이 같은 지적들에 대한 입장이나 향후 개발 방향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본의와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면서 현재로서는 앞으로 공개되는 내용을 통해 소통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금의 분위기를 보면, 이 작품은 제대로 출시가 될 수 있을까싶을 정도로 반대의견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우려를 딛고 흥행에 성공하게 되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해본다.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결과만 두고 비교하는 것이라 적절한 사례라 하기는 어렵지만, 지금의 ‘리니지’와 같이 게임으로써 성공하면 IP의 활용 방법은 어찌됐든 상관없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눈마새’ 원작 소설 등과 같은 콘텐츠 창작자들에 대한 기회를 확대하며 국산 IP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또 크래프톤의 ‘눈마새’가 만약 실패하더라도 거름으로써 게임업계라는 토양의 영양분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업체들이 IP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시행착오로써 경험을 쌓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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