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설명 없이 '프리 홍콩'을 외치는 참가자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매년 개최하는 게임쇼 ‘블리즈컨 2019’가 정치적 이슈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말았다. 최근 블리자드 e스포츠에서 발생한 ‘홍콩 시위 지지’ 관련 징계로 인해 유저들의 강한 반발을 받은 만큼 행사장에서도 비판이 이어진 것.

블리자드측이 하스스톤 e스포츠 대회에서 홍콩 시위 지지를 표현한 프로 선수와 이를 막지 않은 캐스터들에 대한 징계를 실시하자 대회장 안팎에서 크고 작은 돌출행동이 벌어졌다. 

행사 당일 외부에서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유저들이 몰려들었다. 유저들은 ‘프리 홍콩’이 적힌 팻말과 중국 시진핑 주석을 비하하는 의미로 곰돌이 푸를 나타내는 인형을 들고 나왔다. 행사장 내부에서는 시위가 일어나진 않았지만 참가자들의 돌출행동을 막지는 못했다.

내부에선 안정적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오버워치2, 디아블로4,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확장팩 등 여러 새로운 소식이 발표됐다. 다만 유저들의 질문을 받는 자리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블리자드 관계자들이 WoW와 관련된 질문을 참가자들에게 받는 자리에서 한 참가자가 갑작스럽게 ‘프리 홍콩’을 여러 번 외친 후 별다른 설명 없이 자리를 떠난 것이다. 당시 진행자는 자연스럽게 상황을 넘어갔으나 이후 한 아이가 난입해 ‘프리 홍콩’을 또 한 번 외쳤다. 현장 분위기는 당혹스럽게 변했다. 또 행사장 안에 곰돌이 푸 탈을 쓴 유저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일부 참가자들의 행동에 반응이 엇갈렸다. 홍콩 민주화 시위는 그렇게 단순히 밈(유행하는 단어나 문장)으로 사용돼선 안된다는 것이다. 또 그 자리에 적합한 행동을 해야 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더욱이 블리즈컨 개최 당시 블리자드 대표 알렌 브렉이 유저들에게 지난 하스스톤 e스포츠에서 일어난 일을 ‘우리가 망쳤다’고 표현하며 사과했기 때문에 비판은 컸다. 알렌 브렉 대표는 “너무 성급한 결정을 내렸고 모든 상황을 말하는 것을 망설여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발언할 때 목소리가 떨릴 정도로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행사장에서 이뤄진 유저들의 행동과 대표의 사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기도 했다. 특히 일부 유저들은 알렌 브렉 대표의 사과는 정확한 주어가 없이 이뤄졌던 만큼 단순히 ‘급한 불 끄기’라고 평했다. 또 홍콩 시위는 단순히 정치적 문제를 넘어 인권 문제이기 때문에 때와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도 존재했다.

기대와 걱정이 함께 한‘블리즈컨 2019’는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행사를 통해 밝혀진 신작들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지난 실수들이 만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게임스 신태웅 기자 tw333@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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