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또 다른 비리 사건으로 옮겨가나
감독 불신•2군 선수 임대 등 의문 투성이 … ‘카나비 사태’로 일촉즉발

자신의 개인 방송에서 증거 자료와 함께 입장 표명하는 김대호 전 그리핀 감독

지난 9월 26일 당시 그리핀 감독이었던 김대호 씨가 그리핀을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상호 합의 후 계약이 종료됐으며 특별한 사유는 안내되지 않았다. 팬들은 11월 2일부터 시작되는 ‘2019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출전을 앞두고 벌어진 감독 계약 종료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었다.

문제는 롤드컵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11월 15일에 발생했다. 당시 그리핀은 그룹 스테이지 경기 우승 후 선수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는 소드(최성원) 선수와 바이퍼(박도현) 선수가 맡았다. 두 선수는 인터뷰에서 “김대호 전 감독께서 사실과 무관한 이야기를 하고 계신다”며 “사실과 무관한 이야기나 선수단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개인방송을 통해 그리핀 팀을 응원하고 있던 김대호 전 감독은 15일 새벽 해당 내용을 접하고 복잡한 심경을 보이며 그리핀에 대해 폭로했다.

김대호 전 감독이 폭로한 내용은 대부분 조규남 그리핀 대표에 대한 이야기였다. 조 대표가 선수들에 대한 과도하게 간섭하며 자신에 대한 불신이 있었고 자주 의견충돌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이 숙소에 없을 때 조 대표가 선수들에게 ‘김대호 감독이 그리핀에 필요한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으며 설문조사 결과 필요 없다는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선수들까지 자신을 신뢰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 점이 창피해 그동안 자세히 말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폭로는 팬들에게 많은 분노를 일으켰고 중요한 국제 대회를 앞두고 벌어진 이 사건에 조 대표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그리핀 2군 소속 당시 서진혁 선수

이후 16일 오후 9시경 김대호 전 감독은 또 한 번의 폭로를 이어갔다. 당시 2군에 속해있던 카나비(서진혁) 선수가 조 대표의 알 수 없는 행동으로 중국 팀과 불합리한 계약을 맺었다는 내용이었다. 카나비 선수는 중국의 징동(JD) 게이밍에 임대로 활동 중이었는데 조 대표가 템퍼링을 했다는 명목으로 카나비 선수를 징동에 5년 계약으로 넘긴 것이다.

템퍼링이란 선수가 계약 기간이 남았음에도 소속 구단과 상의 없이 다른 구단과 이적에 대한 논의 및 계약을 하는 행위를 뜻한다. 김대호 전 감독은 카나비 선수가 징동측 연락을 받고 제안을 거절했을 뿐 템퍼링을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다. 

이로써 이 사건은 더 이상 감독과 대표 간의 불화가 아니게 됐다. 만약 김 전 감독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조 대표는 19세 어린 선수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중국 팀에 판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팀과 계약 당시 이적료는 10억으로 알려져 있다.

폭로 이후 라이엇코리아와 한국e스포츠협회(케스파)는 해당 사건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핀 구단주 스틸에잇은 20일 언론 보도를 통해 카나비 선수는 이적이 아닌 임대 상태라고 밝혔다. 또 이적료를 받은 적이 없다며 조규남 대표 협박, 템퍼링 여부에 대해서는 라이엇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발표했다.

22일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SNS를 통해 이 사건을 ‘카나비 구출작전’으로 명칭 하며 국회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혀 조사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24일 카나비 선수가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만 이에 대해 라이엇코리아와 케스파 측은 확인중이라고 말했으며 스틸에잇에선 ‘상호 협의’된 사항이며 자세한 내용은 추후 발표하겠다고 한 상황이다.

김대호 전 그리핀 감독의 경질에서 시작된 이 사태에 대해 많은 e스포츠 팬들은 분노하고 있다. 팬들은 조사가 조속히 이뤄져 조 대표를 비롯한 비리 당사자들이 밝혀지기를 바랐다.

[더게임스 신태웅 기자 tw333@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