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스타에는 부스 참가는 물론 현장에 방문할 생각도 없습니다.” 최근 지스타 참가여부를 묻는 질문에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이 같이 말했다. 그러나 이런 반응을 보이는 국내 업체는 한두 군데가 아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올해 지스타 B2C 참가사들의 리스트를 보면 국내 상장사 기준 지스타 B2C에 참여하는 곳은 넷마블·펄어비스·드래곤플라이 등 단 세 곳에 그친다. 국내 게임 상장사는 20곳이 훌쩍 넘는데 그 중 대다수 업체가 지스타에선 유저들과 만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상장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비상장사까지 범위를 확대해도 B2C 전시관에 단독 부스로 참가하는 국내 업체는 열손가락 이내로 헤아릴 수 있다. 국제 게임전시회를 표방하고 있는 지스타의 참가사 목록으로는 확실히 부족해 보인다.

물론 국내 게임업체들의 빈자리를 해외 업체나 IT업체, 게임관련 학교·학원 등이 채우고 있으나 그야말로 간신히 메꿨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단순히 참가업체 목록만을 살펴봤을 때 이게 게임전시회가 맞는지 의문이 생길 지경이다.

이 같은 우려는 비단 올해에만 나왔던 것이 아니다.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제기된 얘기다. 그때마다 조직위측에선 “행사참가는 각 기업의 비즈니스적 판단”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어 주최측은 지스타와 관련해 “올해 전시를 넘어 문화의 영역으로 게임문화의 한 축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는 게임 전시회라는 행사의 본질을 완전히 충족시킨 다음에나 나설 방향으로 여겨진다. 국내 메이저 업체조차 참여를 꺼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e스포츠, 코스프레 전시 등도 분명 게임과 관련된 하나의 훌륭한 볼거리지만 게임 전시의 재미가 먼저 보강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물론 조직위의 말처럼 각 기업의 행사 참가를 강제할 순 없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빈자리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부문으로 눈을 돌리기 보다는 더욱 적극적으로 국내외 유수업체에 러브콜을 보내는 한편 유관기관 등과 연계해 각 기업의 행사 참가 이점을 높여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 업계에서도 참여를 꺼려하는 행사가 아니라, 다수의 게임업체들이 서로 참가하기 위해 좋은 부스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그런 행사가 됐으면 하는 것이다. 지스타가 이러한 행사가 되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국내 게임산업의 저력과 조직위의 활발한 노력 등을 감안하면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본다.

어찌됐든 지스타에 방문하는 관람객은 매년 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관람객은 “볼게 없더라”라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향후 지스타에선 유저들의 이 같은 반응이 없길 바라며 국내 업체들 역시 “지스타에는 당연히 가야죠” “아쉽게 좋은 부스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는 말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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