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 모바일 게임 유저들이 최근 여성 중심으로 바뀌고 있으며, 특히 30대 여성들의 유저 비중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발표된 모바일 게임 이용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준 모바일게임 유저는 1730만명으로, 이 가운데 남녀 성비는 50.3%대 49.7%로 거의 유사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30~60대 연령층에서는 여성 유저층이  남성 유저층을 압도하며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그간 남성 중심으로 이끌어져 온 온라인 게임시장이 고개를 숙이면서 모바일 게임시장으로 판이 바뀌었는데, 그 게임의 무게가 온라인게임의 그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가벼워진데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르의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여성 유저들이 대거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유입됐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특히 인기있는 A사의 B게임의 경우 충성도 높은 유저 상당수가 여성 유저들이었던 것으로 나타나는 등 여초 현상을 빚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유저 변화에 대한 전조 현상은 훨씬 이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 2016년 한 게임업체 직원이 페미니즘 커뮤니티인 ‘메갈리아’를 후원하는 티셔츠 착용 사진을 게임 커뮤니티에 올렸다는 이유로 전격 퇴출되자 유저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산 사건은 여성 유저들이 게임내에서 소수가 아님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 이후 이 문제는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으며, 일각에서는 젠더 문제로도 비화되기도 했다. 남성 중심의 스토리텔링을 이끌어온 게임계가 깜짝 놀란 사건이자, 여성 유저들의 맹렬한 파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정곡점의 전기가 됐다. 

안타까운 점은 여성 유저 파워가 갈수록 증대되고 있음에도 불구, 게임 개발 장르는 여전히 MMORPG에 몰려 있다는 것이다. 이들을 수요로 이끄는 한편 , 심화, 발전시킴으로써 건전한 게임 유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은 해마다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임시장의 실정에 비춰보면 매우 유감스런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더욱이 시장 파이를 더 키울 수 있는데, 이들의 파워를 간과하고 있었다는 것은 어찌보면 직무유기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영화의 중흥기를 이끈 1990년대의 주요 작품들은 대부분 젊은층 및 여성층의 감정을 사로잡는 코믹 영화였다. '나의사랑 나의신부' '미스터 맘마' '접속' 등은 특히 그런 장르의 작품에 속했다. 그 이전엔 이같은 장르의 작품을 기획하지도, 그 가능성을 예측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젊은 감독들과 신예 작가들이 중심이 된 뉴 페이스들은 대담하게 그 도전에 임했다. 이들의 이같은 기획 의도는 예상대로 시장에서 먹혀들어 대박을 터트렸고, 극심한 수요 부진으로 침체에 허덕이던 대한민국 영화계를 르네상스로 이끌었다. 

새로운 장르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새로 유입되는 유저들의 성향과 트렌드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마켓 포인트를 찾는 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여성 유저들의 점증 추세는 침체의 늪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게임 판매시장에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게임업계의 제2의 부흥기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섣부른 바람일까. 어찌됐든 고무적인 현상임엔 분명한 사실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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