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 나오키 '파이널판타지14' 디렉터 겸 PD 간담회...현지화 및 운영 방침도 밝혀

“팬페스티벌은 같은 게임을 즐기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열광하는 장소입니다. 유저뿐만 아니라 개발자 모두 자신감, 프라이드, 긍지 등을 느낄 수 있는 행사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요시다 나오키 스퀘어에닉스 ‘파이널판타지14’ 디렉터 겸 PD는 5일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온라인게임 '파이널판타지14'의 유저 행사 ‘팬페스티벌’를 마치고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팬페스티벌’은 개발자들이 참석해 업데이트 계획을 발표하고 유저들과 소통하는 것을 비롯해 굿즈 판매, 라이브 공연, PvP 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축제다. '파이널판타지'의 본진인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지에서 개최되면서 이 작품만의 축제로서 명맥을 더해가고 있다.

이틀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팬페스티벌’은 앞서 2017년 한국에서의 첫 회가 성황리 종료된 이후 2년 만에 두 번째 개최되는 것이다. 하루로 진행된 첫 회 대비 일정이 이틀로 늘었으며 보다 많은 인원을 수용하는 행사로 거듭났다.

요시다 PD는 이날 버전 5.0 확장팩 ‘칠흑의 반역자’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확장팩은 ‘빛의 범람’이라는 재해를 핵심 소재로 삼고 있으며 빛을 몰아내기 위해 ‘어둠의 전사’가 된다는 설정이다.

그는 이 같은 설정에 대해 “그동안 유저들은 빛의 전사로서 세계를 지키는 내용의 이야기를 따라갔는데 이런 것들이 지겨워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으로부터 시작됐다”면서 “어둠의 전사가 빛을 몰아내는 반대되는 이야기의 밸런스를 찾아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요시다 PD는 “앞서 공개된 글로벌판을 통해 이미 확장팩을 경험한 한국 유저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확장팩은 성우들이 특히나 열연했기 때문에 모국어로 즐길 때의 더욱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콘텐츠의 현지화에 대해 매번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서비스 중인 일본 및 글로벌에서의 명칭과 비교가 되면서 한국판의 현지화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기도 한다는 것. 이번에는 이전까지 다른 작품에서 '무희'로 불려오던 잡(직업)을 '무도가'로 번역했다는 것에 대해 이견이 제기되고 있다.

요디사 PD는 “이날 발표된 확장팩 콘텐츠 현지화에 대해서도 문의가 많다는 것을 들었고 차후 일본으로 돌아가서 담당자에게 어떻게 된 것인지 확인해 보려고 한다”면서 “그러나 과거의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에 가까운 작명만 좋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단순히 원작과 다른 게 틀렸고 나쁘다는 이분법적 사고가 아닌, 해당 국가에 맞는 현지화가 무엇인지 고민해서 진행하고 있다”면서 “향후 등장할 스퀘어에닉스의 새로운 게임까지 고려해 단어를 선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요시다 PD는 “왜 일본어 카타카나를 음역하지 않느냐는 문의를 많이 받는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이유로 단순 한글로 옮겨 적는 게 아니라 현지화된 단어로 대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파이널판타지14’의 현지화가 스퀘어에닉스 작품 중 가장 선행되는 편이기 때문에 이 같은 원칙을 지켜나가는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차후 '파이널판타지16'이 등장한다거나 그 외에 출시될 다른 신작에서도 사용될 것을 고려한 현재와 미래 모두 통용될 수 있는 현지화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날 팬페스티벌에서는 한국판 서비스에 대한 PC방 혜택 강화 계획이 발표되기도 했다. PC방 특화 서비스는 다른 해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로, 유저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요시다 PD는 “앞으로 한국에서 더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하도록 하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목표로, 이를 위해 PC방에서도 즐기기 좋게 하려고 했다”면서 “새로 접하는 유저가 게임을 즐기기 위해선 수십GB 용량의 클라이언트를 설치해야 하는데, PC방에서 이 같은 과정을 겪지 않도록 지원을 강화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PC방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된다거나 이상한 소문이 많지만 실제로 해보니까 어떻다더라 등의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운영 상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며 많은 개발력을 투입해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팬페스티벌은 같은 게임을 즐기는 수천명의 유저가 모여 열광하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대규모 행사다. 이를 통해 유저들은 이 게임을 즐기기 잘했다고 생각할 수 있고, 개발자 역시 함께 소통하며 프라이드 및 긍지를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이 대규모 유저 행사는 미디어를 포함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홍보효과도 크다는 게 요시다 PD의 설명이다. 또 게임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면서 새로운 유저 유입 효과도 있다는 것.

팬페스티벌에 대한 철칙 중 하나는 반드시 적자를 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기업의 경영 및 비즈니스 관점에서 콘텐츠의 가치와 비등한 비용을 지불하는 밸런스를 지켜왔다고 그는 밝혔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게 좋긴 하지만, 정작 유저가 늘어날 때 이에 비례하는 규모의 행사를 개최하기 어려워지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요시다 PD는 “지난해부터 1년여 간 전 세계 각지에서 팬페스티벌을 진행해왔고 한국에서의 순서가 투어의 마지막이기도 하다”면서 “때문에 남은 하루도 끝까지 잘 즐겨줬으면 하고 더 프라이멀즈 공연을 특히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한편 ‘파이널판타지14’의 한국 서비스는 최근 유저 간 성향 차이와 맞물린 갈등에 대해 공정치 못한 제재를 가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는 등 편파 운영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이 같은 사례가 누적되면서 게임의 핵심 유저층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인식이 굳어져 가는 추세다.

요시다 PD는 이에 대해 “한국 유저들과 만나서 왜 정량 및 정액 비용을 지불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것인지 등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고 싶다”면서 “캐릭터를 통해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상황인데, 현실의 좋아하지 않는 것들을 게임 속으로 끌고 오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지역에서도 성별을 비롯, 살색이나 인종, 성정체성 등을 두고 크게 싸우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마찬가지”라면서 “의견을 나누는 게 잘못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런 것들을 뛰어넘어서 모든 유저가 자유로웠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서비스가 모두 이 같은 정책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 때문에 한국판 운영팀 역시 이런 방침 아래 모든 유저들이 평등하게 즐길 수 있도록 대처해왔다고 요시다 PD는 밝혔다.

요시다 PD는 “유저 간 갈등에 운영팀이 개입하지 않는 게 기본 방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심각하게 커질 때는 다른 유저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에 대해서는 똑같이 벌칙을 적용하는 게 전 세계 서비스 공통된 방침”이라고 말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선 양자를 동등하게 보는 게 싫다는 의견도 나올 수 있지만, 어떤 존재든 평등하게 해야 한다는 게 요시다 PD의 정책이다. 어느 한쪽의 편을 드는 게 그때 그 시점에서는 수월한 방법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요시다 PD는 “한국판 서비스를 향한 일련의 부정적 인식 및 소문 등에 대한 대처는 결국 운영을 계속하는 것”이라면서 “어떻게 운영을 해왔는지에 대해서와 앞으로의 계획을 꾸준히 말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과거 서비스를 중단하고 재정비를 거쳐 '신생 에오르제아' 세계로 재탄생할 때 역시 이 같은 과정을 겪었다는 것. 그러나 운영 팀에서 실수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확히 조사하고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줬으면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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