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신기술' vs '콘텐츠' 불꽃경쟁
삼성, 스트리밍 게임 등 5G 시장 개척...애플 '월정 구독서비스' 안착 박차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는 고동진 삼성전자 IM 부문 사장.

모바일게임이 전체 게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주류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이를 구동하는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라이벌 구도로 엮여지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새로운 스마트폰을 발매하거나 출시 일정을 예고함에 따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은 폴더블 신제품 ‘갤럭시 폴드’와 함께 스트리밍 게이밍 서비스 ‘플레이 갤럭시 링크’ 등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애플은 ‘아이폰11’ 시리즈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구독형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를 도입하는 등 경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판매 시장은 초창기와 달리 보급률이 상당 수준 도달함에 따라 새로운 돌파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수요가 한정됨에 따라 플래그십 등 고사양 기기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추세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은 모바일 기기의 성능을 십분 발휘하는 킬러 콘텐츠로 꼽히고 있다. 이에따라 스마트폰 제조의 대표업체이자 라이벌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게임업계 수요에 특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존 최고 사양 '갤럭시 폴드'
삼성은 앞서 갤럭시 노트10 시리즈와 함께 PC게임을 모바일로 즐길 수 있는 ‘플레이 갤럭시 링크’를 발표했다. 5G 환경을 맞아 도래하는 스트리밍 게임 시장 개척을 예고한 것이다.

또 갤럭시 노트 10 시리즈에 이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선보이는 등 적극 공세를 펼치고 있다. 완전히 다른 규격의 제품을 통해 틀을 깨는 시도에 나섰다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를 한몸에 받게 됐다는 것.

갤럭시 노트10 시리즈의 스트리밍 게임 서비를 통해 PC와 모바일의 경계를 허물었다면, ‘갤럭시 폴드’는 기존 모바일게임 형식의 파괴를 가져올 제품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갤럭시 폴드’는 현재까지의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큰 7.3형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또 기기를 접고 펴는 방식으로 새로운 모바일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

이 제품은 4.6형 커버 디스플레이를 통해 기존 스마트폰과 동일한 방식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 가운데 사용하던 앱을 7.3형 내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끊김 없이 연결되는 연속성이 지원된다.

또 이 같은 7.3형 내부 화면을 원하는대로 2분할 또는 3분할로 나눠 여러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다. 이에따라 게임을 실행하면서도 다른 작업을 중단 없이 전환할 수 있는 멀티 태스킹에 유리하다는 평이다.

그러나 출고 가격 239만 8000원으로 가격에 대한 부담감이 만만치 않다는 게 걸림돌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신제품을 반기는 얼리 어댑터를 제외하고는 수요가 더뎌질 수밖에 없는 우려도 없지 않다는 것.

갤럭시 노트10

 

#게임에 최적화 된 시스템
갤럭시 폴드의 독자적인 규격이 새로운 형태 콘텐츠 제작과 수요를 이끌어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모바일게임의 발전이 계속되며 고품질, 고사양이 요구됨에 따라 이 같은 큰 화면이나 여러 앱을 구동시킬 수 있는 기기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구매 유저를 대상으로 넥슨의 모바일게임 ‘트라하’ 아이템 프로모션을 연계하는 등 게임과의 접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유니티 등 엔진 업체들과의 기술적 협력을 통한 게임 성능 개선도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게이머들의 이목을 끄는 결실을 맺을 것이란 기대감도 큰 편이다.

삼성은 유니티와 제휴를 맺고 ‘어댑티브 퍼포먼스’ 개발에도 협력해왔다. 이는 개발 환경을 갤럭시S10 및 갤럭시 폴드 등 최신 기기에 최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유니티뿐만 아니라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 및 ‘불칸’ API에 대한 협업도 진행해왔다.

삼성은 꾸준히 게임업체와의 연계 사례도 늘려왔다. 신제품 언팩 행사에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을 시연하는 등 게임을 통한 기기 성능 과시에 적극 활용해왔다. 

삼성은 '갤럭시' 플랫폼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 및 파트너 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데도 힘써왔다. 특히 개발자 도구 ‘갤럭시 게임데브’ 사용이나 ‘갤럭시 앱스’ 입점을 적극 유도해왔다.

모바일게임은 발전을 거듭하며 기존 온라인게임을 재해석한 MMORPG 대작뿐만 아니라, PC와 연계되는 신작까지 등장하고 있다. 때문에 모바일 기기에 대한 최적화뿐만 아니라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술협력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아이폰11

삼성이 스마트폰 기기의 새로운 시도와 게임업체들과의 기술 협업에 주력하고 있다면, 애플은 기기의 혁신보다는 유통 채널과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11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새 스마트폰 기기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은 뒤늦게 판매되면서 갤럭시와의 대결 추이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아이폰11 시리즈는 6.1인치 LCD의 ‘아이폰11’, 5.8인치와 6.5인치 OLED를 각각 갖춘 ‘아이폰11 프로’와 ‘아이폰11프로 맥스’ 등 3개 제품으로 구성됐다. OLED 패널을 장착한 상위 두 개 모델의 경우 후면부에 트리플 카메라가 탑재됐으며 픽셀 깨짐 없는 광학 줌도 최대 4배까지 가능하다.

일각에선 이번 아이폰11 시리즈에 대해 신기능이나 혁신이 부족했다는 평을 내리고 있다. 트리플 카메라의 디자인을 두고 소비자 간 취향이 크게 엇갈렸던 게 전부라는 지적이다. 

그간 제품 디자인에 매료된 애플 팬층이 많았다는 점에서 이번 아이폰11의 트리플 카메라 호불호의 격차 역시 큰 편이다. 그러나 앞서 논란이 됐던 에어팟과 같이 예상 밖의 흥행을 이끌어 낼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제기돼 왔다. 

아이폰11 시리즈가 5G 환경을 지원하지 않는 것도 삼성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애플 측은 5G 미지원에 대해 “아직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한 단계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면서 ”최초가 아닌 최고”를 지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 아케이드

# 독점 콘텐츠 확보 주력
애플은 기기의 변화나 신기능 대신 게임 구독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를 비롯한 콘텐츠 유통 측면에서의 투자와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 아케이드’는 월정액 6500원을 지불하고 100여개의 게임을 자유롭게 즐기는 구독 서비스다. 특히 처음 한 달 무료 체험 기회를 제공함에 따라 유저들의 참여가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번 결제 이후에는 광고 시청이나 추가 과금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애플 측의 설명이다. 앱을 설치 한 뒤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아케이드 서비스는 가족 중 한 사람이 구독하면 최대 6명까지 함께 이용이 가능하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 아이팟터치 등 애플 기기 간 연동 및 전환도 지원된다.

애플은 아케이드 오픈 시점 ‘레고 브롤스’ ‘인챈티드 월드’ ‘스닉키 사스쿼치’ ‘프로젝션: 퍼스트 라이트’ 등 10여개 작품이 단독 게임으로 공개했다. 이 외에도 ‘소닉 레이싱’ ‘프로거 인 토이 타운’ ‘오션혼2’ 등을 제공하며 유저 몰이에 나섰다는 것.

플레이 갤럭시 링크

삼성이 개발업체들과의 기술적 측면에서 보다 긴밀한 협업을 보여왔다면, 애플은 플랫폼 입점을 통한 파트너십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삼성이 애플에 비해 유통 채널에서의 영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분석이다.

삼성이 전용 마켓 ‘갤럭시 앱스’ 특화 서비스를 추진하며 마켓 파이를 확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애플 앱스토어에 비하면 갈길이 멀다는 평이다. 이에따라 애플이 콘텐츠 확보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장기적으로 격차를 벌려나갈 것이란 관측도 없지 않다.

일각에선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을 통해 구독 서비스가 확대되는 추세라는 점에서 이번 애플 아케이드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콘텐츠 소비 트렌드가 점차 개인의 취향을 선택하도록 제시하는 ‘큐레이션’ 영역이 커져감에 따라 게임 유저 역시 이를 따라가지 않겠냐는 것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이미 부분 유료화 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이 구독형 서비스에 매력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란 반응도 없지 않다. 또 구글이 비슷한 구독 서비스 ‘구글 플레이 패스’를 선보이며 경쟁 구도가 형성됨에 따라 애플의 강점이 희석될 지도 모른다는 전망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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