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ㆍ넷마블, 2~3년 만에 위업 달성…쏠림현상 풀어나갈 과제도 함께 안았다

'리니지' 판권을 이용해 만들어진 모바일게임 두 작품이 불과 2~3년 만에 매출 5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매월 2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달성했다는 것인데 입이 떡 벌어질 일이 아닐 수 없다.  

화제의 주인공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리니지M'과 '리니지2레볼루션'이다. 이 두 작품은 서비스 20년을 훌쩍 넘긴 온라인게임 '리니지'와 서비스 10년을 넘긴 '리니지2'를 모태로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을 내놓기 전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남들이 너도나도 모바일게임 시장에 뛰어들 때 이 회사는 '아직 때가 안됐다'며 시장 참여를 미뤄 왔다. 일각에선 이 회사의 성장 동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사양길에 접어든 온라인게임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스마트폰의 사양이 기존 PC에 버금갈 정도로 고사양화되자 PC에서만 가능했던 고퀄리티 기술이 모바일에서도 구현이 가능하게 됐다. 엔씨소프트는 준비해 온 '리니지M'을 전격 발표했고 대성공을 거뒀다.  

이들의 각고의 노력과 장인 정신에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자신들이 게임업계의 최강자임을 다시한번 입증해 보인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MMORPG 장르의 쏠림 현상을 더욱 심화시켰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캐주얼게임과 스포츠게임, 액션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게임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를 통해 청소년 뿐만 아니라 장년층 주부 들이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리니지M' 등 대작 MMO의 등장 이후 나머지 장르의 작품들은 무대에서 사라져 버렸다. 

엄청난 대작의 그늘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반짝 등장했다가 소리없이 저버린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영화계에서도 비슷하게 벌어지고 있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들이 스크린을 점령하면서 나머지 작품들이 설 땅을 잃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영화 배급사들과 멀티플렉스 극장주간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그렇다. 어떻게 이 작은 나라에서 연간 1000만 관객을 동원할 수 있는 작품을 끄떡하면 배출할 수 있다는 것인가. 스크린 독점의 폐해일 뿐이다.

다행히 게임시장의 경우 영화와는 분명 다르다는 사실이다. 탄탄한 작품성과 뛰어난 그래픽 등으로 무장한 게임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그 뒤에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 실력있는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을 부인키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이같은 쏠림 현상에 대해 이들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시장 유통질서의 일정 책임은 대기업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무만 베어 갈 게 아니라 숲을 조성하고 묘목도 심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출시될 수 있도록 일정부문의 역할을 맡아줘야 한다. 스타트업들의 작품 개발을 지원하고, 참신한 장르의 작품에 대한 관심도 기울여야 한다. 그 것이 5조원 매출이란 대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는 '리니지' 시리즈 수혜 기업들의 시장에 대한 의무이자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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